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22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2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부장관을 호출해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 부담을 강화하고 추가로 공급물량을 확대하라는 지시가 내려진지 8일만의 발표다.
7.10 부동산 대책은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기존 3.2%에서 6%로 상향하고,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매각할 때 현재 양도세율 40%에서 70%로, 다주택자가 신규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가 최대 12%로 인상되는 등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큰 폭으로 강화했다. 또 아파트 임대사업자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을 폐지한다. 이밖에 생애 첫 주택 구입시 취득세를 감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점점 강력해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민심도 보수층-진보층 할 것 없이 싸늘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이슈의 경우 보수성향이 강한 네이버 댓글여론과 진보성향이 강한 다음 댓글여론이 대조를 이루는데, 이번 7.10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양대 포털 모두 감성반응이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부정감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7.10 대책이 발표된 10일 네이버에는 인링크 기준으로 687건의 기사와 2만4308개의 댓글이 발생했고, 다음에는 729건의 기사와 2만1041개의 댓글이 발생했다. 각 기사에 달린 ‘좋아요’, ‘화나요’ 등의 표정과 ‘공감’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네이버 댓글여론은 부정감성이 평균 82.3%, 긍정감성은 평균 16.0%로 집계됐다. 다음은 긍정반응으로 볼 수 있는 ‘공감’ 지수가 19.7%에 불과했다. 공감지수는 댓글수 대비 공감수를 지수화한 수치로 해당 이슈에 대한 긍부정 반응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 네이버 댓글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 증세 대책”
양대포털의 댓글여론 모두 이번 7.10 대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한 가운데 공통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 강화와 관련된 이슈들은 긍정감성이 상대적으로 덜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주택 공급대책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부정감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네이버 뉴스에서 이슈별 감성반응을 보면 ▲취득세 인상 이슈가 긍정감성 평균 21.4%로 집계됐고, 이어 ▲종부세 인상은 20.2%, ▲세금폭탄 19.7%, ▲양도세 인상 17.6%, ▲임대사업제 폐지 14.6% 순으로 나타났다. ▲공급대책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부정감성이 매우 높은 평균 91.1%, ▲생애 첫 주택에 대해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이슈는 부정감성이 86.9%로 집계됐다.
네이버 댓글여론에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이슈는 세금폭탄 이슈였다. 이 이슈에는 1만164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전체 댓글에서 47.9%에 달하는 비중이었다. 네이버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세금폭탄과 관련된 <다주택자에 종부세·양도세 폭탄···정부, 딱 1년 피할 시간 줬다> 기사로 ‘화나요’가 83.4%, ‘좋아요’가 14.9%로 집계됐다. 댓글게시판에는 부동산 대책이 아니라 증세 대책이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 이게 무슨 부동산 대책이냐? 대놓고 증세나 하겠다는 거지. 그리고 지금까지 다주택자들 중 임대주택 등록하지 않은 멍청한 사람들이 어디 있겠나. (중략) (공감 450)
- 와 진짜 내입으로 박근혜때가 더 살기 좋았다고 말할줄은 몰랐다 ~~ (공감 154)
- 이 전쟁의 승자는 무주택 일주택 다주택 아무도 없다 세금 미친듯이 가져가는 정부가 승자다 (공감 148)
- 부동산대책이 아니라 세금착취대책~~ (공감 94)
- 가만 보면 다주택을 팔게하는게 목적이 아니고 세금걷어가는게 목적인듯 (공감 68)
세금폭탄과 관련된 파이낸셜뉴스의 <[7·10대책] 다주택 세금폭탄 떨어졌다 "종부세 6%, 양도세 70%, 취득세 12%"> 기사의 댓글게시판도 위 기사와 유사한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이곳에서는 전월세 상승 등 이번 대책의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댓글이 높은 호응을 얻었다.
- 부동산 잡겠다더니 국민피한방울 까지 쥐어짜고있네. 이제 곧 집값 전월세폭등 한다... 생활고비관 자살자들 많은데 더욱 늘어날듯...끔찍하네 (공감 163)
- 취득세12프로 내게되면 나중에 팔때 매수자에게 매가에 더해서 부담시킬거고 그만큼 집값은 더 올라감. 그렇게 집값이 오르면 전체적인 시장가격도 올라감. 돈없는 서민들은 집하나 사려면 더 비싸게 주고 사야함 (공감 118)
- 전월세 폭등하겠네... 올린만큼 서민들 등골 휘겠군요 (공감 77)
- 팔지도 못하게 하고 세금만 뜯어가겠다는 강도짓을 하네. 참 희한한 정부다. (공감 42)
- 양도세 저따루고 올리면 누가 매물 내놓냐? 경제의 기본원리도 모르는 정부 (공감 34)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 강화를 보도한 SBS의 <총 50억 다주택자 종부세 4천300만→1억500만 원> 기사는 ‘좋아요’가 36.9%, ‘화나요’가 61.6%로 집계되며 타 이슈 대비 긍정반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기사의 댓글게시판에는 이번 대책에 대해 냉소적인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다주택자 및 투기세력에 대해 더욱 강력한 증세를 요구하는 의견도 맞섰다.
[7.10 대책 부정 의견]
- 어차피 현금 쌓아놓고 사는 사람한텐 위협도 안되고 연봉 억단위로 받고 활동비., 보조금 다 받는 국회의원은 꿈쩍도 안해.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는 방법에는 안중도 없구만. (중략) (공감 534)
- 현금보유 부자 말고는 서울에 내집마련하고 살지 말라는거네;;; 실제로는 진짜 최상위 부자들만 집살수있는 제도를 만들면서, 집값잡는 방법이라는 말도안되는 구라로... (중략) (공감 33)
- 국민들한테 세금 얼마나 더많이 걷어들이는 정책. 이게 몬 부동산정책인가요? 부동산정책을 빙자한 사유재산몰수쇼! (공감 29)
[7.10 대책 긍정 의견]
- 저건 내라.. 합치면 얼마냐?... (공감 79)
- 잘 하는거 같은데 좀 약하다. 그것보다 다시 2배는 되어야 한다. (공감 32)
- 보유세 더 높여라. 그러면 다주택자들은 많이 팔 것이다! 최대한 올려라 (공감 21)
이번 부동산 대책에서 유일한 당근책인 생애 첫 주택 구입시 취득세를 감면해주는 이슈는 오히려 반발을 샀다. 생애 최초로 1억5천만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는 취득세의 100%를 감면받을 수 있고, 4억원 까지는 취득세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수도권에 1억5천만원짜리 집이 어디 있냐며 오히려 분통을 터뜨렸다. 아시아경제의 <[속보]생애 첫 주택은 취득세 감면…1억5000만원 이상은 50%> 기사는 ‘화나요’가 85.3%, ‘좋아요’가 13.3%로 집계됐다. 322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다수의 댓글은 황당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 1억 오천집이 있어? (공감 745)
- 1억5천짜리 집이 어딨어 원룸매매도 그거보다 비싸 (공감 280)
- 1억5천집 취득세 대략 100만 좀 안되나? 50프로 감면이면 결국 50만원깎아준다는걸 저리도 대단한듯 포장광고를 할까???? (중략) (공감 267)
- 지방에 20평짜리빌라도 1억5천은 넘는데 ㅋㅋㅋ 아?! 7평짜리 오피스텔 사라는건가? 그게 집이냐 (공감 138)
- 1억5000짜리 집 정부가 팔아라 난 못찾겠다. (중략) 다 지하원룸으로 가라는거냐? (공감 29)
- 해줄라면 첫주택은 10억이하는 취득세 면제해줘라. 1억5천짜리 집이 어딨어. OO 현실감각 없네 (공감 10)
◇ 다음 댓글여론 ‘공감’ 19.7%에 불과
진보성향이 강한 다음뉴스 댓글여론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공감 수준이 낮은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 강화 이슈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공감을 얻었고, 공급대책 누락 이슈나 생애 첫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이슈는 공감 수준이 매우 낮게 나왔다.
이슈별로는 ▲취득세 인상 이슈의 공감지수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32.4%, ▲종부세 인상 이슈 27.2%, ▲세금폭탄 19.5%, ▲임대사업제 폐지 17.7%, ▲양도세 인상 16.2%, ▲생애 첫 주택 취득세 감면 15.6%, ▲공급대책 누락 이슈는 9.4%로 집계됐다.
다음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기사는 생애 첫 주택 취득세 감면을 보도한 뉴시스의 <[7·10대책]무주택·실수요자 혜택 늘린다..첫 주택 구입 취득세 전액 감면> 기사로 1949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기사의 공감지수는 42.7%로 집계됐지만 실제 댓글게시판에는 감면기준에 부합하는 주택이 어디 있냐는 성토와 함께 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댓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 임대사업자 묶인게 나와야 잡히지 그리고 서울시내 3억이하 아파트가 있냐? (중략) (찬성 1,415)
- 수도권 실효는 1도 없을듯. (찬성 1,099)
- 3억짜리 전세도 구하기 힘든데 3억이하 집을 살때 취득세 감면? 장난치는것도 아니고 이런식으로 정책을 입안하니 효과가 전혀없지 (찬성 663)
- 또다시 생색내기용 3억짜리 집이 어디잇나? (찬성 263)
- 1억5천이하만 100프로 감면이면서 전액감면해주는것 처럼 기망하냐? 1억오천이하집이 어딨음? (찬성 190)
- 세금 쳐올리면 집 팔아서 세금 냅니까? 전세, 월세 올려서 세금내지... 결국엔 없는 넘들만 죽어나는거야. (찬성 133)
다주택자 세부담 강화를 보도한 MBC의 <다주택 종부세율 '2배'..1년 내 팔면 양도세 '70%'> 기사도 공감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29.3%로 나타났다. 댓글게시판에는 세제 강화에 대해 찬반 의견이 팽팽했는데, 대책을 찬성하는 입장은 세부담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대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 중에서는 지방 출신들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2주택이 된 사연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대책에 긍정반응]
- 더올려야 된다 아예 투기금지를 시켜야 된다. (찬성 311)
- 이제 남은건 초과이익 환수뿐. 집팔아서 돈벌 생각은 이제 접어라. 집은 사는 곳일뿐이다. (찬성 289)
- 보유세를 더 올려주세요 (찬성 203)
- 집은 주거목적으로만 생각하게하고 근로소득보다 세율을 더욱 강화하는게 맞다. 다인가족 다자녀 가구들에겐 더욱 세제 혜택을 많이 줘야한다 (찬성 194)
[대책에 부정반응]
- (중략) 다주택 잡는다더니 2주택도 잡네 1가구 2주택은 봐줘라 단 3년안에 판다는 서약받고 작은평수 살다가 큰 평수로 갈아타야되는데 평생 1주택으로 한집에서 죽을때까지 살아라는건가 (중략) (찬성 158)
- (중략) 1가구3주택 이지만 투기아니고 월세가 비싸서 샀습니다. 밤낮없이 일해서 마련했어요. 3주택자가 무슨 죄인인가요. 2집 팔고 딸.부모님 거리로 내몰까요? (찬성 4)
- (중략) 투기꾼 잡는 정책은 이게 아니지. 미분양 날때 대출 팍팍해주고 사랄땐 언제고 이젠 죄인 취급에 잘못을 한놈은 책임없이 마녀 사냥식으로 몰아치는게 맞는건가? 맨몸으로 서울 올라와 힘들게 살아 나또한 집포기하고 결혼도 포기했던 사람이지만 이 나라가 자유민주 경제를 표방하는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 상황을 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찬성 2)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채시보
※ 조사 기간 : 2020.7.10 ~ 2020.7.10
※ 수집 버즈 : 9,824,593건 (네이버·다음 뉴스 및 댓글)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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