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의 청첩장에 회사 동료들은 “축하”로 반응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달랐다.
<다음>이든 <네이버>든 ‘반대’를 표한 댓글들이 추천(공감) 상위에 올랐다.
빅터뉴스(BDN:BigDataNews)가 뉴스 댓글 프로그램 ‘워드미터 채시보’로 분석한 결과 16일 오후 4시 현재 포털 <다음>에 올라온 2222개 기사 중 가장 많은 공감을 받고 댓글도 제일 많이 달린 기사는 머니투데이 「동성커플 청첩장, 회사에 냈더니.. "축하한다"」였다.
자신의 블로그에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레즈비언으로 사는 삶을 올리고 있는 김규진(28)씨는 다니고 있는 외국계 회사에 결혼 축의금과 신혼여행 휴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남자친구는 없지만 여자친구는 있다”며 2년 전 직장 동료에게 커밍아웃한 김씨는 결혼 경조금 신청에 두려운 감정이 생겼다고 했다.
김씨는 팀장과 사전 협의도 하고 인사팀에 공식 이메일을 보내 문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팀장이 “회사 사람이라면 다 신청하는 건데 뭐하러 그러느냐” 했고, 신부만 2명인 청첩장을 접수받은 인사팀에서는 “결혼을 축하드린다”는 멘트와 함께 승인이 떨어졌다.
“최종 승인을 받았을 땐 감동스러웠다”는 김씨는 웨딩 촬영을 마치고 결혼식장도 예약했다. 동성혼을 허용하는 전세계 28개국 중 시민권자, 거주기록 등 특별한 요건을 요구하지 않는 미국 뉴욕에서 혼인신고도 마쳤다.
팀 쿡 애플 CEO처럼 CEO가 돼 커밍아웃하는 것이 꿈이라는 김씨의 또다른 도전과제는 결혼 경조금 후속으로 배우자 부모의 환갑 경조금도 받아보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서 퀴어사회를 가시화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다. 김씨는 “제가 성공할 때쯤 되면 커밍아웃을 할 필요조차 없는 사회였으면 한다”고 했다.
◆ 진보 성향 <다음> 누리꾼도 “결정 존중하지만 아이들에게 혼란 주지 말았으면” “이런 기사 내려라”
이 기사에는 오후 4시 현재 댓글 7483개가 달리고 3619명 누리꾼이 공감을 표시하며 <다음>뉴스 중 댓글 수와 공감 수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공감 수 1위에도 불구하고 추천 많은 상위 댓글들은 동성결혼 반대 의견이 다수였다.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누리꾼들이 이용하는 <다음>에서 동성애, 동성결혼을 다룬 기사에는 반대 의사를 표명한 댓글들이 추천 수 상위에 오른 것이다.
누리꾼 행복*은 “당신들의 결정은 존중합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이로인해 불평등한 대접을 받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면서도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남자와 여자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지금까지 이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정상이구요..”라고 동성 결혼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당신 역시 성이 다른 부모에 의해 태어났습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성적으로 혼란을 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동성애나 동성결혼이 아동 청소년들의 성적 가치관에 혼란을 줄 것이라 우려했다. 이 누리꾼은 언론을 향해서도 “매스컴에서 제발 너무 당연시하는 기사나 방송들 좀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라며 “진짜 보고싶지 않은 내 권리도 존중해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이 댓글은 1만 5303명 누리꾼의 추천을 받으며 가장 공감 받은 댓글이 됐다.
“기사내려라 명절 후 뭔 *같은 기사냐”(파란*, 추천 8140), “이런 기사 쓰지 마라.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지만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동성연애가 절대 용납 되어선 안 된다.”(산*, 추천 3654), “이건 아니다... 사회적으로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 이런 비정상적인 동성애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기사 절대 쓰지 마라.”(축*, 추천 2607) 등 기사로 표출된 것 자체를 비판한 댓글들도 이어졌다.
쉴만한**는 “이런 동성애 미화하는 기사는 쓰지 마셔야죠. 아직 제대로 판단 못하는 아이들에게 동성애에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어요.”라며 “에이즈같은 병에 대해서도 같이 쓰셔야 공정한 기사죠. 마치 아름다운 결혼처럼 미화하시네..”라고 주장했고(추천 2168), Al**는 “정신분석학에서 아기의 성장에서 제일 중요하게 다른 게 엄마와 아빠의 역할인데 엄마만 2명이라”라며 “다른 건 모르겠고 나중에 아기 입양해서 키운다거나 하는 뻘짓은 하지 말자 양심이 있다면”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추천 1734).
◆ <네이버> 누리꾼, “축하 아니라 치료 받을 일”
이 기사는 포털 <네이버>에선 댓글 수나 공감 수 상위에 들지 못했다.
오후 4시 현재 감성반응 493개에 댓글 248개였다. 누리꾼들이 표시한 감성은 ‘좋아요’ 232개, ‘화나요’ 227개, ‘슬퍼요’ 18개, ‘훈훈해요’ 13개 순이었다.
네이버 댓글들도 “기본 윤리를 어기면 모든 생명체는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다”(r185****, 공감 199)라며 동성애는 반윤리적 행위라는 주장 외에, “동성애는 치료를 받아야 되는 아픔입니다”(wntj****, 공감 405), “축하 받을 일이 아니고 치료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chos****, 공감 224)라며 치료받을 사안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반면, “축하드립니다. 여기 수많은 "특정인에 대한 공개적 명예훼손 및 비난"들, 다 고소하셔서 신혼집 꾸미세요~~~.”(0707****)는 순공감수(공감수-비공감수) 127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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