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내 '테이퍼링' 현실화되나

연준 "자산매입 속도 완화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
금리인상 역시 예상보다 빠른 내년 시작될 수도
2021-09-23 08:03:32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등 그동안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한 긴축정책을 본격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22일(현지시간)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물가·고용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이 지속해온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조만간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준금리는 현재의 0.00∼0.25%로 동결했다.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 결정에 따라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째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고정된 것이다. 하지만 연준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2022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점도표에서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금리인상을 점쳤다. 지난 6월 FOMC 때 7명에서 2명 늘어났다. 2023년에도 현 수준의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한 위원은 1명에 그쳤다. 나머지 17명 중 과반인 9명은 2023년에 지금보다 1%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2023년이 아닌 내년에 금리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판단의 배경이 됐다. 연준에 따르면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7%에서 5.9%로 하향 조정됐으나, 대신 2022년 성장률은 종전 3.3%에서 3.8%로 상향됐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0%에서 3.7%로 크게 올라갔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연준 안팎에서는 테이퍼링 착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11월 테이퍼링 발표, 12월 시작'을 예상하는 현지 전문가도 나온다.

이같은 발표에도 금융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338.48 포인트, 1.00% 올라간 3만4258.32로 폐장했다.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41.45 포인트, 0.95% 오른 4395.64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전일에 비해 150.45 포인트, 1.02% 상승한 1만4896.85로 거래를 마쳤다.

테이퍼링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데다가 헝다집단(恒大集團)이 이자 지급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헝다집단과 관련해서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소식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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