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행한 '카드수수료 인하'로 유통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카드마케팅을 가장 활발히 사용하는 곳이다. 카드사들이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정책으로 혜택을 줄이면 이들도 마케팅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무이자할부 서비스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 더해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을 손보겠다고 나섰다. 관계자들은 향후 무이자할부, 구매금액별 상품권 프로모션 등에 영향을 끼쳐 매출감소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당정협의를 거쳐 수수료 우대구간을 연매출 5억원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의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1월말부터 연매출 5억~10억원 가맹점은 카드수수료가 기존 2.05%에서 1.4%로, 10억~30억원 가맹점은 2.21%에서 1.6%로 낮아진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이번 개편으로 총 1조4000억 원의 카드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향후 3년간 1조5000억 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 업계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서두르고, 핀테크 경영 가시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자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수익감소폭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달 초 금융위는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카드산업 건전화·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에 대한 카드사 마케팅 지원현황을 점검중이다. TF는 내년 1월 말까지 점검을 마무리하고 대형 가맹점의 마케팅 관련 지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카드수수료 인하가 유통업계로 불똥이 튄 형국이다. TF는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업계 충격 완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의 과도한 마케팅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렇게되면 백화점은 가맹점 수수료와 연회비를 초과하는 마케팅 제공은 금지된다.
백화점과 카드사가 진행하는 대표적 마케팅은 무이자 할부와 상품권 증정이다. 이 중 무이자 할부는 사실상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유통업계는 내년 이사철과 혼수철 대목을 앞두고 무이자혜택 축소로 매출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상품권 마케팅도 줄어들 전망이다. 백화점들은 세일시즌 구매금액별 제휴카드 결제시 구매액의 5% 상당의 상품권 지급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조대로라면 카드사 마케팅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이자할부는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케팅 중 하나인데 이로인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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