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하면서 ‘게임중독’이 ‘질병’이냐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WHO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1990년 ICD-10이 나온 지 29년만에 개정된 ICD-11은 194개 WHO 회원국에 2022년부터 적용된다.
‘6C51’이라는 코드가 부여된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은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에 하위 항목으로 포함됐다. 질병 코드가 부여되면 각국 보건당국은 질병 관련 보건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고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도 배정하게 된다.
◆ 문체부, “과학적 검증 없는 결정”... 게임산업협회, “논란 상태에서 ‘질병’은 무책임”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업계는 반발했다.
문체부는 27일 “수긍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결정”이라며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쌓이기 전까지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WHO 권고가 발효되더라도 ‘권고’에 불과하고, 국내에 적용하려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9일 게임업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게임 과이용에 대한 진단이나 원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반대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각 게임사들도 공식 계정을 통해 WHO의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게임산업협회 최승우 정책국장은 “정말 객관적이고 오랜 임상시험을 거쳐 질병임이 명확할 때 ‘질병’이라고 해야 한다”며 “사회적 논란이 있는 상태에서 ‘게임이용장애’를 먼저 도입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누리꾼들 반응은 어떨까?
빅터뉴스(BDN:BigDataNews)는 SNS 여론분석 솔루션 ‘소셜 메트릭스’와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를 통해 ‘게임중독’에 대한 네티즌들의 생각을 읽어봤다.
14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게임중독’을 ‘소셜 메트릭스’로 분석한 결과 4만 6655건의 버즈(특정 단어에 대한 온라인 상 의미 있는 언급)량이 발생했다.
SNS 수단별로는 트위터가 4만 49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커뮤니티 705건, 뉴스 488건, 인스타그램 354건, 블로그 191건 순이었다.
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 소식이 전해진 26일 1만 137건의 버즈량이 발생하며 조사 기간 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네이버 검색 횟수로 누리꾼들의 ‘게임중독’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볼 수 있는 네이버 트렌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 베스트 댓글 “게임중독으로 병가내도 되나요?”... 누리꾼, “댓글에서 정답 나왔네”
조사 기간 누리꾼들의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이슈 트위터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다는 이야기를 다룬 기사를 읽고있었는데, 댓글에서 완벽한 정답이 나와버렸다”(2019/05/15, reiter*****)였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다는 기사에 누리꾼 wjp0****이 단 베스트 댓글 “그럼 게임중독으로 병가내도 되나요??”를 캡처해 붙인 이 트윗은 6112회 리트윗 되며 화제가 됐다.
‘게임중독’이 질병이라면 병가 내고 출근하지 않아도 되느냐는 반문이 누리꾼들을 웃게 만들며 확산됐다.
◆ “히키코모리 12개월 이상이면 ‘병가’ 쓸 일자리가 있을 리도”
누리꾼 MIl***의 “실제 WHO 기준 게임중독 : 일상생활을 안 하고(식사, 청소, 씻기, 외출 등등을 안함) 게임만 하면서 '아...이놈의 게임 그만둬야되는데...' 하면서도 게임 계속 하고 있는 히키코모리 상태 12개월 이상 병가를 쓸 일자리가 있을리도 없음”(2019/05/26)은 2570회 리트윗 됐다.
◆ ‘게임중독’ 연관어, ‘질병’ ‘WHO’... MBC ‘100분토론’ 출연 ‘대도서관’도 연관어에
‘게임중독’ 연관어로는 ‘질병’(1만 5953건)과 ‘WHO’(8006건)가 3위와 4위에 올랐다.
‘질병’은 1일 기준으로 14일~21일 1주일동안 2위였다가 22일에 3위로, 23일에는 6위로 내려앉았다. 24일~25일 이틀간은 ‘성적’이 연관어 2위에 올랐고, 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질병분류한 26일과 27일 이틀은 ‘WHO’가 연관어 2위를 유지했다.
이슈 트위터 1위의 영향으로 ‘댓글’(6141건)과 ‘정답’(6107건)도 7위와 8위에 각각 랭크됐다. ‘100분토론’(2332건)에 출연해 게임중독 질병분류에 반대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은 1086건의 버즈량을 기록하며 50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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