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인 ‘소확행’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행복 키워드다. 소확행은 불황과 취업난으로 큰 꿈을 꾸기 어려운 세대들이 주변의 작은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아 위로받는 것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svt클럽’과 ‘이불밖은 위험해’에 소확행이 언급되며 대중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불밖은 위험해와 세븐틴이 전체 버즈량의 90%가량을 차지하며 소확행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TV프로그램서 언급 후 버즈량 폭증… 기사댓글도 증가
빅터뉴스(BDN: BigDataNews)가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8년 1월 1일부터 2018년 6월 26일까지 6개월간 트위터,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뉴스에 올라온 '소확행' 버즈량을 집계한 결과 총 43만5382건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는 30만1349건, 인스타그램 11만6855건, 블로그 1만104건, 커뮤니티 403건, 뉴스 1887건이다.
그래픽 디자인. = 조현준 |
주요 이슈를 살펴보면 지난 3월31일 엠넷에서 SVT클럽 예고 트윗에서 소확행을 언급하면서 버즈량이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더불어 지난 4월3일 MBC의 이불 밖은 위험해 첫방송 예고편에서도 많은 버즈량을 기록했다.
이불 밖은 위험해는 지난 4월5일 첫방송을 시작해 지난 12일 마친 예능 프로그램이다. 로꼬, 용준형, 마이크, 이이경, 강다니엘 등이 출연해 집돌이들의 공동 휴가 리얼리티를 보여줬다. 이들은 수박씨 뱉기, 레몬빨리먹기, 생크림 폭탄 등 소소한 게임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했다는 평가다. 목요일 비드라마 부문 TV화제성 1위 및 100만 이상의 동영상 클립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엠넷의 SVT클럽도 소확행을 전파하는데 큰 몫을 했다. SVT클럽은 인기 아이돌그룹 세븐틴이 출연해 자신들의 리얼라이프를 검증하는 신개념 ‘회담X리얼리티’프로젝트다. 멤버 조슈아는 “방 나가기전 침대 이불을 정리하고 나간다. 정리할 때 깔끔해지는 모습을 보는 행복이 있다”며 소확행을 전했다. 또 민규는 “요즘 날씨가 풀리고 있는 것 같다. 날씨가 좋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SVT클럽은 이렇게 서로의 소확행을 확인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한다. 아울러 PC방 게임내기, 먹방 등의 소확행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의 두 TV프로그램이 소확행 버즈량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소확행을 직접 실천하는 좋은 예시로 시청자들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올해 들어 취업률 감소와 실직자 증가, 장기화된 불황 등으로 우울한 가운데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소확행을 보며 위로받는 힐링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TV프로그램 인기에 편승해 기사댓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11일 동아일보의 ‘소소해도 이것만 하면 확실히 행복… 20~30대가 빠진 소확행’기사엔 댓글이 363건이 달렸다. 다른 매체 역시 소확행 관련 기사에 댓글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2일 동아일보의 ‘일자리 창출은 회의적… 여가시간 소확행에 빠진 직장인들’기사엔 1081건의 댓글이 달려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누리꾼들은 기사 댓글을 통해 ‘집에서 누워있다. 행복’, ‘눈은 떳지만 이불속 전기장판에 누워있는게 가장 큰 행복’, ‘주말에 늦잠자고 일어나서 아점먹고 누워서 텔레비전 보면서 쉬면 그게 바로 행복’등 다양한 소확행 사례를 전했다.
하지만 소확행에 대한 비판 여론도 존재한다. 일부 누리꾼은 “급여가 소소하니까 소소한 행복을 찾는거지”, “이상한 말좀 만들지마라. 짜증난다”등으로 불편함을 드러냈다. 특히 주52시간을 소확행과 연관해 “돈이 있어야 저녁있는 삶 아니냐? 단순히 시간만 남아돌면 처자식은?”이라며 52시간으로 인해 급여가 줄어들어 소확행조차 누리기 어렵단 반응을 보였다.
◇아이돌 팬덤과 결합… TV프로그램이 연관어 다수
연관어 상위 20개 중 15개가 이불 밖은 위험해와 관련된 단어다. 또 SVT클럽 관련이 4개, BTS관련 단어가 1개를 차지했다. 소확행은 아이돌 팬덤과 결합해 압도적으로 높은 버즈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10~20대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디자인. = 조현준 |
정학용 연구원은 “최근 3개월 키워드 ‘소확행’과 ‘아이돌’이 결합해 나타난 현상을 통해 ‘소확행’이 당분간 더욱 강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주요 연관어 상위 20위를 살펴보면 ▲이불 밖은 위험해 ▲집돌이 ▲방송 ▲첫방송 ▲리스트 ▲시우민 ▲엑소 ▲exo ▲세븐틴 ▲svt클럽 ▲여행 ▲강다니엘 ▲일상 ▲목 ▲캐릭터 ▲포스터 ▲목요일 ▲저녁 ▲영상 ▲캐럿 등으로 나타났다.
엑소 시우민과 워너원 강다니엘 등이 연관어에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연관어 5위에 랭크된 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지난 6월13일 데뷔 5주년을 맞아 ‘2018 방탄소년단 페스타’에서 팬들을 위한 콘텐츠 중 ‘소확행 리스트’ 영상을 발표한 것과 관련있다.
BTS는 소확행 리스트 영상을 통해 ‘한강공원 잔디밭 언덕에 누워서 하늘보기’, ‘샤워 후 맥주 한 캔 딱’, ‘내가 생각한 멜로디에 내가 생각한 편곡이 딱 들어맞았을 때’등 다양한 소확행을 소개했다.
반면 TV프로그램으로 소확행 붐이 일기 전 1~2월 연관어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1월 연관어는 ▲가심비 ▲트렌드 ▲욜로 ▲워라벨 ▲일상 등이다. 2월은 ▲일상 ▲단어 ▲트렌드 ▲욜로 ▲워라벨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누리꾼들은 아이돌 등장 이전엔 소확행을 ‘일상·가심비·워라벨로 느껴온 것으로 분석된다.
◇감성어 절반이상 일상적 ‘중립단어’… ‘떠나다’ 압도적
소확행 감성추이는 중립 성향 키워드가 높게 나타나고, 부성 감성키워드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 명확하게 행복을 드러내는 단어가 아닌 일상에서 평범하게 사용되는 단어들이 감성어로 나타난다. ‘소소한 행복=일상’으로 누리꾼들이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디자인. = 조현준 |
중립감성어는 ▲떠나다 ▲작다 ▲소소하다 ▲새로운 ▲새롭다로 나타났다. 긍정감성어는 ▲행복 ▲행복하다 ▲갓띵작 ▲확실하다 ▲귀엽다, 부정감성어는 ▲지치다 ▲어수선 ▲비합리적 ▲힘들다 ▲고민 등이 키워드로 등장했다.
감성어 전체를 살펴보면 중립감성어 ‘떠나다’가 압도적인 버즈를 보였다. 이는 누리꾼들이 작은 행복을 일상에서 얻고자 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긍정감성어 ‘갓띵장(명작)’도 영화나 전시회 등의 좋은 작품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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