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금융권은 채용비리 등 악재에 시달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이런 악재를 마케팅으로 극복한 은행도 있다. 국민은행이 바로 그곳.
‘아이돌 경제학’이란 말이 생겨날만큼 인기 아이돌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현재 최고 인기 아이돌이란 말을 입증하듯 다음 팬카페 회원 90만명, 공식팬클럽 아미(army) 4기 회원 9만명, 공식 트위터 계정 팔로워 1500만명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10일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모델로 선정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올해 1월을 기점으로 국민은행 버즈는 폭증했고, 누리꾼들은 ‘통장은 국민은행’이라며 ‘충성고객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8일 발매한 정규3집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이 미국 ‘빌보드 200’ 1위 앨범으로 등극했다. 이는 한국 대중음악 100년 사상 처음이다. 닐슨뮤직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새 앨범은 발매 후 6일 동안 미국에서 10만장이 팔렸고, 앨범에 실린 11곡의 스트리밍 횟수는 3억9100만회에 달한다.
BTS가 글로벌 그룹으로 부상하면서 국내외 경제파급효과는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번 ‘빌보드 200’ 1위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금융가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편승한 국민은행은 지난 1년간 모든 악재를 덮을 만큼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받으며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장 만들러 가즈아!… 채용비리·남녀차별 잠재운 ‘BTS’
빅터뉴스(BDN: BigDataNews)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7년 5월 24일부터 2018년 5월 23일까지 1년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국민은행' 버즈량을 집계한 결과 총 78만7098건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는 70만419건, 블로그 5만1505건, 커뮤니티 4296건, 인스타그램 8258건, 뉴스 2만2620건이다.
그래픽디자인. = 조현준 |
일반적으로 기업 데이터 버즈가 10만 건 안팎에서 많으면 20만건 가량으로 집계되는 것에 비해 국민은행 버즈량은 무려 78만여 건으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인다. 이중 절반 이상은 BTS관련 버즈로 누리꾼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버즈량도 큰 변동없다가 BTS가 모델로 발탁된 것이 알려진 올해 1월10일부터 버즈량이 폭주하며 그래프가 요동치는 것을 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BTS를 모델로 선정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버즈량에서 가장 많이 차지한 것도 이벤트 관련 버즈다. 포스터, 브로마이드,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이벤트 관련 글에서 누리꾼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BTS를 모델로만 사용하고 기업은행의 ‘지디카드’와 같은 관련 상품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측은 “방탄소년단 이미지가 프린트된 체크카드와 적금 상품 등을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라며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로 화제의 중심에 서면서 은행 홍보 효과도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KB국민은행이 주력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 시에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 누리꾼은 “신발은 푸마, 통신사는 SKT, 교복은 스마트, 화장품은 VT, 잠옷, 문구 등은 BT21, 마스크팩은 메디힐 여행가서 쇼핑할때는 롯데면세점”이라며 “New!!!! 통장은 국민은행”이라며 국민은행이 BTS팬들 사이에 새로 떠오른 충성제품으로 등극한 것을 알렸다.
반면 인기기사 댓글에선 BTS이슈보다 채용비리, 남녀차별이 주를 이룬다. 올해 3월22일 SBS가 보도한 “남녀 커트라인 점수 달랐다… 타 은행·공기업도 성차별 채용”이란 기사에 7153건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취업에서 ‘성차별은 없어져야 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비판기사에 달린 댓글 대부분은 국민은행을 지칭하기보단 은행권 전반에 번진 비리를 지적하는 내용이다. 특히 기사 관련 이슈보다 BTS관련 이슈가 압도하고 있어, 국민은행의 전체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연관어·감성어… ‘BTS의, BTS에 의한, BTS를 위한’
국민은행 관련 연관어와 감성어도 BTS일색이다. 다만 부정감성어의 경우 기사 채용비리 기사에 기인한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은 버즈량을 보였다.
그래픽디자인. = 조현준 |
주요 연관어는 ▲방탄소년단 ▲포스터 ▲bts ▲광고 ▲은행 ▲푸마 ▲카드 ▲모델 ▲bt21 ▲이벤트 ▲차별 ▲교복 ▲롯데 ▲여자 ▲skt등으로 나타난다.
‘차별’과 ‘여성’ 등 몇 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BTS와 관련된 연관어다. 1위를 차지한 연관어 방탄소년단은 총 29만6556건이 언급됐다. 또 ‘포스터’는 11만6751건, ‘광고’는 10만 1747건이 언급된 연관어로 BTS 관련 단어가 연관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관어 16위 ‘서울’은 서울시와 관련된 것이 아닌 BTS와 관련 서울에서 갈 곳을 나열한 글과 관련이 있다. 감성어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부성감성어 대부분은 채용비리에서 발생됐다.
그래픽디자인. = 조현준 |
주요 긍정감성어는 ▲최적 ▲대세 ▲빠른 ▲좋은 ▲믿다 ▲기부 ▲배려하다로 나타났다. 모두 BTS관련 감성어로 1위를 차지한 ‘최적’은 지난 1월10일 “대세 방탄소년단, KB국민은행 모델 발탁 ‘최적의 아티스트’”란 글과 관련이 있다.
주요 부정감성어는 ▲차별 ▲불매 ▲부담스럽다 ▲곤란하다 ▲비싸다 ▲죄송하다 ▲위반으로 나타난다. ‘차별’, ‘곤란하다’, ‘위반’, ‘불매’ 등은 여성차별 관련한 글에서 나왔다. 특히 차별이란 부정감성어가 압도적 수치를 보여 관련 이슈로 인한 누리꾼들의 분노가 상당했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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