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만에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4일 ‘2019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금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내놓은 2.7%보다 0.1%p 낮춘 것이고 2012년(2.3%)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2.6~2.7%)와는 비슷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현대경제연구원의 2.5%보다는 조금 높은 수치다. 2020년 경제성장률도 2.6%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2.9%, 7월 2.8%, 10월 2.7% 등 성장률 전망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잠재성장률 수준이 낮아지는 추세가 있다”며 “현재 잠재성장률이 어느 정도인지는 추정 작업 중에 있다”고 했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는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에 힘입어 완만한 증가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등으로 증가율은 지난해(2.7%)보다 낮아진 2.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2017~2018년 지속됐던 신규 수주·착공 부진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지며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상품수출도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등 글로벌 무역분쟁 영향으로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금년 하반기 중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IT 제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 “올해 취업자 14만 전망”.. 1년 전 예측치 절반 수준
고용상황에 대해서는 정부의 일자리소득지원 정책,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서비스업 고용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제조업 부문은 자동차 부진, 반도체 등 IT 성장세 둔화로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건설업 고용은 건설경기 조정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증가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는 금년 14만명으로 작년 9만 7천명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 목표치 15만명에 못 미치고, 1년 전 한은 스스로 전망한 29만명의 절반 수준이어서 ‘고용 쇼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취업자도 17만명 증가할 것이라 보면서도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금년 중 3.8%, 내년은 3.7%로 내다봤다.
◆ 최저임금 상승, 국제유가 하락 맞당기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1.4% 예상
올해 물가는 최저임금 상승 등이 서비스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며 완만한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내년에도 무상교육 확대, 전월세 가격 안정세 등 하방압력 지속으로 오름세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중 1.4%, 2020년 중에는 1.6%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흑자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흑자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한은은 금년 중 690억달러, 내년중 670억달러 등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 4% 내외, 내년 3% 후반대를 기록하며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시각은 실제 관측되는 실물 경제 흐름보다 좀 더 비관적”이라며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므로 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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