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김원봉’ 발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댓글들도 날선 모습으로 갈라졌다.
문 대통령은 6일 제 64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올 들어 독립운동가 서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약산 김원봉(1898~1958)에 대해 “광복군에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을 집결”했고 “(좌우가) 통합된 광복군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일제 요인 암살 등 무정부주의 투쟁을 전개했고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올랐으며 1944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1948년 월북 후 국가검열상과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을 역임했지만 1958년 연안파 제거 때 숙청됐다.
빅터뉴스(BDN:BigDataNews)가 뉴스 댓글 분석 프로그램 ‘워드미터’로 분석한 결과 7일 오후 5시 현재 ‘김원봉’을 키워드로 한 뉴스는 포털 <네이버>에 167개, <다음>에 153개씩 등재됐다. 누리꾼들의 댓글은 네이버에 4만 5703개, 다음에 1만 9129개 각각 달렸다.
이날 포털 <네이버>에서 김원봉 관련 뉴스 중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서울신문 「김원봉 앞세운 文, 이념·정파 극복 취지… 보수야당 강력 반발」이었다.
◆ 한국당, “6.25 北 공훈자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됐다. 기가 막힐 노릇”
문 대통령의 추념사를 접한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6·25전쟁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북의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한미 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다.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맹공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난데없이 북한의 6·25전쟁 공훈자를 소환했다”며 “말로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하면서 사실은 보수·진보의 편을 갈라 놓을 일방적 주장을 그때그때 무늬를 바꿔 가며 이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이념·정파 갈등을 뛰어넘자는 취지”라면서 “김원봉 선생이 언급된 맥락도 좌우가 통합된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라는 의미이지 조선의용대가 곧 국군의 뿌리라고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해명했다.
◆ <네이버> 누리꾼, “좌파들의 억지라면 김일성도 국가유공자"
이 기사는 7640개 댓글이 달리며 <네이버> 누리꾼들의 성토장이 됐다.
“좌빨들의 억지라면 김일성도 국가유공자로 자격이 있다. ㅡ 저런 개 소리 하는것 보니 이미 공산화가 마무리 되는것 같다.”(moni****)는 7806개 공감을 받았다.
“김일성과 같이 6.25남침에 책임을 져야할 김원봉이란 자를 6.25때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전사한 국군용사들이 묻혀있는 현충원에서 치켜세우며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분들을 모독하였다. 이것은 이스라엘 대통령이 아이슈비츠수용소에서 유태인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유태인 학살을 정당화하고 히틀러를 치켜 세운 것과 마찬가지”라는 댓글(smwo****)도 6816명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었다.
◆ 靑 “野 반발 이해 안 돼”... 누리꾼, “광복절날 이토 히로부미 찬양하는 격”
헤럴드경제 「靑 “대통령 ‘김원봉 언급’ 野반발, 이해 못하겠다”」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의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청와대 입장을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좌우 이념을 극복한 애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 발언 취지는 애국 앞에서 이념의 문제나 정파의 문제를 뛰어 넘자는 것”이라며 “문맥 그대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남침 주역을 문제가 뭔지 모르다니.” “김원봉의 광복 이후 행적을 보면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되나”, “근데...일본의 사과는 언제 받으려고 시간 끄냐?”, “광복절날 이토히로부미 찬양하는 소리 하고 있는 격인데 그게 아무 문제가 없다고?” 등 댓글이 공감을 얻었다.
◆ 한국당, “대통령이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 민주당, “차명진 막말이 한국당 입장인가?”
연합뉴스 「김원봉 놓고…"이념 갈라치기 말라" vs "대한민국 정체성 파괴"」도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를 놓고 여야가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고 바른미래당 역시 “호국영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가세했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수야당들의 주장을 ‘색깔론’이라며 반격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 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 엄호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명진 전 의원의 입장은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역공하며 “이번 기회에 차 전 의원을 당에서 영구히 축출하길 요구한다”고 역공했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원봉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자”라며 “한국당 뭐하냐? 입 달린 의원 한명이라도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 네이버 누리꾼, “6.25 일으킨 김원봉을 유공자 지정이라니 이게 상식 있는 나라냐?”
네이버 누리꾼들은 김원봉이 6.25 남침의 주역이었다는 점을 부각한 댓글에 동조하며 공감했다.
“월북만 한게 아니라, 625학살의 주요 전범이라는 말은 왜 안하냐? 이게 니들 눈엔 아무것도 아니냐?”(park****)는 2959개 공감을 받았고, “어제가 현충일이었고 며칠뒤 6.25인데 김일성과같이 625일으킨 공산주의 사회주의자 김원봉을 유공자로 지정한다는 대통령이나 더불어****들 제정신이냐? 우와 진짜 이게 상식이 있는 나라냐?”(mari****)도 2052명 누리꾼들의 지지를 받았다.
◆ 똑 같은 기사에 <다음> 누리꾼, “김원봉, 친일 경찰 살해 위협에 北으로 쫓겨난 것”
같은 연합뉴스 기사는 포털 <다음>에서는 7298개 댓글이 달리며 댓글 많은 뉴스 1위에 올랐다. <다음> 누리꾼들의 댓글은 <네이버>와 달랐다.
‘노덕술’ 등 친일 경찰을 호명하며 현충원에 ‘친일 매국노’들이 묻혀 있다는 주장들이 이어졌다.
“광복 후 이승만 정부에서 경찰 간부의 80%는 일제에 부역한 친일 경찰이었음. 사실상 대한민국 경찰이 민족의 숙원인 친일파 청산을 박살낸 것임. 지금이라도 반민특위를 박살낸 대한민국 경찰은 국민과 반민특위 유가족 앞에 사과해야 함.”(경**)은 7050개의 추천을 받았고, “친일 후손들아 현충원은 야스쿠니신사가 아니잖아 일제에 충성한 댓가로 일제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친일 매국노들이 저기 왜 있냐 끌어내라 독립군 대장 김원봉은 현재 자유애국사기친당과 조중동의 선조들인 왜경순사 헌병 앞잡이들이 통일후 대한민국의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살해위협에 압박을느끼고 북으로 쫒겨난 것이다”(강원도****)는 4898명 누리꾼의 추천을 받았다.
“자한당은 당사에 걸린 남로당 사진부터 떼라”(ma**)는 댓글도 2235개 추천을 받았다. 광복 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좌익 경력을 직격한 댓글이다.
◆ <다음> 누리꾼, “일제가 가장 두려워한 김원봉이라서?” “월북 이유 알고 말해”
댓글 많은 뉴스 5위에 오른 헤럴드경제 「靑 “대통령 ‘김원봉 언급’ 野반발, 이해 못하겠다”」에는 “일본놈들이 가장 두려워한 김원봉이라 그런거냐 독립운동가 분들은 만주와 소련에 계셨다 일본에 피해서 그곳에서 독립정부 만들고 독립군 만들어서 싸우신건데 그분들이 다 빨갱이냐 이승만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들 이젠 좀 다시 재평가하자”(흑*, 추천 1350개), “김원봉선생이 왜 월북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네. 해방 후 이승만의 비호아래 일제치하 악질경찰이었던 노덕술에게 폭행당하고 정치적 숙청 위험에 월북했다가 결국 북에서도 김일성에게 숙청당했다. 남한에 있었다 하더라도 김구선생님처럼 암살당했을 듯.”(아**, 추천 1030개) 등 김원봉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하거나 월북 배경을 설명하는 댓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