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트럼프 25% 관세가 우리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2025-03-31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2년 전 중국의 수출 통제로 발생한 요소수 대란을 떠올리고 있다. 지난 2021년 중국 정부가 석탄이 부족해져 석탄과 석탄으로 만들어지는 요소 등의 생산과 수출을 통제한 바 있다. 요소 수입의 97%를 중국에 의존하던 우리나라는 요소와 요소수의 품귀 현상으로 인해 교통과 물류가 미비 위기에 놓이는 등 위기 상황이 연출됐다. 가격도 일시적으로 10배 이상 폭등하는 등 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은 경제적 피해를 차치하더라도 작은 요소수 하나가 우리 경제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면에서 사회·경제적으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 통제 카드를 다시 꺼내 들자, 우리 정부는 지난번 교훈을 거울삼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95%가 요소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시 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요소수 증산과 함께 원료 수입도 원활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의 재고 수준이 충분하고 그동안 공급처를 다변화해 온 만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사전 진화에도 불구하고 화물차주들과 디젤차 운전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부 주유소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요소수의 품절과 가격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가격이 3배 이상 뛰었으며, 이미 사재기가 시작되었다는 소문이 퍼지는 상황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요소수가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판매가 안 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부의 자신감과 시장의 체감 온도 사이에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
사실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조치는 2021년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번 중국 당국의 조치는 요소 전반이 아닌 일부 비료용 요소 제조업체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비료용 요소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17.4%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조·차량용 요소의 경우 중국 정부가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언급이 없어 과거와 같은 대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우리 정부가 ‘제2의 요소수 대란’이 없을 것이라 자신하는 배경이다.

이는 정부의 미흡한 대책과도 관련이 있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는 요소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 대책을 내놓았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조·차량용 요소의 비중이 65%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7월까지 집계를 보면 다시 90.2%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한 불이 꺼지자 정부가 손을 놓고 방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다시 한번 공급망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해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번 기회에 요소수뿐만 아니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모든 품목에 대해 지속 가능한 공급 대책을 수립해 특정 수입국의 변화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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