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월 제조업 국내공급지수, 전년 동기比 4.1%↓... 3년만에 최저
제조업 침체가 심상치 않다. 지난 1분기 제조업 제품 국내 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4% 이상 감소하며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주저하면서 1분기 자본재 공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이상 줄어들었다.
‘경제가 성공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는 다른 성적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2019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해 “통계와 현장의 온도 차도 물론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년 1/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월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98.7(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2016년 1/4분기(97.0) 이래 3년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 생산 제품과 수입 제품 등 제조업 생산품의 국내공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내수시장 현황 파악의 자료가 되는 지수다.
국산과 수입 모두 줄었다. 국산은 기계장비, 기타운송장비 등이 줄며 3.9% 감소했고, 수입은 기계장비, 석유정제 등이 줄어 4.3% 감소를 보였다.
휴대용전화기, 중형승용차 등이 줄며 소비재가 0.8% 줄었고, 특수선박, 웨이퍼가공장비 등이 줄어 자본재는 23.3% 감소했다.
특히 자본재 국내공급이 전년 대비 23.3% 줄어든 것이 뼈아프다. 자본재 공급은 각종 생산에 필요한 설비 조달을 의미한다. 자본재 공급이 줄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주저했다는 뜻이다. ‘마이너스(-) 23.3%’는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이다.
자본재 국내공급은 국산(-25.6%)과 수입(-18.9%)에서 모두 줄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공급 감소가 자본재 공급 급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용 웨이퍼가공장비 등이 포함된 기계장비는 국산(-15.7%)과 수입(-29.0%)이 모두 줄며 작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고, 디스플레이 제조장비가 포함된 전기장비도 지난해보다 6.7% 줄었다. 특수선박 등 기타운송장비 공급은 국산(-51.2%)과 수입(-13.7%)이 동반 하락하며 43.5%나 감소했다.
통계청 김보경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1분기 반도체 장비 공급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탓”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설비투자 부진의 장기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 30대 상장사 1분기 실적, ‘매출 제자리, 영업이익은 반 토막’
제조업 부진은 최근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상장회사들의 1분기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30대 상장회사(시가총액 기준)의 1분기 매출액은 267조 8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를 달리는 삼성전자(-13.5%)와 SK하이닉스(-22.3%)는 두 자릿수 매출 감소의 성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작년의 ‘반 토막’에 그쳤다. 30대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조 4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조 5100억원(42.7%)나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부진으로 삼성전자(-60.2%)와 SK하이닉스(-68.7%)는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다.
30대 상장기업의 순이익도 15조 4300억원으로 작년 동기 26조 7600억원보다 11조원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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