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배달앱 성공과 한계> ? ‘선거 리스크’ 극복 가능한가

전임 지자체장 치적 후임자 인정 안 하는 풍토 문제
소비자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사기업과 경쟁 안 돼
2021-07-23 14:08:48

[편집자주] 공공배달앱이 시장의 우려 속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군산의 ‘배달의명수’의 성공신화가 서울시와 경기도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공공앱의 성공과 한계점을 짚어본다.

군산시는 지난해 3월 배달의민족과 같은 민간 배달앱으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공공배달앱인 ‘배달의명수’를 론칭했다. 초기 우려와는 달리 배달의명수가 자리를 잡아가자   서울시와 경기도 등 광역지자체에서도 ‘제로배달’과 ‘배달특급’을 출범시켰다. 전주시는 6억원을 들여 오는 9월부터 앱 개발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군산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배달의명수를 온라인 종합쇼핑몰로 확대하겠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공공배달앱이 시장에 정착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아 향후 사업이 제대로 지속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과 '배달의명수'. 공공배달앱이  시장의 우려 속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자치단체장 선거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향후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과 '배달의명수'. 공공배달앱이 시장의 우려 속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자치단체장 선거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향후 지속적인 사업이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우선 '선거 리스크'다. 배달특급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다. 그러나 경기도지사가 바뀌었을 경우 이 지사의 후임이 배달특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인가는 의문으로 남는다.

서울시의 제로배달도 마찬가지이다. 박원순 전 시장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오세훈 시장으로 바뀐 후 제로배달의 상황을 보면 배달특급의 미래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정치적 목적에 의해 추진된 사업은 권력이 바뀌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배달앱은 세금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공배달앱은 당장 단건배달이라는 리스크에 부딪힌 상태이다. 공공배달앱이 민간배달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민간배달앱이 시행하고 있는 단건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더욱이 공공배달앱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민간배달앱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해마다 수천억의 마케팅비용을 쏟아붓는 민간배달앱을 공공배달앱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지역화폐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떠받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배달특급의 누적 거래액이 300억원을 돌파했는데, 매출의 70%가 지역화폐에서 나왔다. 배달의명수 또한 배달특급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명수는 15개월간 가입자 12만9000명에 가맹점 1220곳으로 유치하며 11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공공배달앱은 소비자보다는 공급자(음식점주) 우선으로 출발한 앱이라는 점도 약점이라는 지적이다. 배달앱이 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지 않으려면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공배달앱의 중심에는 공급자가 있다. 공급자는 치열한 경쟁을 싫어한다. 공급자간 경쟁이 사라지면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배려심 많은 일부의 소비자는 작은 혜택을 버리고 영세자영업자를 위해서 공공배달앱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 사회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태생적으로 변화를 꺼려하는 공직사회도 공공배달앱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배달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소통이 잘 되어야 한다. 민간의 배달앱은 끊임없는 소비자와의 소통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죽 끓듯 변하는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보도블록 한 장이라도 바꾸려면 수많은 보고체계와 결제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 공직사회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에서는 1개월이면 충분한 일인데 경기도는 공공배달앱 추진을 선언하고 8개월이 지나서야 영업을 시작했다”며 “공공기관이 분쟁 조율에 그치지 않고 공공비용을 투자해서 민간시장에 진출하는 자체가 무모하고, 공공앱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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