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트럼프 당선이 몰고 올 세계 경제 충격

IRA 폐기,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전 세계 다시 풍랑속으로
자동차 등 주요 우방의 불공정 무역도 바로 잡겠다고 벼려
미국 우선 주의 정책으로 다른 나라 희생 강요에 대비해야  
빅터뉴스 2024-07-22 16:49:31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과거 트럼프 정부 시절 추진되었던 ‘트럼프노믹스(Trumponomics)’가 이전 오바마 정부의 경제 정책과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룸버그와 가진 최근의 인터뷰에서도 이른바 ‘트럼프노믹스 2.0’을 예고하고 있어, 대선 결과에 따라 정책 변화의 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재출범을 전제로 향후 변화할 내용들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전에 시행된 트럼프노믹스를 중심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주요 내용은 대내적으로 ▲감세 정책 ▲규제 완화 ▲에너지 정책이며,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보호주의 무역 정책으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국내 정책의 핵심은 래퍼(Arthur Laffer) 교수의 공급주의 경제학을 기본으로 하는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이다. 감세 정책은 대규모 감세를 통해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것으로, 2017년 통과된 ‘감세와 일자리 법안(Tax Cuts and Jobs Act)’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하고, 개인 소득세율도 일부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 완화는 환경, 금융, 노동 규제 등 다양한 정부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 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는 1980년대 초 시행된 ‘레이거노믹스’와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 또한 감세 효과의 실효성 논란이나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도 있지만,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한편으로는 감세 정책으로 미국의 경기가 활성화되고 내수 시장이 커진다면 우리 수출 기업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면 미국의 에너지 정책의 변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정책에 비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전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며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 개발을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화석 연료 산업의 부흥은 국제 유가의 변동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풍력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의 축소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전기차 확대를 목적으로 시행 중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폐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엄청난 양의 보조금을 지불하지만, IRA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높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한 그는 “전기차가 주행거리가 짧고 매우 비싸고 무거워 자동차 100%를 전기차로 할 수는 없다”고 말해 현재의 에너지 정책을 대폭 수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글로벌 경제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노믹스의 무역 정책의 핵심은 ‘반(反)세계화’, ‘반(反)중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계화와 중국의 약진이 미국의 성장을 저해하고 미국 내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의 대규모 관세 부과의 성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한 듯, 이번에는 더 높은 수준의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산 수입 제품에 60~100%, 다른 나라 수입 제품에는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을 한층 강화해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또한 트럼프 캠프는 미국의 무역 적자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한국과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지목하고 있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방국에 대한 불공정 교역도 바로 잡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원호 박사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다면 중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모든 중국 수출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것이라 말한다.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가 5%인 점을 감안하면 GDP 생산의 약 2.5%p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관세 전쟁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이 보편 관세 10%를 우리나라에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은 152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 4개월 남은 미국 대선의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 중 외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이름하에 다른 나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여러 가지 정책이 나올 것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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