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지 10여년이 지났다. 기업이 대학을 맡은 후 10여년의 과정은 그야말로 논란과 문제의 길이었다. 박용성 전 이사장의 기업식 구조조정 논란부터 폐과 추진으로 인한 학내 갈등, 두산연강재단 공익사업 주객전도 논란, 두산건설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이 대표적인 문제다. 최근 1년 사이에도 대학평가 순위조작 파문, 일부 교수 세월호?위안부 비하?혐오 발언, 강사 성폭행 등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특히, 대학평가 순위조작은 학문을 가르치는 곳에서 있어서는 안 될 그야말로 국제적 망신이자 문제 중에 문제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앙대의 평판은 어떨까. 빅터뉴스(BDN: BigDataNews)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앙대의 각종 사건?사고를 분석해 봤다.
◇ 각종 사건?사고로 이미지 악화
빅터뉴스(BDN: BigDataNews)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7년 4월 3일부터 2018년 4월 2일까지 1년 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중앙대' 버즈량을 합산 결과 총 27만3097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트위터는 17만7142건, 블로그 2만6817건, 커뮤니티 1689건, 인스타그램 5만3710건, 뉴스 1만3739건이다.
최근 1년 동안 중앙대에서 주목할 만한 버즈는 7~8차례 발생했다. 이슈가 된 콘텐츠들을 보면 부정적이거나 중앙대 평판과 상관없는 것들이다. 이나영 교수의 페미니즘 강연과 ‘용서받지 못한 자’라는 영화가 중앙대의 전설적 작품이라는 이슈를 빼면 모두 부정적 이슈들이다. 이를테면 ‘남성 괴한의 무단침입에 대해 학교에서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18학번에 몰카충이 있다’, ‘중앙대 교수 위안부 할머니들 단돈 1억원이라도 받았을 거다’, ‘세얼호 학생들 무서워하며 죽음 맞은 게 아니라 휴대폰 하고 있었다’ 등이 대표적이다. 시간 순으로 살펴보자.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
-2017년 5월 13일에 안성캠퍼스 여자 기숙사 괴한 침입 관련 이슈가 발생했다. 버즈량은 1만732건까지 올랐다. ‘안성캠퍼스에서 남성 괴한이 흉기소지, 여학우 기숙사에 무단침입, 협박 및 폭행 등 범행 사건 일어났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치안이 개판인데 학교와 안성시는 지역경제 타령하며 아무것도 안해줍니다’ 등의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고, 8500여명이 리트윗했다.
중앙대는 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다음은 같은 여자 기숙사 재발방지 대책을 이행했다고 밝혔다. ▲생활관 내·외 보안은 전문 업체에 위탁운영 ▲생활관 각 동 1층 창문 외부에 적외선 감지기 설치 ▲여자 생활관 1층 각 호실에 비상벨 및 특수 방범창 설치 ▲CCTV 화질개선 및 감시범위 확대 ▲능동적인 인공지능 CCTV 감시시스템 도입 ▲생활관 각 동을 한 눈에 점검할 수 있는 종합방재실 24시간 운영 ▲휴대전화 QR코드 인증을 통한 출입시스템 도입 ▲교내 취약지역 가로등 추가설치 및 조도개선 ▲외부인 출입통제 강화를 위한 내리방향 출입문 설치 등이다.
휴대전화 QR코드 인증을 통한 출입시스템 도입한 중앙대. 사진=중앙대 |
-2017년 9월 12일에는 버즈가 1만732건까지 올랐다. 연예인 문소리 씨가 휴학 없이 석사 학위를 받았다는 트위터글을 약 8400여명이 리트윗 했다.
-2017년 9월 27에는 ‘용서받지 못한 자’가 중앙대 영화과에서 전설로 남은 졸업 작품이라는 글에 3040명이 리트윗을 했고, 버즈량은 3489건까지 올랐다.
-2017년 11월 10일은 1만7510건까지 올랐다. 최근 1년 중 최고 버즈량을 기록한 날이다. 이 날은 남자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박지훈 씨가 중앙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퍼진 날이다.
-2017년 12월 7일에는 페미니즘 관련 이슈로 버즈가 발생했다.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jtbc ‘차이나는 클라스’라는 방송에서 중앙대의 이나영 교수가 페미니즘에 대한 역사과 현실을 강연을 잘했다고 글을 올렸고, 3700여건의 리트윗으로 이어졌다.
-2018년 1월 22일에는 ‘몰카충 남자 신입생’, 2월 26일에는 ‘워너원 박지훈 입학식’ 등의 이슈가 버즈를 일으켰다. 이 밖에도 중대 교수들의 세월호?위안부 부적절 발언과 대학평가 순위조작 등의 이슈가 발생했다.
◇ ‘국제망신’ 대학평가 조작 사건, 온라인에선 뜨뜻미지근… 이유는?
‘대학평가 조작’은 지난해 중앙대학교에서 발생한 가장 큰 논란 중 하나이다. 학교는 대학평가 순위에서 아예 제외됐고, 교수들은 대거 징계를 받았다. 총장 사퇴까지 거론 될 정도로 파문은 컸다. 중앙대의 이미지는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버즈량은 매우 적었다. 온라인상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어떻게 된 것일까. 중앙대에 ‘조작’이라는 키워드를 포함시켜봤다. 그 결과 역시나 최근 1년 동안 중앙대의 평가조작 관련 버즈는 총 717개에 불과했다.
사안에 비해 논란이 이슈화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중 하나는 일반인 입장에서 볼 때 학내 문제에 그친다는 점이다. 중앙대 여자 기숙사 괴한 침입?몰카충 논란과 비교해 보면 평가 조작은 일반인과 상관없는 권력층의 문제다. 뉴스적 가치만 보면 일반인에게는 작다. 평가 조작을 통해 한국 대학의 신뢰도를 떨어트린 것도 아니다. 이런 이유들로 이슈화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중앙대는 2016년에 졸업생 100여명 분을 직원들이 직접 입력을 한 데 이어 올해는 400명분을 집어넣으려 했는데 교직원이 대학원생을 시켜 매크로프로그램을 돌렸고, 이 과정에서 5천개가 실수로 입력돼 들통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 연관어 워너원 박지훈... 교수들 ‘혐오발언’, ‘괴한’ 연관에 이미지 타격
중앙대는 숭고한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대이다. 하지만 2017년의 중앙대는 ‘혐오’와 ‘괴한’ 등의 이미지와 함께 했다. 중앙대의 연관어를 1위부터 10위까지 살펴보면 1위 ‘박지훈’, 2위 ‘교수’, 3위 ‘워너원’, 4위 ‘대학’, 5위 ‘안성’, 6위 ‘학교’, 7위 ‘합격’, 8위 ‘기숙사’, 9위 ‘학생’, 10위 ‘한양대’로 나타났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
1위부터 10위까지의 연관어는 크게 3가지 사안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1위 ‘박지훈’, 3위 ‘워너원’, 7위 ‘합격’ 등은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박지훈 씨가 중앙대에 입학했다는 내용의 연관어다.
다음으로 2위 ‘교수’는 중대 교수들의 부적절 교육에 따른 연관어다. 모 교수가 “위안부 할머니들 단돈 억이라도 받았을 거다”, “세월호 학생들 무서워하며 죽음 맞은 게 아니라 사실은 휴대폰하고 있었다”, “정유라도 출석 인증서를 봐주다가 문제가 비화된 것이다. 이대 학생들 자기들은 엄청 깨끗하고 먼지 하나 안 나올 것처럼 구는데 적당히 하고 그만둘 때를 알아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나. 너무 많은 걸 파고들려고 하면 안 된다”, “중국에서 오래 공부한 분이 그러더라. 중국에 공산주의, 마오쩌둥이 들어오면서 여자들 기가 세졌고, 남자 알기를 우습게 안다. 중국 여자들이랑 사귀지 마라”는 등의 비하·혐오?막말 발언을 수업 중에 쏟아냈다. 현재 이 발언을 한 교수는 지난해 말 ‘견책’ 징계를 받고 대학원서 강의 중이다.
5위 ‘안성’, 8위 ‘기숙사’는 안성캠퍼스에 괴한이 침입했는데, 학교가 도와주지 않았다는 내용의 부정적 연관어다.
◇ 감성 키워드에서 드러난 중앙대의 민낯
중앙대의 감성 키워드 그래프를 보면 긍정 감성어가 부정 감성어를 조금 앞선다. 중앙대의 이미지가 부정보다 긍정이 더 많다는 의미로 될 수 있을까. 아니다. 이 순위에는 ‘허수’가 존재한다. 남자 아이돌 그룹의 박지훈 씨가 중앙대에 합격한 소식을 널리 알려달라는 팬들의 리트윗 이벤트 진행으로 중앙대와 상관없는 버즈량이 급증했다.
긍정 키워드의 세부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상당수가 중앙대와 관계없는 버즈들로 구성돼 있다. 그래픽 디자인=조현준 |
3위 긍정 키워드인 ‘기적’도 한 누리꾼이 중앙대, 인하대 1차 합격하면 대학당 5만원씩 입금하겠다는 응원 메시지 이벤트를 진행해 발생한 키워드다.
2위 ‘칭찬’은 여배우 문소리 씨가 휴학하지 않고 대학원을 꾸준히 다녔다는 ‘칭찬’글로 중대 평판 글이 아니다. 모두 중앙대와 상관없는 긍정어들이다. 사실상 긍정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버즈량이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부정 감성어는 하나하나가 중앙대에 대한 비판과 비난으로 구성돼 있다. ‘조심하다’는 중앙대 2018년 신입생 중에 몰카범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2위 ‘개판’, 7위 ‘보장받지 못하다’는 중대가 여성 기숙사를 개판으로 운영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내용, 3위 ‘비하’, 6위 ‘막말’은 중대 교수들의 세월호 희생자, 위안부 할머니, 이대생, 중국인 여성을 상대로 비하 및 막말 발언, 4위 ‘폭행’은 페미니즘을 연구하는 중앙대 강사가 대학원생을 성폭행했다는 폭로로 발생한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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