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넷째주(25~28일)에는 121개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사무처(사무총장 유인태)는 이 기간 총 127건의 의안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의안 종류별로는 법률안 121개(의원발의 120개, 정부제출 1개), 결의안 1개, 징계안 5개 등이다.
의원발의 법안 120개를 정당별로 나눠보면, 여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83개를 발의해 전체의 69%를 점유했다.
자유한국당은 20개, 바른미래당은 14개를 발의했고, 민주평화당 2개, 정의당 1개 순이었다.
당선횟수별로는 초선이 61개로 절반을 넘었고, 재선이 30개, 3선이 14개였다. 이어 5선 10개, 4선 5개 순이었다.
당선 방법별로는 지역구 103개, 비례대표 17개씩이었다.
2월 마지막 주 제정법안은 9개가 발의됐다.
◆ 김동철, 일제 근로정신대 피해자·사할린동포 지원법 발의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로 불리는 일제강점기 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과 피해구제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일제강점기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는 불과 13~15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의 군수공장 등으로 강제 동원돼 강제노역의 피해를 입고, 해방 후 고국에 돌아와서는 일본군 위안부로 오인 받아 냉대를 받아 왔다”며 “이런 탓에 피해자 스스로 근로정신대 피해자라는 사실을 감추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신대’와 ‘위안부’의 개념도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서울시를 비롯한 몇몇 지자체가 조례를 마련해 매달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 등 국가적 차원에서의 보호 및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이 김 의원의 판단이다.
법안은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로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8조에 따른 피해자로 결정된 사람을 생활안정지원 대상자로 정의하고, 국가는 이들에게 생계급여, 의료급여, 생활안정지원금, 간병인, 장제비를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김 의원은 일제강점기 사할린에 강제 이주된 동포들과 그 후손으로 생명·신체·재산 등의 피해를 받은 사람의 영구귀국과 정착, 국내 유족의 권익보호 및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도 함께 발의했다.
사할린 탄광이나 군수시설 등에 강제 이주된 청년들은 4만 3천명 정도로 추정된다. 1945년 8월 패전한 일본이 철수하자 이들은 일본 국적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사할린에 방치됐고 한국에 남아있던 가족들도 이산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1993년 한국 정부는 사할린동포 문제가 일본의 책임이라는 인식으로 일본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주장해 1994년부터 영주귀국사업에 대하여 합의했지만, 이후 사할린 한인 1세와 그 배우자, 장애인 자녀만을 영주귀국대상에 포함함으로써 직계비속과 ‘제2의 이산’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할린동포지원위원회’를 법적으로 구성해 사할린 동포 전반에 대한 피해 조사 및 지원 방향을 범부처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법안은 국가가 사할린동포와 영주귀국가족에 대해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른 각종 급여에 상응하는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영주귀국 가족에게 정착금 및 생활안정자금의 지원, 취업보호, 영농정착지원 등을 하도록 규정했다.
◆ 이종걸, 일제가 강매한 보험·채권... 민간재산 피해 실태 조사 특별법 발의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의 재원 확보를 위해 우리 국민들에게 강매한 보험·채권 등을 구매했다가 보상받지 못한 재산청구권을 파악하고 이미 실시된 정부보상도 실태 조사하기 위해 「일제강점하 민간재산청구권 실태조사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에서 ‘일제강점하민간재산청구권’이란 대한민국 국민이 1945년 8월 15일 이전에 일본국, 일본국 국민 또는 조선총독부에 대하여 가졌던 청구권 등을 말하며, ‘정부보상’이란 「대일민간청구권신고에관한법률」 및 「대일민간청구권보상에관한법률」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가 실시한 보상을 의미한다.
이 의원은 “일본에 대한 재산청구권의 보상문제에 대해 정부는 1965년 일본과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해 일본으로부터 경제원조를 받는 대신 향후 대일민간청구권과 관련한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아니하기로 했다”고 비판하며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 이정미,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 발의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최근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자행되는 성차별과 성희롱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성차별 및 성희롱의 범위를 확대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의 실태조사 의무, 고용·교육 등에서의 성차별 금지를 명시하며,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과 사용자의 성차별 및 성희롱 방지조치를 명확히 하고,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거나 추가적인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여성가족부 장관이 관련자 징계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공연히 적시한 경우에도, 해당 성희롱과 관련된 조사 및 권리구제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가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안」(김영주, 민주) 등 제정법안들 이어져
이밖에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생태회랑, 노인주택 등 노인후생복지시설, 건강·문화·지식 관련 시설 및 산업시설을 고루 갖춘 생태·복지도시를 개발하기 위한 「생태·복지도시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종걸, 민주), 미술품 시장의 음성적 거래 및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고 위작을 유통하거나 감정한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미술품의 유통 및 감정에 관한 법률안」(김영주, 민주), 해양 개발을 넘어 해양문화를 보존하고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해양문화 보존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윤준호, 민주), 정보 소외 마을에 인터넷 이용환경을 구축하고 정보접근 기회를 높이는 「정보화마을의 조성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김종민, 민주), 산업 구조의 복잡화로 증가되는 비정규직,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등 취약 계층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형 노동회의소를 만들기 위한 「노동회의소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용득, 민주) 등도 발의됐다.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치며 위협받는 국민 건강을 돌보기 위한 법안들도 나왔다.
◆ 정병국, “교실에 미세먼지 측정기 의무 설치”... 신창현, “실내공기질 기록보존, 10년으로”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의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위해 각 교실에 공기정화설비와 미세먼지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필요 경비를 지원하도록 하는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실내 공기질 측정의 장기적 관리 감독과 관련 질병 역학조사를 위해 측정기록 보존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는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까지 인정받은 직업성 폐암환자 중 오염물질에 10년 이상 노출된 사례가 전체의 97.85%에 이르고 평균 노출 기간 또한 22.64년으로 10년을 웃돈다. 상대적으로 오염물질 노출 가능성이 낮은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등 민감 계층 이용시설에서도 2017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 전체 757개소 중 20개소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기준치 초과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2018년 조사에서도 어린이집 9곳, 의료기관 3곳 산후조리원 2곳 등 17개소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신 의원은 “최근 국내에도 미세먼지를 비롯한 실내공기질 문제들이 불거짐에 따라 관련 기준을 강화하고, 측정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각종 법적 규정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현행 3년인 실내공기질 측정 기록·보존 기간은 실제 호흡기 질병 역학조사 시간과는 차이가 있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 김종민, “70세 이상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시 교통비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70세 이상 노인이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받은 경우 교통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70세 이상의 고령운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을 예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교통승차권·택시이용권 교부 등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율을 절반 수준으로 경감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 정부, “실외운동 정지 징벌 받은 수용자도 최소 매주 1회는 허용”
정부는 교정시설 수용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30일 이내 실외운동 정지의 징벌을 받은 자도 최소 매주 1회는 실외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접수된 법안들은 운영위 1개, 법사위 13개, 정무위 12개, 기재위 13개, 교육위 5개, 과방위 1개, 외통위 2개, 국방위 1개, 행안위 15개, 문체위 3개, 농해수위 8개, 산자중기위 3개, 복지위 8개, 환노위 19개, 국토위 12개, 여성위 3개, 기타 2개 등 해당 상임위별로 회부돼 심사된다.
◆ 민주당 의원 20인, ‘이해충돌’·‘욕설’·‘5.18발언’ 등 한국당 의원 5인 징계안 제출
한편, 이철희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0인은 자유한국당 장제원, 이장우, 송언석, 이학재, 윤영석 의원 등 5인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장제원·송언석·이장우 의원에 대해서는 이른바 이해충돌을, 이학재·윤영석 의원은 공적 장소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송언석 의원은 지난해 자유한국당 예결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지역구인 김천역사 활성화를 요청했는데, 김천역 바로 앞에 4층 상가건물을 공동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이장우 의원도 부인이 2017년 이 의원 지역구인 대전역 인근 소재 3층 상가건물을 매입했는데 같은 해 9월 국비 투입 사업지로 선정됐다.
장제원 의원은 예결특위 자유한국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에게 '교육부가 지난해 8월 지정한 30개 역량강화대학 중 지원받지 못하는 18개 대학은 어떻게 할 거냐'며 지원을 늘릴 것을 주문한 바, 장 의원의 친형이 총장으로 있는 동서대학교가 포함된 것이 알려지며 사익을 위해 공적 권한을 활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학재 의원은 지난달 19일, 인천시 서구 청라소각장 인근에서 열린 주민집회에서 인천서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정인갑 의원에게 ‘싸가지없는 XX’, ‘어린노무 XX, 가만 안놔둔다’ 등 폭언과 협박을 수차례 했다는 이유로 징계안 발의 대상이 됐다.
윤영석 의원은 지난달 13일 KBS-TV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지금 북한을 탈출해서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북한군인 출신들의 생생한 증언 속에서도 1980년 북한군이나 간첩이 광주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증언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5.18 북한군 개입설 진상규명’과 ‘유공자 명단공개’를 주장해 징계안의 표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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