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넉넉한 실내공간으로 실용성이 높은 SUV와 RV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세단을 밀어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차박’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포드는 최근 2022년 3월 발렌시아 공장에서 몬데오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몬데오를 대체할 세단 제품군도 유럽에서 출시하지 않는다.
판매 감소가 원인이 됐다. 2001년 8만6500대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멘데오는 지난해 2400대만 팔릴 정도로 입지가 축소됐다. 몬테오는 2000년 이후 약 80% 가량의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단의 축소는 포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쉐보레 크루즈, 임팔라 등 대표 세단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독일의 폭스바겐 역시 중형 세단 파사트의 생산을 중단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현대차의 중형 세단인 '국민차' 쏘나타는 판매 부진으로 인해 일정기간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 자리는 SUV와 RV가 채우고 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SUV 판매량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절반에 육박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UV 판매량은 61만5982대로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15.3%나 증가했다. 국내시장의 SUV 판매비중은 2012년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후 2016년 30%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44% 수준까지 올랐다. 국내 승용차 모델도 경차를 제외하고 소형, 중형, 대형 등 총 22종, SUV는 33종으로 세단보다 10여종 이상 많다.
올해도 이같은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1~2월 현대차·기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승용차 15만7488대 중 52%(8만1938대)는 RV 차종이었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 2월 쉐보레 트래버스가 전년 동월 대비 14.2%, 같은기간 쉐보레 이쿼녹스는 122.0% 판매가 증가했다.
SUV의 우수한 상품성에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단을 과거 신분과 지위를 나타내는 척도로 통하기도 했지만 실용성이 더 중시되는 사회가 되면서 소비심리도 달라지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발맞춰 자동차 메이커들도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성 등을 갖춘 SUV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