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트럼프 당선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 중심 경제 정책, 극단적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불안정성 커져 
韓자동차, 반도체 등 수출품 악영향…수출 다변화 등 대응 마련해야 
빅터뉴스 2024-10-21 16:05:50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와 카말라 해리스가 주요 후보로 나선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네바다, 조지아 등 7개의 경합주가 승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근소하게 앞선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글로벌 경제는 다시 한 번 큰 변동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정부가 재출범하면 가장 주목받을 분야는 경제 정책이다. 그는 지난 임기 동안 추진했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다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선거 기간 동안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부활을 강조하며, 해외로 진출한 미국 기업들의 리쇼어링(reshoring)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재개해 고율 관세와 경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의 당선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강력한 미국 경제를 표방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하고 대외적 갈등의 여지가 많은 정책들은 금융 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줄 수 있다. 특히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되면 주요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은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정책도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임기 동안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통해 미국을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추진했다. 재선된다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연시키고, 전통 에너지 산업 의존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산유국들과의 긴장을 고조시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이전 임기에서 이미 중국과의 대립을 지속하며 관세 인상과 무역 장벽을 높였고, 이번에는 더욱 강력한 대중국 압박 카드를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국 간 갈등이 무역을 넘어 기술, 금융, 군사 등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이다.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 외교 정책은 중국의 경제 전략에도 변화를 줄 것이다. 중국은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고 동남아시아, 유럽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쌍순환 전략’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수 활성화만으로는 중국 경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중 갈등 심화는 중국의 수출 전략에 타격을 줄 공산이 크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침체를 초래할 위험이 증대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미국과 중국에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 중국으로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도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동맹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이슈가 될 것이다. 미국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양국 간 무역 협상에서 우리에게 불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호 박사


현재 미국 대선은 초박빙 상황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기존 정책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미국 중심의 경제 정책과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글로벌 불안정성은 커질 것이다. 이에 대비해 수출 시장 다변화, 에너지 안보 강화, 방위비 협상에서의 외교적 전략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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