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중흥건설이 국내시공능력평가 6위 대우건설 인수 의지를 밝혔다. 건설업계에선 중흥건설이 2~3조원대로 추정되는 대우건설 인수자금 확보가 가능할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앞서 무산된 매각과정에선 실현 가능성 떨어지는 가격을 제시해 이름만 올려놓고 인수를 포기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실적개선세가 빨라지면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는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향후 3년 내 유가증권에 상장된 대기업의 인수·합병 M&A를 통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중흥건설그룹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등 30여개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갖고 있는 중견업체다.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이다.
그동안 시장에선 대우건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9390억원, 영업이익 2294억원, 당기순이익 1479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도 2조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흥건설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비치면서 최대주주 산은이 절차에 속도를 낼 지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50.75%로 최대주주다.
아직 매각 공식 절차기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 중흥그룹 외에도 진대제 전 과기정통부 장관이 대표로 있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2~3곳 정도가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선 중흥건설이 향후 인수전에 참가하더라도 적극적인 베팅에 나설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현재 중흥건설의 현금성자산은 1439억원으로, 같은기간 계열사 중흥토건의 5000억원대 현금성자산을 합치더라도 현재 시장의 예상 매각가격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인수전에 가담하더라도 컨소시엄을 꾸릴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재 대우건설 내부에선 중흥건설이 실제 인수전에 참가한 뒤에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증흥건설 역시 아직 대우건설이 인수후보군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앞서 중흥건설은 지난 2017년 대우건설 매각 때 기업정보를 담은 IM(Information Memorandum)만 수령하고 말았다. 아울러 대우건설에 수조원에 달하는 혈세가 투입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도덕성 여부도 인수자 선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증흥건설그룹은 아들 회사 일감 몰아주기 등 '기업 사유화'로 비판 받은 바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과거 금호에 인수되고 나서 승자의 저주로 다시 매물로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매각 과정에서 인수기업의 유동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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