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가 시행된지 6개월이 지났다. 작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카드 수수료 제로’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고, 3선 성공 후 약 5개월여 동안 주요 공약사업으로 준비해 12월 21일 서울·부산·경남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제로페이가 출범하고 처음 받아보는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서비스가 시작되고 첫 3개월이었던 2019년 1분기 결제건수는 6만1790건, 결제금액은 13억6058만원이었다. 2019년 5월 현재 제로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은 전국 23만여 곳이었다.
제로페이의 실적 규모를 가늠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결제수단인 신용카드 실적과 비교해보았다. 2019년 1분기 신용카드의 결제건수는 33억8917만건, 결제금액은 184조1145억이었다. 카드사들과 가맹점을 연결해주는 비씨카드 기준으로 가맹점수는 305만곳(2018년 기준)이었다. 제로페이의 결제건수는 신용카드 대비 0.0018% 수준을 기록했고, 결제금액으로는 0.0007% 수준에 머물렀다. 가맹점수는 대폭 증가해 비씨카드 대비 7.5% 수준까지 올랐다. 이용실적은 가맹점수 확대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가맹점수를 확보한 것 외에는 제로페이의 실적은 그야말로 ‘제로’에 수렴하는 듯하다.
지난 5월 서울시가 소비자의 편리를 위해 제로페이의 결제방식을 기존 ‘판매자 QR결제’ 방식에서 ‘소비자 QR결제’ 방식으로 바꾸는 한편 동시에 소비자 유인을 위해 다양한 할인혜택과 이벤트성 경품제공을 추가했다. 예로 서울대공원 입장료를 할인해주거나, 제로페이 이용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기성 카드사의 혜택과 이벤트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
제로페이에 대한 첫 3개월 성적이 반가울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열심이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전국 4만3000여 편의점, 74개 프랜차이즈 가맹점, 대보유통이 위탁운영 중인 25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휴게소는 전국 195개로 확대하고 KTX 역사 367개소에도 이달 말까지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나아가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제로페이 가맹점 확보·홍보지원 예산으로만 무려 60억원을 편성했다. 제로페이 할인으로 인한 서울의 공공시설 수입 감소분은 연간 3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빅터뉴스는 제로페이가 시행된 지난 6개월간 누리꾼들의 인식을 조사해 보았다.
◇ 朴시장-중기부 등 사업주체 버즈 28%
제로페이가 시행된 최근 6개월 SNS에서 ‘제로페이’가 언급된 버즈는 2만9938건 발생했다. 이중 박원순 시장이나 서울시, 중소벤처기업부 등 여권관계자 및 정부기관에서 홍보하기 위해 설파한 버즈는 8426건으로 전체 버즈량의 28.1%를 차지했다.
트위터에서 여권 관계자 및 정부기관에서 올린 트윗 중 리트윗을 포함해 가장 많이 확산된 계정은 최초로 ‘제로페이’ 공약을 내건 ▲박원순 시장으로 총 1826건을 기록했다. 이어 ▲대한민국정부 계정이 1792건, ▲홍종학 전 장관 1349건, ▲중소벤처기업부 966건, ▲‘정부정책,사실은’ 632건, ▲박영선 장관 382건 순으로 집계됐다.
여권 관계자 및 정부기관에서 올린 버즈를 제외한 일반 누리꾼들의 버즈는 2만1512건으로 전체에서 71.9%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118건의 게시물이 트위터·블로그·커뮤티니·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 올라온 것으로 산출됐다.
누리꾼들은 ‘나’의 소비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을 때와 제로페이가 대중문화와 접목됐을 때 높은 반응을 보였다. 조사 기간 중 버즈량이 급증했을 때의 이슈를 보면 ▲SBS <골목식당>에서 제로페이 언급(1월 17일), ▲제로페이 소득공제 40% 확대(3월 5일), ▲편의점 결제서비스 시작 및 대중교통 확대(5월 1일), ▲아이돌그룹 ‘여자아이들’ 제로페이 캠페인(6월 4일) 등이었다.
누리꾼들의 버즈 볼륨이 가장 높았을 때는 인기 아이돌 그룹인 ‘여자아이들’이 제로페이를 언급한 6월 7일로 667회 리트윗됐다. ‘(여자)아이들’은 현재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동 중에 있는데 이들이 제로페이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이들의 팬덤에서 대량으로 리트윗한 것으로 보인다. 트윗은 ‘전국편의점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해 보세요’라며 제로페이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내용이었다.
이외에 제로페이 소득공제율이 확대된다는 소식도 누리꾼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는데, 소식이 전해진 3월 5일부터 ‘소득공제’가 언급된 버즈는 총 1124건 발생한 것이다.
검색 트렌드로 본 누리꾼들의 관심분야 역시 소비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이슈에서 급증했다. 최근 6개월 간 네이버 트렌드에서 검색량이 가장 높았던 때는 편의점 결제 시작 및 대중교통 확대 발표가 있던 5월 1일이고, 이어 소득공제 40%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3월 4일에도 누리꾼들은 ‘제로페이’를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관검색어로 본 누리꾼들의 관심분야는 ‘사용법’이었다. 누리꾼들은 제로페이의 사용법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소득공제, 혜택 등 소비생활에 플러스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키워드는 ▲제로페이 사용법이 가장 높았고, 이어 ▲제로페이 신청, ▲제로페이 소득공제, ▲제로페이 혜택 순으로 나타났다. 구글검색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는데 ▲제로페이 사용법이 가장 높았고, ▲제로페이 앱, ▲제로페이 소득공제, ▲제로페이 가맹점 순으로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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