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中 "반도체 더 줘" vs 美 “팔지 마”... 삼성·SK는 눈치만

美-中 ‘무역전쟁’ 장기화… ‘고래싸움에 새우 등’ 신세
‘화웨이 매출 비중’ 삼성전자 2.5%, SK하이닉스 15%
‘화웨이’ 언급 SNS에 포함된 감성어, 부정 39.4%>긍정 23.6%
2019-06-18 14:43:27
화웨이(사진=뉴데일리DB)
화웨이(사진=뉴데일리DB)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 갈등은 무역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타격이 6000억 달러(약 712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계도 두 무역대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웨이 사태가 수출 부진을 장기화시킬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한 축인 전자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상황을 매우 심각히 여기며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18일 이번 사안과 관련 “섣부른 판단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단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화웨이는 각종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주요 IT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최대 업체다. 지난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31%로 1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도 2억 600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순위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힌다.

반도체 업체들로서는 주요 고객사인 셈으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면 자연스레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미중 갈등으로 향후 2년간 매출이 30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감소 대부분은 반도체가 사용되는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매년 80조원 가량 반도체 관련 부품을 사들이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요 공급사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 중 화웨이 비중은 약 2~2.5%, SK하이닉스는 10~15%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측면에서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최근 반도체 시장은 불황은 화웨이 사태로 구매를 미루며 수요가 위축된 것이 요인으로 지목된다.

IHS마킷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은 4462억달러로, 지난해 4820억달러에 비해 7.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는 올해 약 2.9% 성장을 기대했지만, 반도체 시장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5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최대 암흑기'로 꼽혔던 지난 2009년(-11%)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반도체사들이 화웨이 공급을 중단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이마저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화웨이를 거래제한 대상 업체로 지정했고 인텔, 퀄컴,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수출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압박이 있은 만큼 공급 확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처지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서부 시안에서 낸드플래시를, SK하이닉스는 중국 동부 우시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과 SK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현지 내수 시장에서 대부분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기존 공급물량을 끊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기적인 영향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반도체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셜 메트릭스’로 지난 한달 간(5. 17~6. 17) 분석한 ‘화웨이’에 SNS 여론을 분석한 결과, 연관어는 ‘중국’(1만 9403건)과 ‘미국’(1만 8833건)이 1위와 2위인 가운데, ‘삼성’(8892건, 4위), ‘삼성전자’(2888건, 30위)와 ‘한국’(6876건, 8위)도 주요 연관어로 떠올랐다.

그림='화웨이'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그림='화웨이'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화웨이’가 언급된 SNS 문장 속 감성어 비율은 부정어가 39.4%로 긍정어 23.6%보다 많았다.

부정어는 우려 위기 갈등 반발 위협 망하다 불매운동 등이었고 긍정어는 지지하다 적극적 빛나다 좋은 자부하다 강세 등이 이어졌다.

부정 감성어 1위 ‘우려’는 “중국의 이어지는 디도스 공격을 보고 느려지는 인터넷망을 이용하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가 그저 한낱 헤게모니 싸움이거나 그들의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게 됐다”는 트위터에 포함됐다.

‘지지하다’는 “현재 중국인들 "나 지금 화웨이 쓴다" -아이폰7플러스 "화웨이 말곤 안써" -아이폰7 "제발 화웨이 좀 쓰자" -아이폰XR "화웨이를 지지합니다!" -아이폰SE "화웨이 조와요" -샤오미6”(1542회 리트윗)에 포함되며 긍정 감성어 1위에 올랐다.

그림='화웨이' 감성 키워드 순위
그림='화웨이' 감성 키워드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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