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모처럼 급반등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추가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꺽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 하락에 매수로 대응했던 개미와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과 기관이 이번 반등에서 서로 자리를 바꿔앉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최종 승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3일 오후 1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500원(+0.67%) 오른 7만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 종가 7만1200원 대비 6% 가량 상승한 상태로 5.2% 주가가 뛴 전일에 이어 이틀째 상승세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 주가도 7% 가량 상승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시총은 22조원, SK하이닉스 시총은 5조8000억원 증가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를 견인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일 외국인은 576만주를, 기관은 303만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의 경우 지난 8월 4일 이후 최대치다. 또한 외국인은 SK하이닉스 236만주를, 기관은 152만주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들은 팔자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경우 개인은 전날 6456억원 가량을 팔았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지친 개인들이 반등이 나오자마자 차익실현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업황 개선 전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가격이 약세이긴 하나 4분기 가격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내년에는 생산업체의 낮은 재고와 클라우드 서버의 강세로 인해 다운사이클은 '짧아질 것'(short lived)"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도 "D램 가격이 늦어도 내년 2·4분기에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씨티그룹도 "D램 가격 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업황 부진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고점 대비 평균 30% 이상 하락했고 10개월간 조정기를 거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선반영했다"며 "4분기부터는 주가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두 기업의 주가가 바닥을 확인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적지 않고 인플레이션 등 경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지나친 낙관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증시의 한 전문가는 "외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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