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치킨 시대'에 '6000원대 치킨'이 등장하면서 치킨 가게 사장님들이 '폭리의 주범'으로 몰렸다.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가격”이라는 자영업자들의 애처로운 항변은 “지금 프랜차이즈 가격이 얼만지 아느냐"는 소비자들의 반박에 가로막혔다. 치킨값과 동시에 본사가 받는 원재료비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공세에 폭리를 취했다는 의심까지 더해진 것이다. '동네북' 신세가 된 가맹점주들과 막대한 이익을 올린 프랜차이즈 본사의 현실이 너무 대조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형마트 3사에서 팔리는 치킨 한 마리 가격은 1만원이하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을 6990원에, 이마트는 '5분 치킨'을 5980원에 팔고 있다. 롯데마트도 한 마리 반의 양인 '한통치킨'을 8800원에 팔고 있다. 후라이드 기준 교촌치킨(1만6000원), BHC(1만7000원), BBQ(황금올리브, 2만원) 대비 반값 수준이다. 맛과 품질도 호평일색이다. 그야말로 '가성비 갑'이라는 소비자들의 찬사가 나온다. 치킨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대형마트도 싱글벙글이다.
이는 치킨 원가논쟁을 촉발시켰다. 특히 한 마트 관계자가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며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언급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가뜩이나 천청부지로 치솟은 치킨값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던 상황에서 이 발언은 분노폭발의 불쏘시개가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생달값이 4000원대인데 6000원이 나올 수 없다", '미끼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 하려는 대형마트의 상술"이라는 반박이 쏟아졌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 모습이다. 치킨 2만원, 3만원 시대에 대체 무슨 소리냐는 것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 상황에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대형마트 저가치킨을 개입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가맹점주들은 치킨값은 올랐지만 자신들이 더 번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재료비가 동시에 무섭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bhc의 경우 지난달 튀김유 가격을 한꺼번에 40% 올렸으며, 이번달엔 닭 값도 올렸다. 비비큐(BBQ) 역시 원부자재 50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70% 올렸다.
치킨 프랜차이즈사들은 코로나 시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만 따져봐도 bhc의 영업이익률은 30%대, BBQ는 영업이익률은 16.8%, 교촌 5.7%에 달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요식업계의 최근 2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8.5% 수준이다. 치킨값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이 가격인상의 근거로 자주 내세운 것이 '가맹점들의 어려운 사정'이었다는 점이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치킨이 2만원이 아니라 3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재 본사는 호실적에 웃고 가맹점주들은 폭리의 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비싼 치킨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가 가맹점으로 향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부 역시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결정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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