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N] 창업보다 폐업 많은 ‘치킨집’... 해마다 8천곳 문 닫아

KB경영연구소 ‘치킨집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외식 프랜차이즈 11만 6천개 중 2만 5천개가 ‘치킨집’... 2월 현재 전국 8만 7천개
2018년 치킨집 창업 6200곳, 폐업 8400곳
“영업이익 하락, 경쟁심화 등 악화된 여건, 당분간 개선 어려워”
2019-06-04 14:14:01
사진=BHC
사진=BHC

무더워지는 초여름 밤, 출출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배달 음식은 역시 ‘치맥’(치킨+맥주)이다.

사업해 본 적 없는 월급쟁이 퇴직자들이 ‘인생 2막’으로도 한번쯤 생각해 본다는 ‘치킨집’ 현황은 어떨까?

2018년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5곳 중 한 곳은 ‘치킨 전문점’이다.

KB경영연구소가 3일 낸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의 첫 시리즈 ‘치킨집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11만 6000개 중 치킨집이 2만 5000개(21.25%)로 가장 많았다.

◆ 2017년 자영업자 수 634만명... 2014년 이후 연 24만씩 증가

경기 악화로 자영업 폐업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음에도 그 이상으로 자영업 창업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전체 자영업자 수는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총 개인사업자 수는 634만명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2014년 이후 연평균 24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개인사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폐업자 증가속도를 신규 창업자 증가속도가 앞지르기 때문이다. 2013년 93만명 수준이던 창업자 수는 4년만인 2017년 116만명까지 증가했다. KB경영연구소는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 은퇴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50~60대 창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아예 창업 전선에 나서면서 30세 미만 창업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사업자 창업 및 폐업 추이(자료=국세청)
개인사업자 창업 및 폐업 추이(자료=국세청)

◆ 프랜차이즈 가맹점, 치킨집>한식>커피점>주점 순

사업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창업자들은 기존의 프랜차이즈를 이용한 창업에 나서게 되는데, 치킨집은 외식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가맹점을 가진 업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치킨집(2만 5000개) 다음으로 많은 업종은 한식으로 1만 9천개 가맹점이 영업 중이고, 커피 1만 4000개, 주점 8천개 순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상위 5개 업종 중 한식, 주점, 분식은 줄어드는 추세고 커피 가맹점 수는 2015년 1만개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치킨 가맹점 수는 2만 4천~2만 5천 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별 가맹점 수(자료=공정거래위원회)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별 가맹점 수(자료=공정거래위원회)

◆ 가게 좁아도 되고 창업비용 낮아 ‘치킨집’ 선호

2018년 ‘국내 외식 트렌드 조사’ 결과 응답자의 52.4%가 배달음식으로 치킨을 선호했으며, 최근 한 달 치킨 배달을 이용한 비중은 69.7%에 달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인테리어 면적이 평균 53㎡로 한식(129㎡), 주점(109㎡), 분식(82㎡), 커피 (71㎡)보다 작고 가맹비를 포함한 창업비용(평균 5725만원)이 다른 외식 업종보다 낮은 점도 작용했다.

◆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BBQ>BHC>페리카나>네네치킨>교촌치킨 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도 409개로 분식(353개), 커피(342개), 주점(267개)보다 많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는 ‘BBQ’로 2018년 현재 전국에 1659개 매장이 있고 2015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유지 중이다.

최근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브랜드는 ‘BHC’로 2015년 873개(7위)에서 2018년 1456개(2위)까지 증가했다.

2018년 현재 가맹점 수로는 BBQ, BHC, 페리카나(1176개), 네네치킨(1167개), 교촌치킨(1037개), 굽네치킨(1006개) 순이다.

◆ BBQ, 7개 광역시도에서 가맹점 수 1위... 대구는 ‘호식이두마리치킨’, 부산은 ‘썬더치킨’

치킨 가맹점은 지역별로 특정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BBQ는 서울, 세종, 경기, 충북, 전남, 경북, 제주 등 7개 지역에서 1위 브랜드로 나타났고 BHC(인천, 광주, 전북)와 페리카나(대전, 충남, 강원)는 각 3개 지역에서 매장 수 1위를 차지했다.

대구에서는 지역브랜드 호식이두마리치킨이 84개로 매장 수가 가장 많았고, 울산과 경남은 처갓집양념치킨, 부산은 썬더치킨이 매장 수 1위였다.

연도별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상위 20위 브랜드(자료=공정거래위원회)
연도별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상위 20위 브랜드(자료=공정거래위원회)

◆ 치킨집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1만 9천개)... 시·군 중에는 수원이 1879개

2019년 2월 현재 전국 8만 7000개 치킨집이 영업 중이다. 치킨집이 가장 많은 광역 지자체는 경기도로 1만 9000개 치킨집이 있다. 서울(1만 4509개), 경남(5904개), 부산(5114개) 순이다.인구 1000명당 치킨집 수는 전남(2.43개), 광주·제주(2.34개), 충북 2.18개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높았다.

시군구별로는 ‘통닭거리’가 있을 정도로 치킨 소비가 많은 수원이 1879개로 가장 많은 치킨집이 영업 중이고, 창원(1688개), 부천(1683개) 청주(1644개)가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 치킨집 현황(자료=지방행정인허가)
지역별 치킨집 현황(자료=지방행정인허가)

◆ 치킨집 창업, 2014년 9700개 정점으로 지속적 감소.. 영업비용 늘고 경쟁도 치열

창업한 치킨집 수는 2018년 6200곳으로 2014년 9700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문 닫는 치킨집도 2015년 이후 매년 8천개 이상이 생기고 있다.

지자체별로 최근 5년 치킨집 창업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수원(784개), 청주(737개), 부천(698개) 순이며, 폐업이 많았던 지역은 부천(988개) 수원(898개), 대전서구(873개) 순이었다.

전국 치킨집 창업 및 폐업추이(자료=지방행정인허가)
전국 치킨집 창업 및 폐업추이(자료=지방행정인허가)

2013년 11.5kg에서 2018년 14.1kg으로 늘어난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2028년 16.4kg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킨 전문점의 총 매출액도 2011년 2조 4천억원에서 2017년 5조원 수준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10%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이 같은 기간 6200만원에서 1억 1700만원으로 89%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20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32%나 감소했다.

신규 브랜드의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경쟁도 심화됐다. 창업이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폐업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치킨집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영업 여건이 악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태환 연구위원은 “수요 여건을 감안할 때 치킨 시장 전체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 하락, 경쟁심화 등 악화된 영업 여건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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