포털 네이버에서 '양도소득세'를 검색하는 사람은 부동산 매수자일 수도 있고 매도자일 수도 있다. 혹은 부동산 세제를 공부하는 학생이거나 그저 세상일에 관심이 많은 일반 시민일 수도 있다. '포장이사'는 어떨까. 포장이사를 검색창에 입력해서 관련 정보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실제로 이사를 예정하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일 테다. 이사규모는 원룸에서부터 수십평 대 아파트까지 다양하기 마련이다. 이렇게만 보면, 양도소득세 정보가 궁금한 사람과 포장이사 정보가 궁금한 사람 간의 교집합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1년간 '양도소득세'와 '포장이사' 네이버 검색량의 추이는 매일 상당히 유사한 값을 나타내며 동조를 보이고 있었다. 등락의 폭에서 미미한 차이가 보였을 뿐, 등락 추세는 두 키워드가 일 단위로 똑같은 흐름을 보였다.
그림1은 네이버 트렌드를 활용해 '양도소득세'(초록색)와 '포장이사'(분홍색) 일별 검색량을 나타낸 선이다. 지난해 9월 13일과 올해 1월 7일 정부가 각각 9.13 부동산 대책과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날 양도소득세 검색량이 급등한 것을 제외하면, 두 키워드에 대한 관심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에서 8월초까지는 포장이사와 양도소득세 검색량 차이가 다른 기간에 비해 컸는데, 이때도 등락 추세는 두 키워드가 같은 흐름을 탄다.
양도소득세와 포장이사에 대한 관심도가 이렇게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두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상관관계가 높다는 가정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때 '포장이사'를 검색한 사람은 조만간 이사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는 직관적 가정에 따라 이들은 부동산 실수요자가 된다. 당장 이주할 목적 없이 투자만을 고려하는 부동산 수요자가 애써 포장이사를 검색할 리가 없어서다. 여기서 포장이사와 양도소득세 검색량이 거의 같은 수준 또는 같은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양도소득세에 대한 관심 추이 역시 부동산 실수요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통념상 양도소득세는 매수자보다는 매도자 즉 공급자의 관심 사안에 가깝다. 그런데 네이버 트렌드 데이터로만 한정해서 본다면 매도자가 곧 실수요자가 된다. 검색량 데이터에는 원래 주택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자기 집을 팔고 다른 집을 매수해 이사하는 비중이 높게 반영됐다는 뜻이다.
다만 이사를 하는 사람은 집을 매수한 사람일 수도 있으나, 세를 얻어 이사를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포장이사에 대한 관심이 모두 매매수요라고 보는 것은 통념과도 크게 어긋나며 임차수요자가 양도소득세를 굳이 알아볼 이유도 없다. 그러나 포장이사와 양도소득세 검색량 두 데이터가 높은 수준에서 동조를 보인다는 점에서 임차수요는 논외로 한다.
◇ 월별 데이터 보니... 양도소득세 검색량-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 상관관계 나타나
그림2에서 노란색 선은 한국감정원에서 제공한 월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이고, 파란색 선은 '양도소득세' 검색량이다. 여기서 보듯 두 데이터 간에는 일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먼저 2017년 1월부터 8월까지 매매량이 급하게 오른다. 2017년 8월은 정부의 8.2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시점이다. 같은 기간 양도소득세 검색 역시 급격히 늘었다. 이때는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것을 예측한 매도자와 매수자들이 발빠르게 먼저 움직인 것이다.
또 다른 구간인 2017년 10월부터 11월까지 역시 거래량이 급증한 시기다. 이때 양도소득세 검색은 같은 해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크게 뛰었다. 2018년 2월에서 3월은 두 데이터 모두 상승했고 3월 이후 7월까지 동시에 하락했다. 7월에서 9월은 모두 상승했는데, 양도소득세 검색량은 9월까지만 오른 반면 거래량은 10월까지 이어 올랐다.
◇ 양도소득세 검색량 올해 4월 소폭 반등... 거래수요 오를까
이런 동조현상이 깨지는 것은 2018년 12월부터다. 이때부터는 두 데이터 곡선이 엑스자로 교차하는 모습이다. 2019년 2월에서 4월은 매매량은 늘었지만, 양도소득세 검색량은 줄었다.
그렇다면 동조현상이 깨진 것은 왜일까?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이 양도소득세 변화를 예민하게 받아들였고, 지난해 9.13대책 이후 규제 역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양도소득세에 대한 관심과 실제 거래 간의 상관성이 느슨해진 것이다.
그림2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양도소득세'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하는 추세이긴 하나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의 수준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거래량이 8월부터 다시 크게 뛰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도 거래량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해서다. 양자간 상관성을 그저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또 올해 5월 양도소득세 검색량이 그 전달에 비해 10%가량 오른 것도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앞서 언급했듯 네이버 트렌드에서 제공하는 양도소득세 검색량 추이를 보면, 주택보유자 중 자기 집을 매도하고 다른 집을 매수해 이사하려는 사람이 양도소득세 검색량 수준을 좌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사람들이 다시 양도소득세 정보를 살피며 매도와 매수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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