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이어지며 저렴하게 차를 구입하려는 심리가 증가해 중고차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량은 2009년 196만대에서 ▲2012년 328만대 ▲2013년 330만대 ▲2014년 340만대 ▲2015년 366만대 ▲2016년 378만대로 5년새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SK엔카, KB차차차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며 기존 불법·사기 이미지가 강한 중고차 거래도 점차 투명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블로그 광고와 신종 사기수법인 ‘덜덜이 작업’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버즈량 96% 블로그 집중… 성·비수기 양상 뚜렷
빅터뉴스(BDN: BigDataNews)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7년 6월 15일부터 2018년 6월 14일까지 1년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중고차' 버즈량을 집계한 결과 총 485만4678건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는 7만6087건, 블로그 466만8685건, 커뮤니티 1만1935건, 인스타그램 9만2332건, 뉴스 5639건이다.
그래픽디자인. = 조현준 |
중고차는 타 키워드와 달리 전체 버즈량의 약 96%가 블로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고차에 관심을 보이는 연령대가 보통 30대 이후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정학용 연구원은 “중고차는 주로 30대 이후에서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연령대가 낮은 커뮤니티나 트위터보다 블로그를 통해 버즈가 집중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계된 블로그 버즈 대부분은 중고차 매매상들에 의한 광고 및 홍보글이다. 더불어 중고차 사기 판매를 주의하는 글도 있다. 이 외 의미있는 버즈는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된다.
버즈량 추이 그래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2월과 5월이다. 이 시기 버즈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2월은 설 준비나 여행 등 지출이 많아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시기다. 따라서 중고차 거래량이 감소하는 대표적 비수기로 꼽힌다. 다만 2월은 3월 새학기, 사회 초년생들의 ‘중고차 입질’이 시작되기 때문에 2월 말부터 서서히 버즈량이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5월 역시 연휴와 가족행사로 지출이 많아져 중고차 구매 욕구가 감소하는 시기다. 5~6월은 날이 더워지고 장마시즌도 겹쳐 시장조사를 위한 발품팔기가 귀찮아지는 달이다. 특히 올해는 징검다리 연휴가 많아 늘어난 여행 인구로 버즈량이 더욱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초기 중고차시장은 공인된 기업이 아닌 개인·영세사업자들이 주로 신문이나 현수막 등 오프라인 광고를 통해 구매자들을 모았다. 온라인에서는 홈페이지가 아닌 블로그를 통해 1:1판매가 성행하며 불법·사기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급증했다. 하지만 SK를 필두로 KB, 롯데렌터카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해 이전보다 상당히 투명해졌다.
2001년부터 중고차를 직접 매입·판매하는 직영점을 개설한 SK엔카직영은 2016년 기준 전국 26곳에 매장을 확대했다. 특히 SK엔카닷컴은 자체 인증한 매물이 허위일 경우 ‘헛걸음 보상제’를 통해 10만원을 지급하는 등 꾸준한 신뢰 정책으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KB캐피탈이 오픈한 ‘KB차차차’는 허위매물 감별, 사고유무 확인 시스템을 내세워 중고차 거래 대표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었다.
대기업이 진출하며 '믿고 살만 한 중고차'로 신뢰가 높아졌지만 온라인상에선 여전히 사기매물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월11일 뉴시스를 통해 보도된 “900만원 중고차를 1700만원에…폭행·협박 일삼은 중고차 업자 일당 55명 검거”기사에 따르면 일명 ‘덜덜이 작업’이 사회문제로 떠올랐음을 알 수 있다. 해당기사는 2073개의 댓글이 달리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덜덜이 작업은 최근 등장한 신종 사기수법이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매매사이트, 홈페이지 등에 저렴하게 중고차 매물을 올려 소비자들이 차를 보러오면 정상적인 차를 보여준다. 차가 맘에 들어 구입계약서를 쓰는 사이 다른 직원이 차량 퓨즈나 배선 커넥터를 빼내 갑자기 고장난 것처럼 속인다. 소비자가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면 위약금을 내야한다고 속이거나 협박·폭행으로 다른 고가의 중고차를 구입하게 하는 수법이다.
특히 덜덜이 작업으로 적발된 곳이 경기남부지역으로 드러나며 누리꾼들은 “인천·부천에서 차 사는거 아니다”, “인천, 부평, 부천 중고차파는 곳 근처도 가지마라”는 등 비난 글이 속출했다. 인천·부천 지역은 예전부터 중고차 관련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해 누리꾼들 사이에 ‘중고차 거래 주의지역’으로 인식돼 있는 곳이다.
◇중고차 ‘꿀팁’ 연관어… 광고에 가려진 감성어
연관어는 중고차 구매자가 알면 좋은 ‘꿀팁’ 등 긍정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반면 감성어는 광고성 블로그에 기인한 단어가 주를 이뤄 실제 누리꾼들이 중고차를 어떻게 느끼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픽디자인. = 조현준 |
주요 연관어를 살펴보면 ▲차량 ▲가격 ▲주행 ▲매물 ▲상태 성능 ▲연식 ▲중고 ▲현대 ▲색상 ▲할부 등으로 나타났다. 246만6965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차량은 지난 2월27일 한 누리꾼이 “이번 평창 패럴림픽까지 끝나면 지원됐던 차량들이 30%정도 DC돼서 판매된다고 한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들이고, 물량은 천 대 정도. 슬슬 선예약잡는 것 같네요. 현대캐피탈 중고차로 넘어가서 판매된다고 하니 차량 관심있는 분들은 ㄱㄱ”라는 글이다. 1192건의 리트윗을 받았다.
또 연관어 ‘매물’은 여성 운전자와 차량의 아이러니를 지적한 글에서 파생됐다. “요즘 차 알아보느라 중고차 매물 진짜 한 200개는 꼼꼼히 읽어본 것 같다. 되게 웃긴게 도로에서는 김여사라고 욕하는데 중고차매물은 직전소유가 여성차주였으면 여성이 운전하던 차라 깨끗하고 관리 잘돼있다고 써있다”라는 글이다.
특히 최근 권장되고 있는 전기차 관련 이슈에 누리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누리꾼이 “3년 몰면 찻값 4분의 1토막”이란 중앙일보 기사를 링크해 올린 글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해당 트위터 URL의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동급 전기차와 가솔린 차의 3년뒤 가격 감가율은 73%대 43%인 걸로 나타났다. 4300만원 전기차가 3년뒤 1148~1190만원까지 중고차 가격이 폭락하게 된다는 것. 핵심 부품인 배터리 성능저하가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된다는 내용이다.
그래픽디자인. = 조현준 |
긍정감성어는 ▲좋은 ▲좋다 ▲노력하다 ▲믿다 ▲빠른 ▲저렴한 가격 ▲자랑하다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홍보 블로그에서 파생된 것으로 자사 중고거래 사이트가 좋다, 믿다, 저렴한 가격 등을 홍보하는데서 파생했다.
부정감성어 역시 ▲걱정 ▲부담 ▲허위 ▲조심하다 ▲죄송하다 ▲고민 ▲피해 등이다. 이 역시 긍정감성어와 마찬가지로 홍보 블로그를 통해 자사 중고차 거래 사이트는 ‘걱정할 필요 없다’, ‘가격 부담없다’ 등을 홍보하는 연관어이다. 다만 부정감성어 ‘허위’는 한 누리꾼이 “중고차 사실 때 인터넷이든 정보지든 말도 안되는 싼 가격에 무사고라며 올라온 차량들 100%허위매물에 사기입니다. 여러분들 유인하기 위한 미끼입니다. 눈길도 주지마세요”라는 주의를 당부하는 글과 관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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