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트럼프 25% 관세가 우리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2025-03-31
먼저 수출 부문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강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으며, 전자제품, 섬유, 기계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세계 시장에 내다 팔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중국의 새로운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유럽 시장에서 가성비를 무기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중국의 수출과 무역수지는 각각 3조 4200억 달러와 8582억 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5.1%p와 –3.5%p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견제 속에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다음으로 GDP 성장률 또한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중국 GDP 성장률은 대내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5.2%로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5% 안팎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1/4분기 성장률도 시장 예상치(4.8%)를 상회하는 5.3%를 기록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경제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이처럼 GDP 성장률이나 수출, 무역수지 흑자 규모만 놓고 보면 중국 경제가 나름 좋아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겉모습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저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0.2% 상승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0.4%를 밑도는 수준이고 전월 상승폭(0.3%) 보다도 낮다. 중국 CPI는 올해 2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0%대의 낮은 상승폭에 머무르고 있어 본격적인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 경기가 부진하면서 청년 취업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5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14.2%이다. 중국의 전체 실업률이 약 5%에 비하면 상당히 높다. 그런데 문제는 이마저도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국가발전연구원 장단단(张丹丹) 교수는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을 뜻하는 탕핑(躺平)족과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캥거루족을 포함하면 청년 실업률은 46.5%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중국 정부 정책의 신뢰도 하락에 따른 탈(脫)중국화와 미·중 갈등의 심화도 중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가 예상되어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수출마저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내수 부진,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 등의 내부적인 문제와 더불어 중국의 향후 경제 성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의 둔화 조짐과 구조 개혁 가능성은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중국 경제의 침체는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신흥 시장으로 수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반면, 중국 정부가 내수 확대 정책과 함께 강력한 구조 개혁을 추진한다면 우리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두 얼굴의 중국 경제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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