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문제로 촉발된 택배기사의 노동권 보장 논란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가세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이어 한국노총에도 택배노조가 설립되면서 표류하던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을 위해 한국노총 직할로 운영되고 있는 전국연대노조 내에 택배산업본부가 신설됐다.
택배산업본부는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의 해결을 위한 사회적합의가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표류를 거듭하던 지난 설명절 직전에 설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0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를 위한 기구로 전국연대노조를 한국노총 직할기구로 출범시켰다. 직할기구라 위원장은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이 겸직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전국연대노조는 산업별노조(산별노조)가 아닌 한국노총 직할기구이고 조직은 각 전국연대노조 지역별 지부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에 택배노조가 출범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진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가 빠르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제빵사의 직접고용문제로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던 이른바 ‘파리바게트 제빵사 사태’ 때도 한국노총이 참여하면서 빠른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제빵사 고용안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투쟁일변도의 민주노총 때문에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다가 한국노총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손쉽게 합의가 이뤄졌다”며 “특히 강경투쟁을 외치는 민주노총에 실망한 많은 제빵사들이 한국노총으로 합류하면서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한국노총의 유연한 중재안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도 지난 2017년 발생한 파리바게뜨 제빵사 문제와 흡사해 보인다. 택배사, 대리점, 택배기사로 구성된 삼자간 이해관계와 파리바게뜨 본사, 가맹점주, 제빵사로 구성된 삼자간 이해관계가 똑같다고 볼 수 있다.
택배노사는 지난 1월21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친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1차 합의안이 채택된 직후에 민주노총 산하 택배노조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29일 2차 합의를 이끌어냈으나 이번에는 택배대리점에 모든 책임을 떠넘긴다며 대리점주들이 반발해 무산됐다.
중재안을 이끌어낸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 우원식 수석부의장은 지난 10일 사회적합의안을 이끌어내면서 이해당사자인 택배대리점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며 사과문까지 발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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