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30일 경기도 김포에서 택배대리점을 운영하던 40대 점주 A씨가 택배노조를 원망하며 극단적 선택해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A씨는 택배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겼고 유족과 대리점주연합측은 노조의 지속된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노조원들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택배노조측은 원청(CJ택배본사)이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7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CJ택배 파주대리점주이자 ‘택배박사 윤성물류야 놀자’의 유튜버인 윤성구씨를 만나 택배 갈등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유튜브를 왜 시작했나?
“본래 직업은 라이브가수였다. 먹고살기 힘들어서 무작정 찾아간 곳이 택배였다. 택배에 몸 담은 지 19년 됐다. 택배 시작하던 초창기에는 매일 하루 260㎞씩 운행을 하고 다닐 만큼 고생을 많이 했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 사회의 최하층 직업으로 꼽히는 택배기사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택배기사들에게 택배업의 정확한 커리큘럼을 제공하자는 목적이다. 일종의 재능기부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택배노조가 문제인가?
“택배노조위원장인 진경호는 김일성 일가가 묻혀 있는 북한 평양의 혁명열사릉을 찾아 참배까지 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택배노조를 이끌고 있는 지도부 몇몇이 진보진영에서 공천을 받아 선거판에 나섰던 인물들이다. 선거에서 낙선하고 택배현장으로 스며들어 노조를 꾸렸다. 노조 설립 초기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노조가 커지면서 많은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그들은 택배를 아예 멈춰 세우려고 한다. 택배가 멈춰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소비자의 재산인 화물을 담보로 소비자를 괴롭히는 과정의 하나로 대리점주를 괴롭힌다. 의사가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파업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노조는 생물과 식품 등의 집화를 거부한다. 편의점 택배도 집화를 거부한다. 반품도 마찬가지다. 택배배송에 대한 소비자의 클레임을 만들어 낼 궁리만 한다.”
-김포 대리점주의 죽음을 두고 대리점연합과 유족측은 노조의 횡포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김포 대리점주는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 지쳐가는 몸을 추스르며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좋은 날이 있겠지 버텨보려 했지만 그들의 집단 괴롭힘,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태업에 우울증이 극에 달해 버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도 유서에 썼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노동자의 권리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권리는 아니지 않은가?”
-노조측은 CJ택배본사가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노조는 대리점을 포기하게끔 만든 것이 본사인 것처럼 물타기를 하고 있다. 유서를 읽어보기는 했나? 고인은 유서에서 자신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노조의 횡포임을 밝혔다. 그럼에도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앞세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까지 부정하고 있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들이 망자에게까지 폭행을 가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노조의 발표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가해자가 조사한 결과를 믿으라는 말인가? 엄정한 처벌을 하겠다고 한다. 택배노조가 언제부터 사법기관이 되었나?”
-온라인상에 화물을 걷어차는 모습 등이 담긴 동영상이 많이 떠돌고 있는데
“노조원들의 횡포가 담긴 폐쇄회로 화면에 찍힌 동영상들이다. 어떤 노조원들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3,4층 빌라는 배송하지 않겠다고 한다. 전북 전주의 한 노인이 서울 사는 아들에게 김치를 담궈서 택배를 보냈다. 그런데 반송되어 왔다. 이유는 노인의 아들이 엘리베이터 없는 4층에 거주하고 있어서 배송 거부된 것이다. 전주의 노인은 얼른 땅 팔아서 아들을 낮은 곳으로 이사시켜야겠다고 했다. 김치배송도 못 받는 집이라는 이유다. 오죽하면 택세권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노조원들은 자신의 기준에 조금만 무거워도 배송 않겠다고 버틴다. 동영상을 보면 생수통을 발로 걷어차는 화면, 택배물건을 집어던져 박스가 찌그러지는 장면 등 가관이 아니다. 택배는 소비자의 물건을 자신의 목숨처럼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택배를 신뢰하는 이유이다. 어느 직업이건 마찬가지이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잃으면 앞날이 없다.”
-택배대리점주라는 어떤 위치인가?
“대리점주 대부분이 택배기사들과 같은 처지다. 막말로 배운 거 없고 기술 없고 자본도 없어 택한 직업이 택배일이었던 분들이다. 할 줄 아는 거라곤 땀 흘려 일하는 것뿐이고 자신이 흘린 땀을 믿는 사람들이다. 수십년간 고생하면서 자신의 거래처를 일구고 키워 대리점을 하게 된 사람들이다. 열심히 땀 흘린 대가이지만 노동자들이 추구하는 ‘땀흘린 대가’치고는 너무나 초라할 뿐이다. 대리점주가 택배기사와 비슷하면서 다른 점은 책임의 범위다. 택배기사는 본인 혹은 가족만을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대리점장은 적게는 몇명 많게는 수십명의 택배기사들과 그의 가족들, 대리점 오피, 대리점 직원들을 책임져야하는 사람이다. 노조기사들이 남겨놓는 거부하는 배송상품의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며 금융적 법적 책임을 가지고 있는 한 회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대리점주라고 해서 많은 돈을 버는 것처럼 알려졌다. 하지만 대리점주는 본사에서 내려주는 배송비의 5~10%를 가져간다. 대리점주는 그 돈으로 사무실 운영비 내고 사무직원들의 월급도 줘야한다. 택배화물에 발생한 사고를 책임져야 하고 외상매출에 대한 리스크를 포함해 금융비용까지 모두 떠안아야 한다. 자신이 배송업무까지 하지 않으면 택배기사 수입의 절반도 못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택배 갈등을 풀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정부와 정치권에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파업을 한다. 노동부는 법으로 대리배송을 금지하고 있다. 파업을 하게 되면 소비자의 재산권이 침해된다. 그러면 대리점주가 배상을 해 줘야 한다. 예컨대 서울의 대리점에서 집화해서 부산에 보냈는데 부산 대리점에서 파업을 하면 서울의 대리점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 부산 대리점에 쟁의가 발생했다는 소리가 들리면 다른 택배사에 웃돈을 얹어주고 배송을 해줘야 한다. 대리점주도 먹고 살아야 하는 기사이자 자영업자일 뿐이다. 이들도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지만 보호할 수 있는 법이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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