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에 사는 권모 씨는 공장에 발생한 화재로 불탄 지폐 4370만원을 교환했다. 광주시 이모 씨는 전기합선으로 인한 화재로 플라스틱 저금통이 녹아 지폐와 붙어버린 은행권 89만원을 바꿨다.
경기도 김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남모 씨는 물품구매대금을 집에 보관하다 폭우로 인한 누수로 훼손된 지폐 2억 4035만원을 교환했고, 전라북도 정읍 모 관광단지 내 연못에 관광객이 던져넣은 동전들은 수거돼 410만원으로 교환됐다.
◆ 작년 폐기된 손상화폐 6억 2천 7백만장, 새 화폐로 교환비용 639억원
지난해 한국은행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모두 6억 2천 7백만장(4조 2613억원)에 이르고, 손상화폐를 새 화폐로 바꾸는 데만 639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행이 17일 밝힌 ‘2018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은행권(지폐) 5억 9천만장(4조 2590억원)과 주화(동전) 3천 7백만개(23억원)가 폐기됐다.
◆ 폐기지폐 쌓으면 62.5km...백두산 23배, 에베레스트 7배 높이
폐기된 지폐 중에는 만원권이 3억 3천만장(55.4%), 천원권이 2억 2천만장(36.7%), 5천원권이 3천만장(5.8%) 순이었고, 고액권인 5만원권은 1천만장(2.0%)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폐기된 은행권을 낱장으로 쌓을 경우 총 62.5km에 달한다. 롯데월드타워 높이의 113배, 백두산의 23배, 에베레스트산의 7배나 되는 높이다.
폐기된 동전 3천 7백만개 중에는 10원짜리 동전이 2천 3백만개로 전체의 61.6%에 달했다.
100원 동전이 9백만개(25.7%), 50원 동전이 3백만개(6.9%), 500원 동전은 2백만개(5.7%)였다.
◆ 폐기화폐, 4년 만에 5천 2백만장↑.. 액수론 1조 3천억↑
2014년 5억 7천 5백만장이던 손상화폐 폐기규모는 4년만에 5천 2백만장 늘었고, 폐기액도 2조 9847억원에서 1조 3천억원 가량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일반 국민이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한 손상화폐는 56억 4천만원이었다. 전년(46억 1천만원) 대비 10억 3천만원(22.4%) 증가한 규모다.
지폐 교환액은 총 23억원으로 5만원권 18억 6천만원(81.2%), 만원권 3억 9천만원(16.8%), 천원권 2천 8백만원(1.2%), 5천원권 1천 8백만원(0.8%) 순이었다.
지폐의 손상 사유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보관 방법의 부적절이 2377건(12억 7천만원, 교환액의 55%)이 가장 많았고, 불에 탄 경우가 1103건(7억 8천만원, 34.1%), 세탁 또는 세단기(문서파쇄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에 의한 경우가 1732건(2억 5천만원, 10.9%)이었다.
동전 교환액은 총 33억 4천만원으로, 500원화가 20억 4천만원(교환액의 61.1%), 100원화 11억원(32.9%), 50원화 1억 4천만원(4.1%), 10원화 0.6억원(1.9%) 등이었다.
일반 국민이 한국은행에 교환해 달라고 요청한 손상 지폐의 액면금액은 24억 2천만원이었지만 실제 교환받은 금액은 23억원(액면금액의 95.1%)였다. 1억 2천만원은 반액 또는 무효판정을 받아 교환을 받지 못한 액수다.
◆ 원래 면적 3/4 이상 남으면 전액, 2/5 못 미치면 무효.. “재 털지 말고 가져오세요”
한국은행이 밝힌 손상은행권 교환 기준에 따르면, 화재 등으로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은행권은 원래 면적과 비교해 남아있는 면적이 3/4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2/5 이상 3/4 미만이면 액면금액의 반을 새 돈으로 교환해 준다. 남아있는 부분이 원래의 2/5에 못 미치면 무효로 처리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한국은행 발권국 김광명 발권기획팀장은 “불에 탄 지폐는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 있는 면적으로 인정된다"며 "불에 탄 상태 그대로 원래 모습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재를 털어내거나 쓸어내지 말고 상자나 용기에 담아 운반하고, 금고나 지갑 등에 보관했다 불에 탄 은행권도 보관용기 상태로 가져올 것”을 당부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