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이 촉발된지 3개월이 지났다.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생산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품목 3종을 수출규제 한다고 발표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후 양국은 서로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며 공방을 펼쳤고,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를 파기하기에 이르렀다. 양국의 갈등은 경제분야를 넘어서 안보분야까지 번진 것이다.
한국 국민들의 공분이 들불처럼 번지던 7월 초, 한 누리꾼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일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자발적인 참여했으나 그 파급효과는 정부차원의 경제제재 이상이었다.
일본 불매운동 시작된지 3개월이 지났고, 그 사이 엽기적인 살인사건부터 정치 논란까지 대형 이슈들이 한국사회를 강타한 바 있다. 지금 불매운동은 어떤 국면을 지나고 있는지 SNS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들을 수집해 분석해 보았다.
일본 불매운동이 진행된 최근 3개월(7.1~9.30) 트위터·블로그·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일본 불매’에 대한 게시물은 총 121만1202건 수집됐다. 주간단위로 발생량을 살펴본 결과 첫 주인 7월 1주차에 6만1481건이 발생했는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4주차에는 21만1555건으로 가장 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 가장 최근인 9월 4주차에는 1만9837건 발생해 7월 1주차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과연 불매운동이 용두사미로 끝난 것일까?
◇ 일본 4대 브랜드 인스타그램 게시물 감소... 무인양품은 77%p 감소
조사기간 수집된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브랜드별로는 유니클로가 압도적으로 많은 15만7330건에서 언급됐다. 일본 불매에 관한 전체 게시물 중 13.0%에서 언급된 것이다.
▲ABC마트는 3만5877건(3.0%)에서 언급됐고, ▲아사히 2만5207건(2.1%), ▲DHC 1만7170건(1.4%), ▲무인양품 1만5841건(1.3%), ▲데상트 1만3853건(1.1%), ▲렉서스 1만607건(0.9%)을 기록하며 1만건 이상 발생량을 기록했다.
이어 ▲닛산 8831건(0.7%), ▲러시앤캐시 8476건(0.7%), ▲혼다 7902건(0.7%), ▲도요타 5672건(0.5%), ▲니콘 5503건(0.5%), ▲기린맥주 4166건(0.3%) 순으로 집계됐다.
언급량이 가장 많은 유니클로·ABC마트·아사히·무인양품 등 4대 브랜드에 대한 인스타그램 동향을 심층적으로 살펴보았다. 인스타그램은 채널 특성상 소비 트렌드가 잘 반영되는 특징을 보인다. DHC의 경우 평소 언급량이 적었는데 논란이 된 혐한방송과 불매운동으로 오히려 언급량이 증가한 사례여서 제외했다.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인스타그램에서 ▲유니클로에 대한 게시물은 5만9753건 발생했고, ▲ABC마트는 1만1282건, ▲아사히는 5만707건, ▲무인양품은 3만7406건 발생했다. 월간 단위로 각 게시물 발생량을 분석한 결과 4대 브랜드 모두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 급전직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불매운동 기간인 3분기(7~9월) 게시물수를 전분기(4~6월)와 비교한 결과 ▲유니클로는 59.1%p 감소했고, ▲ABC마트는 –20.9%p, ▲아사히는 –66.7%p, ▲무인양품은 –77.0%p를 기록했다.
특히 4대 브랜드의 9월 게시물수를 조사기간 중 최대치와 비교하면 ▲무인양품이 1월 대비 92.5%p 감소폭을 기록하며 가장 큰 온도차를 보였다. ▲아사히는 가장 고점인 3월 대비 –88.1%p를 기록했고, ▲유니클로는 고점 대비 –86.6%p, ▲ABC마트는 –51.2%p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4대 브랜드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9월에도 여전히 가파른 우하향이 진행중이다. 을 보이고있다. 무인양품과 아사히의 경우 9월 들어 하락폭이 소폭 둔화한 것에 반해, 유니클로와 ABC마트는 9월에도 여전히 가파른 낙하 추이를 보이고 있다.
키워드 ‘일본 불매’는 7월 4주차 정점을 찍고 8월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그리고 9월에는 관련 게시물이 조사기간 중 상대적으로 가장 적었다. 그러나 정작 인스타그램으로 본 누리꾼들의 소비트렌드에서는 여전히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한 효과가 진행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는 구호가 아닌 실생활로 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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