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스파이칩' 논란... 중국 IT업계 먹구름

해킹 우려 커져...20일 출시 예정, 화웨이 '메이트20 프로'에 악재
2018-10-10 08:35:07
올해 1월 미국 CES에 참여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전시한 '메이트10'. 사진 시장경제DB
올해 1월 미국 CES에 참여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전시한 '메이트10'.

좁쌀 한 일 크기보다도 작은 초미세 마이크로 '스파이칩' 발견 소식이 중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제조된 서버용 칩이 서방의 군사 외교, 경제 산업분야 핵심 기밀을 중국 정부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차이나(CHINA)' 브랜드에 대한 세계인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20일 런던에서 대규모 언팩 행사를 앞두고 있는 중국 대표 IT기업 화웨이에게 '중국산 서버 스파이칩' 논란은 달가울 수 없는 악재다. 이 문제는 내년 3월 한국을 시작으로 상용화 예정인 5G 통신장비 시장에 직접적 타격을 줄 전망이나, 저렴한 생산 원가를 앞세워 약진하고 있는 '메이드 인 차이나' 계열의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산 스파이칩 논란은 현지시간으로 4일, 미국 블룸버그 비즈니스워크의 보도를 통해 불거졌다. 이 매체는 미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인 애플과 아마존 웹서비스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마이크로 칩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가 전한 마이크로 칩은 지름이 1~2m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 용도에 대한 매체의 분석이 흥미롭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워크는 이 칩이 미국 기업의 거래기밀과 특허권 등을 수집하는 데 악용된 것으로 의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칩은 '슈퍼 마이크로'라는 기업이 중국 현지에서 조립 생산했다.

보도의 파급력은 매우 컸다. 당장 국제 거래시장에서 중국 기술주는 급락했다. 중국이 화웨이·ZTE와 같은 자국 IT기업의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해, 서방 국가 및 기업의 핵심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스파이칩'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파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선 미국, 호주, 유럽 각국이 중국 IT 기업을 규제할 새로운 명분이 생겼다는 데 이론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중국 IT기업에 대한 불신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업계 최초의 트리플 카메라폰 'P20 프로'를 출시하면서, 애플을 밀어내고 출하량 기준 세계 2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여세를 몰아, 2020년에는 스마트폰 세계 시장 1위인 삼성전자마저 넘어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달 20일 화웨이가 공개할 '메이트20 프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중국 굴기(?起)를 위한 화웨이의 야심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IT전문 외신을 종합하면, 화웨이는 '메이트20 프로'에 갤럭시노트9 혹은 애플의 아이폰XS시리즈에 버금가는 첨단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탑재되는 카메라 역시 LG전자가 4일 출시한 'V40 싱큐'와 같은 5대에 달한다. 스마트폰의 심장인 AP도 7나노 공정 기반의 '기린980'으로, 10나노 공정 AP에 비해 한 수 위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웨이는 앞선 AP를 바탕으로, 메이트20 프로의 'AI'기능을 대폭 강화해 경쟁 모델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격과 중량, 발열 제어 기술의 효율성, 디스플레이 기능의 숙련도, AP 설계 기술의 안정성 등 변수는 많지만, 일단 지표 상으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 애플의 아이폰XS 시리즈에 견줄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 스파이칩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화웨이의 전략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앞서 지난 5월, 미국 국방부는 중국 기업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스마트폰의 군 기지 내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들 스마트폰이 해킹이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미 국방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화웨이와 ZTE 제품은 장병들을 용인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며 “군 기지 내에서 이들 기기를 판매하는 건 신중치 못한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올해 4월, 북한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향후 7년 간 미국 기업이 ZTE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처분했다. 미 중앙정보국을 비롯한 정보기관들도 '해킹 가능성' 등을 이유로, 화웨이 및 ZTE 제품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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