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뉴스가 소셜메트릭스와 워드미터로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세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면서도 고액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한 기업 일가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지난 1년간 '상속세'에 대한 관심도를 검색빈도로 추적해보니 우리 국민들은 기업 총수의 작고(作故) 이후 불거지는 경영 후계자의 상속세 부담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누리꾼들은 상속세가 지나치게 높아 기업경영을 위협하는 현실에 크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먼저 소셜메트릭스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상속세' 관련 버즈(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의미 있는 언급)를 살펴보면, 차트1에서 보듯 버즈량이 치솟은 계기는 모두 경영 후계자의 상속세 부담 또는 납부와 관련 내용이었다. 지난해 5월 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에 따라 구광모 후임 회장의 상속세 부담 문제가 대두돼 SNS에서 회자됐고, 7월에는 정식 취임한 구 신임 회장이 약 1조원의 상속세를 모두 낼 것이라는 예측이 누리꾼 사이에서 전파됐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한 이슈트위터가 올린 "오뚜기는 시가총액 4조에 상속세 1500억, 삼성은 시가총액 518조에 상속세 16억... 웃지 않을 수 없네요"라는 트윗이 28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상속세’ 관련 버즈를 이끌었다. 이 트윗에는 "상속세는 시가총액과 무관하다. 팩트로 비판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반박 게시물도 등장하며 버즈를 떠받쳤다. 한편 이들 트윗이 지목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법적으로 아직 상속인의 지위가 아니며 이 부회장은 1995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60여억 원을 증여받아 그에 따른 증여세 16억 원을 낸 바 있다.
이어 올해 1월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상속세를 완납했다는 사실이 SNS에서 다시 확산됐고 4월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타계 소식과 함께 그룹오너 일가의 상속세 부담을 둘러싸고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예측이 언론을 타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다시 상속세 이슈가 부각됐다. 상속세 규모만 놓고 보면 LG의 구광모 회장은 약 1조원을 부담해야 해서 한진그룹 일가의 추정 상속세액인 2000억원보다 훨씬 많지만, 차트2에서 보듯이 누리꾼들은 LG보다 한진 일가의 상속세에 훨씬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한진 일가가 그동안 ‘갑질’ 논란, 검찰 출석 등으로 자주 언론을 타서일 뿐 아니라, 상속세 부담 방법에 따라 그룹의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예측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긍부정 연관어로 본 '상속세' 여론... 상속세 잘 내면 '착한 기업' 인정?
소셜메트릭스로 '상속세'의 긍정 연관어 1위인 '착한'을 추적해 보면 이런 내용의 게시물이 보인다.(차트3 참조) "당당히 상속세 내고 4세 경영 승계한 착한 기업 LG 상품을 애용합시다", "착한기업 오뚜기,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에서도 모범적", "상속세 완납해 '오뚜기급'으로 급부상한 세아그룹 3세 이태성 부사장" 등이다. 이런 게시물이 리트윗되거나 '좋아요' 등을 얻으며 "상속세 낸 기업은 착한 기업"이라는 감성이 확산되고 있었다.
게다가 "대기업들 상속하면 상속세 내는 게 당연한데 상속세를 잘 냈다고 칭찬해줘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라는 의견도 꽤 발견된다. 종합해 보면, 상속세는 '당연히' 내야 하며 많은 기업(경영인)이 상속세를 내지 않는 것이 현실이고, 그 와중에 성실히 납세하는 기업(경영인)은 '착한'이라는 감성적 메시지가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과 감성에 상속세율에 대한 고려와 한진그룹처럼 경영승계를 상속세가 좌우하는 현실이 타당한가에 대한 검토는 보이지 않았다.
실제 LG는 2018사업연도 결산배당에서 1주당 배당액을 예년보다 53.8% 확대했다. 이것은 원론적으로 주주친화적 경영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구광모 LG 회장이 상속세를 내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유용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현재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한진칼의 주식이 내리 상승하고 있는 것은 고배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또 오뚜기는 2013년부터 함 회장 일가가 내부거래를 통해 상속세 재원을 조달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 '상속세' 관련 뉴스 댓글을 보니... "고율 상속세 낮춰야"
한편, 올해 1월부터 네이버에 올라온 '상속세' 관련 뉴스 댓글을 보면, 댓글 여론은 고율의 상속세에 크게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네이버에 올라온 '상속세' 관련 뉴스 댓글을 보면, 댓글 여론은 고율의 상속세에 크게 비판적인 입장이 다수를 차지했다. 1900개 댓글이 달린 한 기사(한국경제 <평생 일군 기업, 상속세 무서워 팝니다>)에는 "우리나라 상속세는 전반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 말이 65%이지 만약 창업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하면 상속하게 되면 상속자 35% 정부 65%라는 말도 안 되는 수치가 나오게 된다. 최대주주가 창업주에서 고스란히 정부로 넘어가게 된다. 기형적인 상속세 구조가 온갖 편법과 불법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높은 상속세가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댓글이 달려 공감을 5500회 받았다.
같은 기사에 달린 다른 댓글은 "부모들이 세금을 안 낸 것도 아니고 그 돈을 자식들 준다는데 또 세금 내라니, 참 신기하다"라고 상속세 자체를 비꼬며 공감을 3700회 받았다. 또 "모든 부모 마음은 열심히 일해서 월급 받아 아껴쓰고 온갖 재테크 지식 동원해서 재산 좀 만들어서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이다. 상속세로 국가에서 다 뺏아가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라고 하며 470회 공감을 이끈 글도 있었다.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고율 상속세", "기업가나 일반인이나 마찬가지. 줄이려면 일반인 상속세율도 낮춰야 한다" 등 댓글 여론은 상속세와 고율과세에 대한 지탄으로 가득했다.
한편 지난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에 따라 그룹 오너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규모가 약 2천억원대로 추정된다. 이 상속세는 한진의 경영권과 직결된 사안으로 상속세 때문에 회사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현실이 반(反)시장적이고 기업경영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된다. 상속세 자체가 이중과세로 볼 수 있어 최근 많은 국가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적어도 직계비속에게는 세를 물리지 않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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