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 기미가 강해지면서 그동안 거침없이 날아올랐던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이동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29일 오후 2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4.81포인트(-2.50%) 떨어진 2,994.24를 기록하고 있다. 나흘째 하락세다. 전일 코스피가 3100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약세를 보이면서 본격 조정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이끌어온 미국 증시 역시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
수급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개인들이 이를 받아가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코스피 개인 순매수 규모는 총 18조712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2조9385억원)까지 더하면 순매수 규모는 21조6505억원으로 늘어난다. 외국인과 기관은 현재 구간을 차익실현의 구간으로 개인들은 추가매수의 구간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에 따른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오른 종목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증시가 뜨겁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근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맥을 못추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대형주가 주춤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키워야 한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많이 오른 종목을 피하고 덜 오른 종목을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월 코스피 대형주의 수익률은 10.8%, 코스피 소형주의 수익률은 6.9%를 기록했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도 각각 10.2%와 5.4%로 큰 격차가 났다. 정부가 현재 1~2% 수준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높이고 투자 성과 판단에 사용되는 추종 지표에 코스닥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투심에 긍정적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점 대비 중소형주의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전망치 증가율은 25.0%, 코스닥은 36.4%로 코스피의 대형주의 26.5%보다 높거나 유사한 수준이다. 그만큼 투자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따라 중소형주의 실적반영이 본격화되는 2월부터 실적장세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흥국증권 임성철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의 상대적 성과가 크게 앞섬에 따라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매력 또한 높아진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중소형주 회복이 가시화할 경우 대형주 대비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현재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상대강도는 0.8배로 지난 10년간 평균인 1.15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폭락 사태로 시행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금지 재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코스피가 신기록을 갱신한 만큼 더 이상 막을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이 한국 증시에 대해 "공매도 전면 금지를 통한 시장 균형은 날카롭지 않은 도구"라고 지적하면서 "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만큼 공매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향후 공매도를 재개하더라도 시가총액이 큰 기업으로 제한하자는 등 충격을 최소화하자는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중소형주 수급에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증시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주 랠리가 본격화된다면 투자자들은 철저하게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게 유리해 보인다”며 “중소형주 랠리후 매기가 다시 대형주로 돌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의 경기부양책 시행 시기, 코로나19 백신 효과 등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지난해 3월 이후 무섭게 달려온 증시가 다시 방향성을 잡기 위해선 일정시간의 휴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형주는 지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을 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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