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서울 도심에서 남자 경찰이 술 취한 남자 둘과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옆에 있던 여자 경찰이 주취자 둘 중 한 명도 제압하지 못하는 영상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치안조무사”, “남자든 여자든 업무능력이 우선이다” 등 논쟁을 벌였고, 여성 경찰들은 “전형적인 여혐몰이”, “치안조무사란 조롱은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빅터뉴스(BDN:BigDataNews)가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조사한 결과, 17일 오후 5시 현재 포털 <네이버>에 1만 1343개의 뉴스가 실린 가운데 국민일보 「“한명도 제압 못하네” 대림동 여경사건 영상 시끌」에 5969개 댓글이 달리며 가장 뜨거운 뉴스로 떠올랐다.
15일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이란 제목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동영상은 술에 취한 듯한 두 명의 남성 중 한 사람(A)이 왼손으로 남자 경찰의 오른 뺨을 때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성 경찰은 즉각 A의 오른팔을 꺾은 뒤 길바닥에 눕히며 제압한다. 이 때 말리다 뒤로 밀려난 또다른 주취자(B)가 동료를 구하려고 왼손으로 남성 경찰의 뒷목을 밀며 체포행위를 방해한다. 현장에 함께 있던 여성 경찰이 남성 경찰을 도우려 하지만 B는 오른손으로 여자 경찰을 밀치고 힘이 부친 여경은 밀려난 후 무전기로 도움을 요청한다.
기사는 남성들이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와 경찰 준비생들의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경찰이 현장에선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성토하는 글이 많은 반면, 여성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선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뉴스를 접한 누리꾼들이 단 댓글 중에는 “치안조무사”(mind****)가 9880개 공감을 얻으며 공감 순위 1위에 올랐다. 간호사에 비해 업무영역과 권한이 제한된 간호조무사에 빗대 여성 경찰을 ‘치안조무사’라 부른 댓글이다.
“성별이 문제가 아니지. 남자든 여자든 술주정뱅이도 제압 못 할 정도면 현장 나갈 자격이 없는거지.”(shark****, 공감 8911개), “남자든 여자든 경찰이라는 신분적 업무능력이 우선이다. 미안하지만 경찰이라는 직업이 여성성을 우선으로 배려해주는 직업이 아니라고. 그리고 동료가 뺨 맞는데 무전연락한 것 이외 뭘 더 해야하냐니. 동료가 위험에 처해도 무전으로 어떡해 어떡해 한다는 건지.”(drea****, 공감 6534개) 등 성별이 아니라 업무능력이 우선이고 경찰은 여성성을 우선 배려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댓글들이 다른 누리꾼의 공감을 얻었다.
포털 <다음>에 올라온 같은 기사에도 같은 취지의 댓글들이 달렸다.
“뭘 어떻게 하긴 보고하고 오또케스트라 공연할게 아니라 제압을 해야지. 그딴 보고는 경찰 아니어도 다한다. 무전기에 보고할려고 경찰됐냐”(아**), “강도 신고하니 여경 오면 좋아라 하겠다”(iron***), “위험하다 위험해! 좀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동료 남자경찰은 여경이 속수무책 뒤에 빠져있는 사이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강***) 등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하지 못하는 여자 경찰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표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직업에 특수성이라는 게 있다. 무조건 여성 비율만 높이려는 정부 정책이 문제다.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볼 것이고 특혜는 여경 취업자 소수만이 누릴 것”이라며 여성할당제에 대한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도 보였다.
한편, 포털 <다음>에 올라온 헤럴드경제 「"테이저건 실수는 전체 남자경찰의 문제냐".. '대림동 논란'에 여경들도 할말 있다」는 여자 경찰이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에 대해 현직 여경들이 반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여성 경감은 “암사동 사건에서 남자 경찰의 테이저건 발사 실수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는데, 그러면 전체 남경이 문제가 있는 것이냐” 따져 물었다.
‘암사동 사건’은 지난 1월 14일 오후 7시경 지하철 8호선 암사역 출구 인도에서 친구를 흉기로 찌른 10대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들고도 바로 진압하지 못하고 범인이 다가오자 뒷걸음치는 모습까지 보여 비난을 받았던 사건이다.
2인 1조로 구성된 순찰 업무에서 남녀 경찰의 역할이 달랐다는 해명도 나왔다. 한 여자 경사는 “남경은 제압하고 여경은 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명이 치안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한명이 무전으로 추가 지원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여경도 경찰 교육을 거쳐 임관한 경찰관이고, 범인 제압방법 등 다양한 것을 다 배운다”고 강조했다.
지방경찰서 한 여경은 “여경 폐지 주장까지 나오는 것은 전형적인 ‘여혐몰이’”라 했고, 다른 여경은 “여성 취객들을 부축하는 업무만 해도 부담을 느끼는 남자 경찰들이 많다”며 “치안조무사란 조롱은 거의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기사에는 1718개 댓글이 달렸다.
“외국처럼 체력을 단련하는 것도 아니고 범죄자를 다뤄야 하는데 현장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데 그럼 내근직만 하게요?(중략) 남녀 할당제로 피해보는 건 우리 국민 스스로라는 걸 잊지 말길..”(j*) 댓글은 3489개의 추천을 받았고, “여경이 여자라서 문제 삼는 게 아닙니다. 이 문제를 여혐으로 몰아가지 마세요. 경찰이라면 경찰다워야 하는데 여자 경찰들은 미덥지 못해서 문제라는 거죠(하략)”(사이비****)도 추천 2305개를 받았다.
“여자 뽑지 말라는 말이 아니고 자격이 안됐는데 여자란 이유로 뽑지 말라는 거지. 여경한테만 체력검정기준 낮추거나 그러지 말고 남자건 여자건 경찰 자격을 갖춘 사람을 뽑아야지”(바람**)는 1907개 추천을 받았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