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른바 '빅스텝'을 결정하면서 긴축정책에 가속폐달을 밟았다. 하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던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일축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연준은 4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발표하고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0.75~1.0% 수준으로 상승했다. 0.5% 포인트 인상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 재임 당시인 지난 2000년 5월 이후 22년만의 최대 인상 폭이다. 연준은 통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왔다.
추가 금리인상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별도 회견에서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0.5%p, 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위원회에 퍼져있다"며 향후 '빅스텝' 행보를 이어갈 방침을 예고했다. 다만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0.75%포인트의 한층 급격한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연준은 8조9000억달러(약 1경1272조원)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내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가운데 475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고 시장에 흘려보낼 방침이며, 앞으로 석 달후에는 이를 950억달러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연준은 2015~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높이다, 2019년 7월부터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인 2020년 3월부터는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은 지난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올해 남은 6번의 회의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일부 지표가 약화 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일자리 등 전반적인 경제 기저가 튼튼하다는 전제하에 최악의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고강도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로 집계된 것을 언급, "전반적인 경제 행위가 1분기 감소했음에도,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는 강건하게 남아있다"며 "소득 수입은 탄탄하고 실업률도 근본적으로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속하는 형세이며, 이는 팬데믹을 비롯해 높은 에너지 가격, 전반적인 가격 상승과 연관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되면서 뉴욕증시는 상승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32.27포인트(2.81%) 오른 34,061.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4.69포인트(2.99%) 상승한 4,300.1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1.10포인트(3.19%) 급등한 12,964.8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애플(4.1%), 알파벳(4.2%), 메타(5.4%) 등 주요 빅테크주가 4% 이상 급등했고, 쉐브론(3.1%)과 엑손모빌(4.0%) 등 에너지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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