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주요 소재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양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199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 일본에 ‘호감이 간다’ 12% < ‘호감이 가지 않는다’ 77%
한국갤럽이 지난 9일~11일 전국 성인 1005명을 상대로 일본에 대한 호감 여부를 물은 결과 ‘호감이 간다’는 답변은 12%에 불과했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가 77%, 의견을 유보한 사람은 10%였다.
‘일본 사람’에 ‘호감이 간다’고 답한 사람도 ‘일본’에는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66%였다. ‘일본 사람’에게 ‘호감가지 않는다’는 사람은 92%가 ‘일본’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역사적 사건들을 계기로 부침을 거듭해왔다.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이듬해인 2003년 35%였던 호감도는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의 날’ 조례를 통과시킨 2005년 20%로 떨어졌다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41%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일본 호감도가 40%를 넘은 것은 당시가 유일한데 대형 재난에 대응하는 일본인들의 성숙한 태도가 일본의 국가 이미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 2015년 광복 70주년 3.1절을 몇일 앞둔 시점에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17%로 처음으로 20%를 밑돌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한미 한중 한러 정상회담이 모두 이뤄졌지만 과거사 문제로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못하던 시점이다. 일본 아베 총리는 당시 정상회담 의향을 몇 차례 비쳤으나 박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식 개선 없이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한일 분쟁 책임 누구에게 더?... ‘일본 정부’ 61% > ‘한국 정부’ 17%
한일 간 분쟁의 책임이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중 누구에게 더 있다고 보는지 질문에 61%가 ‘일본 정부에 더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 책임이 더 크다’는 답변은 17%, ‘양측 모두’라는 답은 13%였다.
‘일본 정부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은 20대(74%)와 30대(79%), 진보층(81%)에 두드러졌다. ‘한국 정부의 책임’을 더 물은 쪽은 50대(26%)와 60대 이상(24%), 보수층(31%)에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국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을 지지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은 6%와 8%에 불과했지만, 바른미래당 지지층은 20%,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40%가 우리 정부 책임을 더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
◆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동참 의향은?... ‘있다’ 67% > ‘없다’ 27%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질문에는 67%가 ‘있다’, 27%가 ‘없다’고 답했으며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참여 의향은 대부분 응답자 특성에서 우세했다. 특히 문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자도 59%가 ‘불매 운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한일간 분쟁 책임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본 사람의 38%도 불매 운동에는 동의의 뜻을 비쳤다.
이는 현 정부에 대한 신뢰 여부나 좋고 싫음보다 일본에 대한 뿌리깊은 감정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상의 결과는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9~11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6849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됐고, 1005명이 응답해 15%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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