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의 도덕적 해이로 사람 목숨까지 앗아가는 일이 발생했지만 캐피탈사들은 반성이 없다. 더욱이 반성이 없으니 이를 예방할 계획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캐피탈사들의 이같은 행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손실이 나도 소비자들로부터 고금리를 받아 충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의 신용대출상품 공시를 보면 20개의 캐피탈사들이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으며 자동차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2개의 캐피탈사를 제외한 18개 캐피탈사의 이자율이 모두 10%를 상회하고 있다.
메리츠캐피탈의 경우 취급중인 신용대출의 평균이자율이 19.91%를 기록하고 있으며, 채무자의 89.9%가 16% 이상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대부분의 캐피탈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의 대부분을 조달하고 있으며 조달금리는 2%(3년만기 회사채)이하다. 여신금융협회의 신용대출상품공시에 올라온 캐피탈사들의 평균대출금리는 14.3%에 달했다. 조달금리의 7배가 넘는 대출이자를 받고 있는 셈이다.
고리 대출로 악명높은 대부업은 5~6%로 자금을 조달해 24%에 달하는 이자율로 대금업을 하고 있다. 조달금리의 4~5배 금리장사를 하는 셈이다. 캐피탈업계가 대부업보다 더한 고리대금업자라고 비난받는 이유이다.
캐피탈사의 이자율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부실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캐피탈사의 도덕적 해이는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부실대출을 남발하고 있으며 이렇게 발생한 부실은 소비자들로부터 수취하는 고금리로 충당되고 있다.
캐피탈사의 최대 시장은 단연 중고차 시장이다. 중고차 대출시장에서는 중고차매매가의 110%까지 대출한도가 제공된다. 차량을 구입하고 제세공과금까지 지불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대출한도는 돈 한 푼 없이도 차량구입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들은 이런 캐피탈사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발생되는 리스크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대형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중고차대출과 할부금융업계로 발을 넓히면서 캐피탈 업계 전체의 대출 이자율이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지만 캐피탈사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리스크비용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캐피탈사의 묻지마 대출에는 관리·감독권이 있는 금융감독원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금감원은 대출금리 산정에 대한 모범규준을 만들어 캐피탈사의 대출금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중고차 사기 사건이 발생하면 의례적으로 중고차 구입시 소비자가 유의할 사항 등을 발표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며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캐피탈사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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