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배달앱 성공과 한계> ? 공공배달앱 미래 밝을까

버는 게 없는데 막대한 유지보수비 어떻게 감당하나
매출 대부분 지역화폐에 의존…민간과 경쟁 안 돼
2021-07-26 16:52:50
일부 지자체에서 제공중인 공공배달앱을 둘러싸고 대기업 독점횡포의 대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혈세만 낭비하는 전시행정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한 스마트폰에 배달의민족, 요기요, 먹깨비, 쿠팡이츠, 경기도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 등이 설치돼있다.

 

지난해 4월 배달의민족(배민)은 수수료체계 개편을 시도했다. 현행 울트라콜(깃발꽂기) 당 8만8000원(부가세 포함)의 수수료를 주문액의 5.8%로 정률화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수수료를 인상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배민은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배민의 수수료 체계는 깃발을 많이 꽂을수록 유리한 체계다. 보통 업소 한 곳당 깃발을 10개를 꽂는데, 배달전문 외식업계에서는 깃발 하나당 평균 100만원의 매출상승이 뒤따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의 안 대로 정률화됐다면 깃발 개수 대비 매출액이 높은 곳은 수수료가 인상됐고, 매출액이 낮은 곳은 인하됐을 것이다. 

IT업종은 끊임없는 유지보수가 뒤따라야 하고 이익금을 끊임없이 유지보수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 개발과 유지보수를 위한 고급 인력을 유치하려면 수억원의 연봉을 줘야한다. 돈이 필요한 이유다.

더욱이 마케팅도 엄청나게 쏟아 부어야 한다. 지난 2019년말 배달앱 시장의 2인자인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과의 인수합병을 선언했다. 요기요가 제시한 인수금액은 4조2000억원이었다. 요기요가 배민을 따라잡기 위해 2019년 한 해 동안 쓴 마케팅 비용은 3000억원에 달한다. 배민도 요기요의 추격을 방어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으로 900억원을 썼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와도 배민을 따라잡기 위해 수천억원을 뿌리고 있다.  

배민이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지만 시장에서는 애써 외면한다. 대기업이니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다.  

소비자들은 배달앱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에는 넘쳐나는 홍보용 전단지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음식점주가 지불해야 하는 마케팅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외식업자들은 매출액의 15% 정도가 전단지 인쇄와 배포 등 마케팅비용으로 지출됐다는 전언이다. 배달앱으로 바뀐 요즘 매출액에서 마케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채 못 된다.

배달앱이 성행하고 있는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배민과 같이 저렴한 수수료로 운영되고 있는 배달앱은 없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15% 이상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배달앱의 수수료를 소비자가 부담한다. 일본의 배달앱이 우리나라처럼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배달앱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배민의 수수료 문제가 파동을 겪으면서 공공배달앱이 출범했다. 여러 우려 속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듯이 보이지만 공공배달앱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공공배달앱의 가장 큰 약점은 영리를 추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공공배달앱 론칭이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으로 해결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유지보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 번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혈세가 무한정 투입되어야 하는데, 시민들이 이를 용인할지 문제다.

또한 공공배달앱의 매출액 대부분이 지역화폐에 의존하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지역화폐 뿌리는 시기만 기다리게 된다. 민간앱의 할인쿠폰 등을 기대할 수 없으니 소비자들은 지역화폐만 공공배달앱에서 사용한다. 당연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니 공공배달앱의 최대 수혜자라 볼 수 있는 소상공업계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 음식점 업주는 “공공배달앱인 배달특급의 누적매출액이 400억이고 그 중 70%가 지역화폐에 의한 매출이었다”며 “결국 경기도는 혈세 280억원을 들여 도민들 밥값을 지불해 준 것 밖에 안 된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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