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불과 일주일 남기고 서울 관악구갑 선거구의 판세가 요동쳤다. 미래통합당의 김대호 후보가 막말로 물의를 일으키자 당에서는 긴급 최고위를 열어 김 후보를 만장일치로 제명 의결했다. 결과적으로 관악갑 지역에서 미래통합당 후보가 사라진 것이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3, 40대의 문제의식은 논리가 아니라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고, 연이어 다음날에는 후보자 토론회 중에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발언해 ‘막말’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관악갑의 구도는 3파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 지역의 현역 국회의원인 김성식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선된바 있다. 이후 바른정당과 통합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바른미래당 소속이 됐다 지난 2월 당내갈등으로 인해 탈당을 했고 현재는 무소속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거대 양당은 이 지역에 각각 유기홍 후보와 김대호 후보를 공천하며 지역구도가 3파전이 됐다.
김성식 후보와 유기홍 후보는 관악갑 지역에서 다섯 번째 리턴매치를 벌이는 숙적이다. 유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과 20012년 19대 총선에서 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김 후보는 2008년 18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바 있다.
관악갑은 서울에서도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최근 10년간 치러진 7차례의 선거를 보면 통합당 계열의 보수진영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고 대부분 민주당 계열 후보를 선택했다. 이 지역의 역대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 계열은 7차례 선거에서 평균 득표율이 50.7%에 달했고, 통합당 계열의 득표율은 28.9%에 불과했다. 민주당 계열의 서울 평균 득표율인 44.8%와 통합당 계열 평균 득표율 36.6%와 비교해 볼 때 관악갑의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민주당 계열에는 서울평균 보다 5.9%p 이상 가중치가 반영됐고, 반면 통합당 계열에는 마이너스 7.7%의 가중치가 반영된 것이다.
예로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 지역에서는 40.4%의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당시 문재인 후보는 59.2%를 득표하며 18.8%p라는 큰 차이를 기록했다. 또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 지역에서는 39.3% 득표한 반면 당시 한명숙 후보는 54.2%를 득표하며 14.9%p 차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이 지역에서 민주당 계열이 아닌 후보가 당선된 적이 두 차례 있는데 두 번 모두 주인공은 김성식 후보였다. 김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해 46.7%를 득표하며 경쟁자인 유기홍 후보의 44.0%를 2.7%p 앞서 당선됐다. 또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해 역시 경쟁자인 유기홍 후보 37.6%를 0.8%p 앞서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 관악갑의 정치지형만 놓고 보면 민주당의 유기홍 후보가 유리한 상황에서 무소속의 김성식 후보와 통합당의 김대호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을 펼치는 구도였다. 그러나 7일 김대호 후보의 제명이 결정되며 판세가 요동쳤다. 김 후보의 제명 결정은 지역 구도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 김대호 제명후 모든 후보 네이버 검색량 하락... 김성식 검색량만 증가
김대호 후보의 제명 결정 후 누리꾼들은 김성식 후보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관악갑에 출마한 민주당의 유기홍 후보, 민생당 이승한 후보, 정의당 이동영 후보의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네 후보 모두 통합당의 김대호 후보가 제명된 7일 검색량이 급증한 후 8일에는 모두 검색량이 소폭 꺾인 반면 김성식 후보만 더욱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검색지수는 김성식 후보가 가장 높은 100을 기록했고, 유기홍 후보 79.7, 이승한 후보 22.9, 이동영 후보 17.9로 나타났다. 검색지수는 가장 높은 검색량을 기준치인 100으로 놓고 상대적인 검색량을 지수화한 수치로 지지도와 상관없이 해당 검색어에 대한 누리꾼들의 능동적인 관심도만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예로 8일 김성식 후보에 대한 검색량이 100회였다면, 유기홍 후보는 79.7회, 이승한 후보는 22.9회, 이동영 후보는 17.9회라는 의미다. 한편 이 기준을 적용하면 차트에는 빠져있지만 김대호 후보의 검색량은 김성식 후보 검색량의 6~7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며 7일 검색지수가 731.6, 8일 검색지수는 618.7회로 산출됐다.
유기홍 후보가 공천 확정된 즈음인 2월 27일부터 검색량을 살펴본 결과 김성식 후보의 검색량이 상대적으로 꾸준히 높다가 3월 30일부터 역전돼 유기홍 후보의 검색량이 7일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김대호 후보의 막말 논란이 불거진 6일 오히려 유기홍 후보의 검색량이 김성식 후보 검색량과 두배 가까운 차이를 벌리기도 했다. 그리고 김대호 후보의 제명이 결정된 7일까지도 유기홍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김성식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8일 막말논란에 대한 관심도가 꺾이며 김대호 후보를 비롯해 관악갑 지역의 모든 후보에 대한 검색량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김성식 후보의 검색량은 오히려 전날보다 증가하며 기준 검색지수 100을 기록했다.
◇ SNS에서도 ‘김성식’ 언급량 증가
SNS 언급량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4월 1일부터 8일까지 트위터·온라인커뮤니티·블로그·인스타그램 등의 SNS 채널에서 ‘유기홍’과 ‘김성식’이 언급된 게시물은 총 1215건이었다. 이중 유 후보 관련 게시물은 498건, 김 후보 관련 게시물은 717건이었다.
두 후보가 언급된 게시물은 7일까지 괄목할 만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김대호 후보의 제명이 결정된 다음날인 8일 격차가 벌어졌다. 8일 들어 두 후보 모두 언급량이 전날 대비 증가했다. 이날 김성식 후보가 언급된 게시물은 306건, 유기홍 후보가 언급된 게시물은 190건으로 집계됐다. SNS상에서 누리꾼들의 입에 김성식 후보가 좀 더 자주 오르내렸다는 의미다.
SNS에서 키워드 ‘김대호’와 함께 자주 언급된 후보도 김성식 후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간 ‘김대호’가 언급된 게시물은 총 1만5096건 발생했다. 6일을 지나며 논란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급증한 것이다. 다수의 게시물은 김 후보에 대한 비난성 글로 소속정당인 미래통합당의 지도부와 역시 막말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 등의 이름이 가장 자주 언급됐다.
이런 가운데 ‘김성식’은 135건의 게시물에서 언급되며 연관어 순위 27위에 올랐고, ‘유기홍’은 97건에서 언급되며 연관성 순위 32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김대호 후보가 제명된 직후인 7일과 8일 김 후보의 경쟁후보인 김성식 후보와 유기홍 후보를 언급할 때 ‘김성식’을 좀 더 자주 언급했다.
※ 마이닝 솔루션 : 네이버 데이터랩, 펄스케이, 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2.27 ~ 2020.4.8
※ 수집 버즈 : 16,813건 (트위터·커뮤니티·블로그·인스타그램·뉴스 등)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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