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출범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보수진영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 정치세력의 통합이 절박한 분위기 속에 지난 10일 ‘혁통위’가 출범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과거 새누리당이 여러 정파로 갈라선지 3년만에 힘겹게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인지라 깊어진 골만큼이나 대화과정은 순탄치 않다.
그 사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새보수당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보수재건 3원칙’을 한국당이 수용하며, 14일 공식적으로 혁통위의 첫 대화가 시작됐다. 대화가 시작된 후 새보수당은 혁통위에 반발하며 한국당과 새보수당만으로 구성된 별도 통합협의체를 주장했다. 여기에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반문(反文)연대 빅텐트’ 구상에 커다란 변수로 등장했다.
수많은 변수들 속에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보수통합 과정을 누리꾼들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 네이버 댓글여론 ‘3원칙 수용’에 긍정 ↑... 혁통위 아닌 ‘별도 협의체’안에 부정 ↑
보수성향이 강한 네이버 뉴스 댓글여론은 보수통합을 위한 이슈에는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반면 통합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장애요소들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혁통위가 출범한 10일부터 16일까지 네이버 뉴스에는 인링크 기준으로 관련 기사가 총 697건 올라왔고, 댓글은 2만2809개 달렸다. 이중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 100건을 표본으로 보수통합에 대한 누리꾼들의 다양한 의견을 분석했다. 100건의 표본 기사에 달린 댓글은 총 2만1171개로 전체 댓글에서 92.8%를 차지했다.
조사기간 누리꾼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이슈는 ‘3원칙 수용’이었다. 새보수당은 ▲‘탄핵의 강을 건널 것’,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 지을 것’을 골자로 하는 3원칙을 줄기차게 주장해왔고, 한국당의 친박(親朴) 진영에서는 3원칙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통합논의가 교착상태에 놓였었다. 혁통위 첫 회의 전날인 13일 양당에서 3원칙 수용 소식이 전해지며 댓글 게시판에는 환영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3원칙 수용에 대한 뉴스기사는 표본기사 100건 중 19건(19%)에 달했고, 댓글은 총 3951개 달리며 전체 댓글에서 18.7%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이슈에 대한 감성반응은 긍정이 평균 76.0%로 매우 높게 집계됐고, 부정은 평균 22.0%에 불과했다. 네이버 뉴스 기사-댓글 발생추이에서도 3원칙 수용 소식이 보도된 13일 가장 많은 댓글이 발생하며 누리꾼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3원칙 수용 이슈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을 통해 누리꾼들이 이 이슈를 얼마나 반겼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3원칙 수용과 관련해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연합뉴스의 13일자 <한국당·새보수당, 통합대화 착수…'3원칙 수용' 쟁점 해소(종합)> 기사로 총 585개의 댓글이 달렸고, 긍정반응인 ‘좋아요’가 79.4%로 집계됐다. 이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서 다수의 누리꾼들은 무조건적인 보수통합을 요구했고, 일부에서는 안철수 전 의원까지 합류하길 바라는 의견도 나타났다.
- 잘좀해서 민주당 반드시 심판하자 (공감 532)
- 일단뭉쳐. 바른미래 안철수까지 합치. (중략) 국회원 과반수확보하고. 공수처 연동비례선거제 검경수사권 수정하고 파기할건하고 그렇게합시다. (중략) 지금은 법치농단국가입니다. 촛불 얻어탄 정권 난장치는게 열받자나요 (공감 323)
- 제발 서로 욕심 조금씩 내려놓고 보수통합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이뤄냅시다. (공감 179)
- 잘좀해라 지금 보수당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 많다 문제는 한국당의 자질이다 막말하는 사람들 친박세력들이 문제다 (공감 140)
반면 혁통위 첫 회의 이후 새보수당에서 새롭게 요구한 ‘별도 통합협의체’ 제안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이 이슈를 전한 기사의 표정을 분석한 결과 부정감성은 평균 89.8%에 달했고, 긍정감성은 평균 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혁통위 회의 직후 새보수당에서는 혁통위 및 박형준 위원장을 배제하고 새보수당과 한국당만의 별도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새롭게 들고 나온 것이다. 통합 논의 시작을 환영했던 댓글여론은 진통 끝에 ‘3원칙’을 수용했는데 새보수당이 또 다른 조건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관련 기사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연합뉴스의 16일자 <“박형준 나가라” …보수 통합 방식 두고 갈등 고조> 기사로 댓글은 626개 달렸고, 부정감성인 ‘화나요’는 91.9%에 달했다. 댓글 게시판은 새보수당과 유승민 의원에 대해 실망했다는 의견과 함께 혁통위의 박형준 위원장에 대한 응원의 댓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 대선 때 유승민 찍었던 사람이다. 왜 유승민이 좁쌀영감 소리 듣는지 알 것 같다. 3원칙만 수용하면 아무 조건 안건다매? 갈수록 요구가 늘어난다. ...(중략) (공감 598)
- 유승민.하태경은 조국.유시민과 동격인 존재로 역사에 남을것인가?..당신들의 당리당략에 대한민국의 국민들70프로가 문OO의 폭거에 당해야만하는가? (공감 167)
- 새보수당은 개인의 이익을 다 내려놓고 통합하세요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됩니까 ...(중략) (공감 30)
- 박형준이 있으니 그나마 나아 보이는거야...괜한사람 내보내서 도로 한나라당이란 소리 듣지말아라 (공감 48)
- 박형준교수처럼 합리적이고 품격있는 분도 흔치 않은데‥ (중략) 진정한 애국지이면 나라꼴이 이모양이면 설령 맘에 안들어도 힘을 보태고 단합하려 노력해야 하는데‥ 실망스럽네요 ...(중략) (공감 30)
- 대선때 유승민 찍었는데... 이런 비상상황에서 하는 것 보면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지상욱의원까지, 이게 무슨일인지.... 실망입니다. 박형준위원장 보수국민들 대부분 무난하다고 보고있습니다. (공감 24)
네이버 댓글여론에서 누리꾼들의 긍부정 기준은 ‘통합’으로 향해있다. 통합을 위한 절차나 과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긍정감성 반응을 보였고, 반면 통합 과정에 걸림돌이 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부정감성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긍정감성 반응이 가장 높게 나타난 이슈는 ▲‘여론조사’로 80.3%의 긍정감성이 집계됐다. 16일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보수당의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이어 3위로 발표됐고,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지지도를 합산하면 민주당을 소폭이나마 앞선 것으로 나온 것이다. 보수진영의 누리꾼들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매우 높은 긍정반응을 보이며 보수통합을 지지했다.
이어 ▲혁통위 출범 및 관련 기사에 80.0%의 긍정반응이 나타났고, ▲한국당의 3원칙 수용 이슈는 긍정이 76.0%, ▲통합논의 급물살 이슈는 74.5%, ▲여러 계파의 부정적인 목소리에 대해 이언주 의원이 비판한 것은 69.1% 등으로 집계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부정여론이 가장 높은 이슈는 ▲새보수당이 주장한 ‘별도 통합협의체’로 부정감성이 89.8%로 집계됐다. ▲유승민 의원의 이견에 대한 부정감성은 81.7%, ▲논의과정에서 불거진 다양한 난항 소식에는 70.1%, ▲혁통위 출범 이전 새보수당과 한국당간의 ‘기싸움’ 이슈는 67.5%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 다음 댓글여론의 가장 큰 관심은 ‘불협화음’... 공감지수도 가장 높아
친여(親與) 성향이 강한 다음(daum) 뉴스의 댓글여론도 보수통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대체로 낮은 수준의 ‘공감’을 보였다. 다음 뉴스에서의 ‘공감’은 기사 내용에 대한 동의나 긍정으로 볼 수 있는 지표다.
조사기간 다음 뉴스에는 보수통합과 관련된 기사가 723건, 댓글은 2만5040개 달렸다. 네이버 뉴스와 마찬가지로 다음 뉴스에서 댓글 많은 기사 100건을 표본으로 ‘보수통합’에 대한 댓글여론을 분석했다. 100건의 기사에 달린 댓글은 총 2만1603개로 전체 댓글에서 86.3%를 차지하는 비중이었다. 댓글 볼륨만 놓고 보면 네이버 댓글여론보다 다음에서 좀 더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표본기사 100건에 표시된 ‘공감’을 추출해 지수화한 결과 공감지수는 평균 1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이슈는 논의과정에서 불거진 난항관련 보도였다. 이 이슈에 대한 댓글은 전체 댓글에서 절반을 넘긴 50.3%를 차지했다. ‘난항’ 이슈에 대한 공감지수는 22.7%로 여타 이슈에 비해 가장 높은 공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을 띠는 다음 댓글여론은 보수통합 논의과정에서 불거진 ‘난항’에 큰 관심을 보였고, 이러한 불협화음을 상대적으로 반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이슈와 관련해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뉴시스의 16일자 <새보수당 "박형준 혁통위원장 사퇴하라..한국당 대변인인가"> 기사였다. 이 기사는 혁통위에 반발하는 새보수당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사로 1442개의 댓글이 달렸고, 공감지수는 27.4%로 집계됐다. 이 기사의 댓글 게시판에서 대다수 누리꾼들은 혁통위와 새보수당을 양비론적으로 평가절하했고, 네이버 댓글여론과 대조적으로 박형준 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 아이구 참 가관이다... (추천 2531)
- 빅형준은 원래 MB사람인데... 자유한국당 편이지 누구 편이겠는가.... ㅋㅋㅋ (추천 136)
- 유 보수당은 하자투성이다. 담 선거에 없어질당 통합열차에 태우지 말고 그냥 고사 하게 놔두자 (추천 29)
- 친이계가 친박을 접수하려다가 들통났네. 자유당이 당대당 통합을 하겠냐? 이러다가 공천지분권 다투다 원대복귀다. (추천 10)
다음 댓글여론에서는 네이버와 달리 안철수 전 의원의 합류여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네이버에서는 안 전 의원의 합류 여부에 대해 2666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다음에서는 두 배에 달하는 5141개의 댓글이 달리며 매우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역시 ‘공감지수’는 매우 낮은 11.8%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연합뉴스의 <黃 "안철수 오면 고맙겠다"..安 "정치공학적 통합논의 참여안해"(종합)> 기사로 총 1990개의 댓글을 기록했고, 공감지수는 7.6%에 불과했다. 다음의 누리꾼들은 안 전 의원에 대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러브콜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조롱하는 내용의 댓글을 올렸다.
- 꼴등끼리 합쳐서 1등을 노리겠다? ㅋㅋ (추천 2784)
- 통합한다면 당이름 추천드립니다. (추천 210)
- 어릴때 반에서 꼴찌하던 40등애가 37등친구 시험지 컨닝하는거 같아요. (추천 76)
- 붕어하고 미꾸라지 합쳐봐야 가물치탕 안된다. 어죽 잡탕되지.. (추천 49)
※ 마이닝 솔루션 : 워드미터/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1.10 ~ 2020.1.16
※ 수집 버즈 : 49,269건(네이버·다음 기사 및 댓글)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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