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군공항과 민간공항 동시 이전'이라는 기존 입장을 바꿔 분리 이전 가능성을 열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함평군이 '군공항 이전시 광주시 편입'을 요청한 바 있어 이번 광주시의 입장 변화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광주·전남 지역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광주시는 15일 "광주 군 공항 이전 지역으로 전남 무안과 함평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광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남도가 함평군 언급 중단을 요청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시의 입장은 무안과 함평 양 지역으로부터 유치의향서가 제출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시장은 또 "함평군은 지난 6월 말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유치 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전남도에서 국방부와 군에 연기를 요청해 12월 말로 한 차례 연기한 주민 여론조사가 실시될 예정"이라며 "군민이 동의한다면 군 공항은 함평으로, 민간 공항은 무안으로 동시에 이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무안군과 함평군에 또다른 선택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다. 광주시가 군 공항과 민간 공항 이전 후보지를 달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치의향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기까지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을 무안으로 동시 이전하고, 이전 후보 지역에서 함평을 배제해야 한다는 전남도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가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광주시에 군 공항 이전과 관련 함평군에 대한 언급 중단을 요청한 것을 정면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광주시의 입장 변화는 공항 이전을 넘어 '함평군 광주광역시 편입'과 같은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전망이다.
함평군은 올 상반기 군공항 이전 수용시 광주시로의 편입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광주시가 해안도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이 됐다. 최근 일고 있는 '김포시 서울 편입' 논란의 예고편 형태였던 것이다.
실제로 대구광역시가 오랜 논란이 된 '시내 K2 군공항'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올해 인근 군위군을 편입했다. 선례가 있는 만큼 '광주광역시 함평구'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닌 것이다. 더욱이 현재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위치한 빛그린산단은 함평군과 경계가 모호할 만큼 형성되는 등 광주시의 발전 방향이 함평군이 있는 서쪽으로 커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전라남도는 이에 발끈했다. 결국 함평군에 수조원대 지역발전 클러스터 조성 약속을 하며 달래기에 나섰고,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됐다.
광주광역시의 이번 '분리 이전 가능성' 시사는 다음달 있을 함평군 주민 여론조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대적으로 무안에 비해 이전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광주시에 '편입'과 같은 선제조건을 요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광진 부시장은 전남도에 즉각적인 세 번째 광주‧전남 양 시‧도지사 간의 만남을 요청하고 여기에 함평군과 무안군을 참여시켜 4자 간 논의의 장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광주시의 입장 변화가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지, 아니면 사분오열에 기름을 붓는 시발점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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