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의 경제톡> 딥시크 개발로 충격과 공포 휩싸인 세계
2025-02-03
미국의 행정명령이 발표되자 해당 국가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캐나다는 25%의 보복 관세를 예고하고, 멕시코도 관세·비관세 관련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 밝힌다. 중국은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자국의 이익이 침해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후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한 반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는 그대로 시행할 것으로 보여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문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에 국한되지 않는데 있다. 미국은 EU와 대미 흑자국인 일본, 한국, 대만 등으로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들 국가에 대해서도 비슷한 관세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해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EU와 일본, 한국 등도 미국에 대해 보복성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도입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될 수 있다.
실제로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경제는 물론이고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과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주요 교역국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수출 기업들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이처럼 각국이 미국의 조치에 맞서 보복 조치를 취하게 되면, 글로벌 교역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각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의 시각도 호의적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관세 조치가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국의 보복 관세가 부과되면서 미국 농부들이 대두 수출 급감과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보호무역주의가 오히려 미국 경제에도 독이 될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낸다.
역사적으로도 글로벌 관세 전쟁이 세계 경제를 크게 후퇴시킨 사례가 있다. 1929년 대공황 당시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을 공표한 바 있다. 이에 영국 등 유럽 국가들도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를 도입하는 등 각국이 관세 전쟁에 돌입했다. 그 결과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무역 총액이 이전에 비해 1/3 수준으로 급락하고 경기 침체가 심화되었다. 일각에서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역시 이와 유사한 경로를 밟을 위험이 높다는 점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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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번 행정명령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서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으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거나 대미(對美) 수출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생산 비용 증가 및 수출 감소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대미, 대중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무역 갈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무역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며,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하는 등 글로벌 민폐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무역 장벽을 높이는 대신 국제 협력을 통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 역시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맞춰 유연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원호 비즈빅데이터연구소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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