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노쇼에 누리꾼 “사기” “실망” “분노”

[데이터K] 빅데이터로 분석한 ‘호날두’ ①
2019-07-28 14:27:43
2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뉴데일리DB)
26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사진=뉴데일리DB)

 

“호날두가 아닌 날강두”

“이제부터 ‘우리 형’은 메시”

축구 월드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가 1초도 뛰지 않고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12년만에 방한한 그를 보기 위해 궂은 날씨 속에 6만 5천 관중석을 메운 팬들을 끝까지 실망시켰다.

저녁 8시부터 시작하기로 한 경기가 1시간이 지나서야 시작됐지만 ‘후반전 45분은 호날두가 뛰게 돼 있다’는 약속을 믿은 팬들은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후반전 경기 종료가 임박하도록 호날두가 벤치만 달구자 분노한 관중들은 급기야 “메시, 메시” 구호까지 외쳤다. 호날두의 최대 라이벌 선수 이름을 연호하며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백만원 넘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으며 세계 스타가 뛰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보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축구팬들은 호날두를 비난하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 8시 예정 경기, 1시간 늦게 시작... 호날두 팬사인회에 호날두 불참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최한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26일 오후 입국했다. 경기는 오후 8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일 오전 중국에서 출발한 유벤투스는 기상이 악화되며 입국이 늦어졌고, 경기 전인 오후 4시부터 열릴 예정이던 호날두 팬사인회에도 호날두가 불참했다.

8시로 예정됐던 킥오프는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연착하며, 경기 지연을 안내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고 TV 중계를 담당한 KBS 앵커와 해설자도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하며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경기 지연보다 더 큰 문제는 출전이 당연시됐던 호날두가 그라운드를 한번도 밟지 않고 벤치만 지켰다는 점이다.

‘호날두 캠’이 그의 표정과 일거수일투족을 좇았고, 전광판에 호날두가 등장할 때마다 환호하던 6만여 팬들은 야유를 보내며 실망과 분노를 드러냈다.

이번 경기의 좌석표 가격은 최하 3만원에서 최고 40만원(프리미엄존S)이었고 지난 3일 판매 개시 2시간 30분만에 6만 5천석 전석 매진됐다. 입장료 수입은 대략 65억원으로 추산된다.

‘호날두 사기극’이란 말도 나왔다. 행사를 주최한 ‘더페스타’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를 앞두고 호날두가 45분 출전하는 계약 조항을 넣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사태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부글부글 끓었다.

빅터뉴스(BigDataNews)가 온라인 미디어 분석 솔루션 ‘펄스K’로 25~27일 검색어 ‘호날두’를 조사한 결과 1만 3790건의 언급량을 기록했다. 사흘이라는 기간을 감안하면 누리꾼들의 관심과 반응이 집중됐음을 알 수 있다.

SNS 매체별로는 트위터가 87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스포츠 커뮤니티 등 각종 커뮤니티가 2485건, 블로그 1442건, 인스타그램 616건, 뉴스 432건 등이었다.

날짜별로는 경기 다음날인 27일에 언급이 가장 많았다. 트위터 5277건, 커뮤니티 1461건, 블로그 749건 등이었다. 호날두와 유벤투스, 프로축구연맹, 더페스타 등에 대한 비난과 사태 원인 등에 대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토요일인 이날 집중된 것이다.

그림='호날두' SNS 언급량 추이(7.25~7.27)
그림='호날두' SNS 언급량 추이(7.25~7.27)

 

◆ 호날두 연관어, ▲계약 ▲더페스타... 2010년 15분 뛰고 2골 넣은 ‘메시’ 부각

‘호날두’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이슈어는 ▲유벤투스(4319) ▲K리그(2393) ▲친선경기(1334) ▲감독(1273) 등이었다. ▲메시(1134) ▲계약(1087) ▲더페스타(971) 등도 연관어 상위에 올랐다.

호날두에 대한 버즈(특정 단어에 대한 온라인상 의미 있는 언급)량이 가장 많았던 트위터에서도 “호날두 대단하다 45분 출전하기로 계약이 되어 있었고 유벤투스도 감독도 본인도 다 알고있었지만 호날두 본인이 그냥 나가기 싫다고 한거고 구단도 감독도 그런 호날두한테 한마디도 못했다는거네” 등 누리꾼들이 ▲유벤투스(2115)와 ▲감독(665)을 지목하며 이슈어 최상위에 올렸다.

경기 후반 종료 직전 관중들이 “메시 메시”를 외치며 단 1초도 경기장에 나가지 않은 호날두를 비난했듯, 온라인에서도 과거 FC바르셀로나가 FC서울와 가진 친선경기에 출전한 메시가 연관어 7위에 올랐다.

한 누리꾼은 “리오넬 메시랑 FC바르셀로나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적어도, 리오넬 메시는 아픈 몸으로 20분 정도 출전해서 2골이나 넣었습니다”라며 호날두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의 멘트를 남겼다.

9년 전인 2010년 8월 FC바르셀로나 내한 시 리오넬 메시도 함께 왔는데 당시 펩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메시가 독감으로 출전할 수 없다”고 단언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메시는 경기에 15분 출전했고 두 골을 넣기까지 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30분 출전 의무’ 불이행으로 한국 주관사 측에 20만유로(당시 한화 약 3억 1천만원)를 배상했다.

그림='호날두'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그림='호날두' 연관어 워드클라우드

 

◆ ‘더페스타’ 대표, “후반 시작 10분 후 ‘호날두 결장’ 알았다” “무리한 일정은 K리그 탓”

연관어 전체 9위 ‘더페스타’는 트위터에서 7위(428), 블로그 15위(279), 뉴스 14위(84), 커뮤니티 5위(170) 등 채널별로 주요 이슈어 상위에 올랐다.

이번 빅 이벤트를 주최한 에이전시 더페스타의 대표 로빈 장은 27일 오후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후반전 시작 후 10분 뒤에 호날두 결장 사실을 알았다”며 “(유벤투스 측) 실무진이 후반전부터 연락이 되지 않아 귀빈석에 앉아있는 네드베드 부회장을 찾아가 제발 뛰게 해 달라고 했지만 ‘뛰지 않을 것’이란 대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호날두가 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앞선 인터밀란과의 경기에서 90분을 소화했는데 이때 깜짝 놀랐다”며 “25일 유벤투스가 호날두를 무리할 정도로 중국 홍보행사에 투입하길래 ‘우리 경기도 있는데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더니 ‘다 계약 내용이라 해야 한다’며 ‘한국 일정에 문제 없을 것’이라 답했다”고 했다.

호날두가 나이가 있는 선수라 프리시즌에 풀타임을 잘 뛰지 않는데 경기 전부는 물론 홍보행사까지 소화하느라 화가 많이 난 호날두가 구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한국 경기에 나가지 않았다는 추측이다.

“경기 날짜가 유벤투스가 요청한 27일 아닌 26일로 앞당겨진 건 프로축구연맹을 입장대로 된 것”이라고도 했다. 유벤투스는 당초 2박3일을 한국에서 보내는 일정을 잡고 27일 경기를 요청했지만 K리그 측이 리그 일정을 이유로 26일을 강행했다는 것이 장 대표의 주장이다.

◆ ‘호날두’와 함께 사용된 감성어, 부정 67.4%>긍정 32.6%

누리꾼들이 SNS에 ‘호날두’를 언급하며 함께 사용한 감성어는 부정어가 67.4%(5021건)로 긍정어 32.6%(2428건)의 2배를 넘었다.

그림='호날두' 긍부정 감성어 비율
그림='호날두' 긍부정 감성어 비율

 

◆ 부정어, ▲폭로 ▲실망 ▲위반... 긍정어, ▲좋다 ▲최고 ▲칭찬

부정어는 ▲폭로 ▲실망 ▲위반 등이었고, 긍정어는 ▲좋다 ▲최고 ▲칭찬 등이었다.

‘폭로’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6일(한국시간)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친선전 지연은 지안루이지 부폰의 면세점 쇼핑때문"이라고 폭로했다.”는 문장이 여러 차례 언급되며 버즈량을 높였다.

원래 일정보다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한 데다 유벤투스 골키퍼 부폰이 면세점에서 쇼핑하느라 시간을 더 지체했다는 것이다.

‘실망’과 ‘분노’도 “호날두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실망이 분노로 바뀌었다” 등에 언급되며 누리꾼들 넷심(NET心)을 반영했다.

긍정어 1위 ‘좋다’도 “호날두 팬서비스 좋다고 생각했는데”, “뭐야 호날두 좋은 사람인 줄 알 뻔했잖아” 등 부정적 언급에 쓰였다.

그림='호날두' 긍부정 감성어 랭킹
그림='호날두' 긍부정 감성어 랭킹

 

◆ ‘호날두’ 관련 뜰 이슈어는 ▲스포츠뉴스 ▲계약위반

호날두에 대한 언급량과 증가율에 기반해 연관 높은 이슈들의 흐름을 분석해봤다.

현재 언급량은 적지만 점점 증가 추세에 있어 미래에 이머징 이슈가 될 가능성 있는 이슈어는 ▲스포츠뉴스 ▲계약위반 등이 관찰됐다.

현재 언급량도 많고 증가 추세에 있는 이슈어는 ▲프로축구연맹 ▲대국민사기극 등이었다

현재 언급량은 많지만 정체 또는 감소 추세에 있는 연관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서울월드컵경기장 친선경기 등이 감지됐다. 현재 언급량도 적고 감소추세에 있는 연관어는 호날두의 과거와 현재 소속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juventus 등이었다.

그림='호날두' 미래신호
그림='호날두' 미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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