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N] 20대 국회 “역할 못했다” 83%... 마지막 국감 “성과 없다” 58%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이번 국감의 성과는 무엇이었고, 국감 스타는 누구였을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25일 밝힌 ‘20대 국회 역할 수행, 마지막 국정감사 평가’에 따르면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20대 국회가 2016년부터 지금까지 국회의 역할을 잘했다고 보는지’ 질문한 결과 ▲‘잘했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잘못했다’고 평가한 국민이 83%로 압도적이었고 6%는 의견을 유보(▲‘어느 쪽도 아님’ 1%, ▲‘모름/응답거절’ 5%)했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잘못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심각함을 짐작케 했다. 4년 전인 2015년 10월 당시 19대 국회 활동 평가에서도 ‘잘했다’가 10%, ‘잘못했다’는 82%로 이번 조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20대 국회의 역할 수행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을 때 ▲0~19점 17%, ▲20~39점 19%, ▲40~59점 37% 등 ‘60점 미만’을 준 국민이 전체의 73%에 달했다. ▲60~79점 17%, ▲80점 이상 4%로, ‘60점 이상’은 21%에 그쳤고, 6%는 의견을 유보했다.

20대 국회가 잘했다고 평가한 사람들(102명)의 평점은 73점, 잘못했다고 평가한 사람들(834명)의 평점은 35점이었고, 전체 평균은 40점이었다. 4년 전 19대 국회 역할 수행 평점 42점보다 2점이 떨어졌다.

20대 국회 마지막으로 치러진 올해 국정감사에 대해선 ▲‘성과 있었다’는 응답이 13%에 그쳐 ▲‘성과 없었다’ 58%에 크게 못 미쳤다. ▲29%는 의견을 유보했다.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성과 없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국감에 대한 이런 평가는 작년, 그리고 지난 정부 때인 2013년, 2014년 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감 성과 여부의 가장 큰 이유는 ‘조국’이었다. 조국 전 장관은 지난 8월 초 장관 후보자 지명 무렵부터 이달 14일 장관직 사퇴까지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 있었다. 2일 시작된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기승전 조국’이란 말이 나올 만큼 자주 다뤄졌다.

이번 국감의 성과가 있었다고 본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128명, 자유응답) ▲‘조국 관련 비리 밝힘/조국 퇴진’이 20%, ▲‘관심 사안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됨’이 12%였다. 이밖에 ▲‘정부 여당 잘못된 점 지적’ 6%, ▲‘검찰총장 입장 들은 것/소신있게 답함’ 6%, ▲‘검찰개혁 필요성 제기’ 4%, ▲‘전반적 비리·잘못 밝혀냄’ 3%, ▲‘합의/협치/협력’ 3% 순이었다.

국감 성과가 없다고 본 사람들(578명, 자유응답)은 ▲‘조국 문제만 치중’ 21%, ▲‘상대 비방/싸우기만 함’ 16%, ▲‘개선·해결된 일이 없음’ 15%, ▲‘당리당략/자기이익만 따짐’ 9%, ▲‘감사 자체가 제대로 안 됨/내용 없음’ 5%, ▲‘경제·민생문제 다루지 못함’ 4%, ▲‘국민을 생각하지 않음’ 3% 등 주로 의원들의 태도와 실리 없는 정쟁을 꾸짖는 답변이 많았다.

작년 국정감사 직후 조사에서는 긍정 평가자(193명) 중 43%가 '사립 유치원 비리 공개', 8%는 '공공기관 채용·고용세습 비리 제기'를 답한 바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가장 뚜렷한 인상을 남긴 ‘국감 스타’는 누구였을까.

조사 결과 ‘활약한 의원이 없다’고 답한 국민이 77%였다.

한 차례 이상 언급된 국회의원은 총 33명에 그쳤다. 전체 국회의원 열 중 한 명 정도가 그나마 국민들 뇌리에 남은 셈이다. 소속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11명, 자유한국당 13명으로 원내 양대 정당이 10명을 넘겼고,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소속 의원이 각 3명, 대안신당 소속 1명, 무소속 의원 2명이었다.

의원 개인별로는 박주민, 이철희 의원(이상 3%, 민주당), 장제원, 주광덕 의원(이상 2%, 한국당)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김종민, 금태섭, 표창원(이상 민주당), 김진태(한국당), 박지원(대안신당)도 1% 이상 언급됐다. 1% 이상 언급된 의원 9명 모두 지난 9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이었다. ‘조국 정국’에서의 언론 노출 빈도나 기존 인지도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는 결과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16%가 ‘사립유치원 비리’ 공개를 주도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꼽았다. 박 의원 포함 한 차례 이상 언급된 국회의원은 총 25명이었고, ‘활약한 의원이 없다’는 답변은 78%였다. 금년 국감에서는 박 의원만한 스타가 떠오르지 못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24일 3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526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1001명이 응받을 완료해 응답률 15%를 기록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