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린이 보내는 ‘3분54초의 위로’

발라드 싱글 앨범 'YOUR BUTTERFLY' 발표
김두윤 기자 2023-06-23 17:18:44
가수 이하린

이태백, 삼포세대, 이생망, 사오정, 오륙도, 헬조선…. 무거운 냉소가 담긴 신조어가 넘친다. 불안한 내일에 대한 두려움이 세대 곳곳에서 신음처럼 퍼져나간다. 이러한 세상에서 가수 이하린은 “끝까지 희망을 버려선 안된다”고 노래하고 있다. 

불안해 잠 못들 던 너를 알아
두 손 꼭 잡고 너를 지켜줄게

-YOUR BUTTERFLY 중(中)

청년은 취업이 안돼 울상, 중장년은 언제 쫓겨날지 몰라 불쌍,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생존에 비상, 그야말로 한숨이 절로 나오는 절망의 시대에 우리는 과연 어떤 희망을 품어야 할까. 비오는 수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이하린을 만났다. 

이하린은 하얀 원피스 차림에 미소를 띄며 카페에 들어섰다. 붙임성이 좋아 보이는 첫인상에 목소리도 부드러웠지만 그 뒤로 무언가 하나 더 있었다. 일종의 자신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당당함이라고 할까.

노래 ‘Butterfly(나비)’에 대해 물었다. "격려와 위로, 희망"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하린은 “살아보니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며 “열심히 살아온 그들이 자포자기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들을 위로해주는 노래를 하자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곡 제목도 원래 ‘You are(당신은)’에서 ‘Your(당신의)’로 바꿨다고 했다.

-왜 희망과 위로인가.

이하린은 신인가수 아닌 신인가수다. 40대 늦깎이 가수다. 이하린은 “좀 늦게 앨범을 냈다”며 “어릴적 기회가 있었지만 일이 생겨 내지 못했고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이제서야 앨범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1년 교통사고를 당했다. 얼굴 곳곳이 함몰될 정도로 심각했다. 사는게 부질없고 삶의 등불이었던 노래 마저 포기하고 싶었다. 밤마다 나쁜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 들었다.

쓰러진 그녀를 일으켜 세운 것은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였다. 이하린은 “하루가 온통 깜깜한 밤이 됐을 무렵 누군가가 ‘네가 살아난데는 이유가 있을거야’라고 말해줬다”며 “가슴이 찡했다. 그리고 ‘그래 다시 살아보자’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삶과 꿈을 모두 내팽개칠 뻔한 시련에서 그가 얻어낸 인생의 답이 바로 ‘희망과 위로’였던 것이다.

수차례 걸친 수술도 좋은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이때부터 이하린의 노래는 외롭고 지친 이들의 삶이 ‘희망의 내일’이 되기를 소망하고 염원하는 간절한 기도가 됐다. 

그래서 그의 첫 싱글 ‘Your Butterfly’는 자전적이며, 진심을 담았다. 이 곡의 울림의 깊이와 힘이 통상적인 발라드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음색과 가사가 돋보이는 이 곡의 전반부는 지친 이들을 보듬어 위로하고 치유한다. 나비가 날개를 펼치듯 갈수록 고조되는 보컬이 돋보이는 후반부는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는 단호한 외침과 희망을 잃지 말고 꿈을 향해 훨훨 날아가자는 응원을 담고 있다.

이하린은 “중요한 것은 이겨내고 꿈을 이루고자 하는 자기 내면의 의지”라며 “그런 의지를 이끌어주고 위로해주는 노래를 계속할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이하린의 첫 인상에서 느껴졌던 당당함의 정체, 그것은 바로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였다.

이하린은 올해 안으로 후속 앨범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하린은 “저보다 노래 잘하는 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더 노력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면서 나만의 색깔을 노래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하린은 보컬트레이너로 오랫동안 활동해왔으며 현재 수원여자대학교와 백석예술대학교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총 3분54초 동안 이하린이 보내는 위로. 한 사람의 위로의 메시지가 전하는 긍정의 힘이 얼마나 지대한 지 이 노래를 통해 느껴볼 필요가 있다.

'YOUR BUTTERFLY' 가수 이하린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