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항공사로부터 1억원에 가까운 항공권을 제공 받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의원(대안신당, 초선, 해남·완도·진도)은 21일 “국토부가 ‘ICAO 항공운송심포지엄 및 국제항공협력컨퍼런스 2019’ 행사(5.8~5.10)를 개최하면서 대한항공으로부터 왕복 퍼스트 클래스 2매와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17매, 아시아나 항공으로부터 미주·유럽 비즈니스 클래스 4석을 몰래 제공받았다”고 폭로했다. 비공식으로 제공 받았고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려 한 점에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항공권 제공 강요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식 후원 절차가 있었지만 국토부가 항공권을 비공식 제공 받은 것은 ‘항피아’에 의한 전형적인 갑질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노선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왕복 퍼스트 클래스 2매는 2천만원,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17매는 4~6천만원, 미주·유럽 비즈니스 클래스 4석은 2천만원 등 최소 8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측은 ‘ICAO 항공운송심포지엄 및 국제항공협력컨퍼런스 2019’ 행사 당시, 대한항공으로부터 3천만원 상당(만찬 및 홍보물품), 아시아나 항공으로부터 6백만원 상당(홍보물품)의 공식 후원을 받았고, 이에 따라 ‘플래티넘’과 ‘실버’ 후원 등급을 줬다. 하지만 공식 후원 내역에 항공권 제공은 빠져 있다.
윤 의원실은 “항공사로부터 제공받은 후원 내역을 요청하자 공식 후원만 있다고 답변했던 국토부가, 의원실이 항공권 내역을 확보한 후 사실 관계 확인을 재차 요청하자 그제서야 '자발적으로 제공했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국제항공운송사업의 정기편·부정기편 노선을 허가하고, 운수권을 배분하기 때문에 항공권 요청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국토부의 ‘2018년 하반기 공직기강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지방항공청 소속 직원 22명은 해외 출장시 항공사의 공항 라운지를 무료 이용하거나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는 등 부적절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영일 의원은 “국토부가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몰래 제공받고 후원을 강요했다면, 그 자체가 전형적 갑질이자 강요죄 등 범죄까지 적용할 수 있다”며 “감사원 감사 등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국토부 내에 남아있는 항피아들의 갑질이 여전하다는 항공업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항공 적폐 척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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