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치킨 시장과 소비 트렌드, 코로나시대 ‘매운맛’ 치킨 선호 급증

지난해 대비 ‘치킨’에 대한 관심도 급락... 불경기+코로나에 올림픽도 연기
코로나시대 ‘매운맛’ 선호현상 뚜렷해져
2020-10-05 08:27:42

‘치느님’이라 불리는 치킨. 빅데이터 분석결과 코로나시대 ‘치킨’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매운 맛에 대한 선호현상은 상대적으로 뚜렷해졌고, 주말 집에서 맥주와 함께 즐기는 트렌드가 강하게 나타났다.

교촌·BHC·BBQ·굽네 등 메이저 치킨 브랜드는 지난해에 비해 관심도가 하락했지만, 푸라닭·티바두마리치킨이 올해 들어 관심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2.6조 시장... 가구당 평균 12.5만원 지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치킨에 대한 애정이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증명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수는 2만5384개소로 전체 업종 프랜차이즈 점포수 총 12만9728개소 중 19.6%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수와 비교하면 2040명당 치킨집이 한 곳 꼴이다. 500세대 이상 밀집된 아파트 단지의 경우 같은 상가 안에서 여러 브랜드의 치킨집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같은 자료에 근거하면 우리나라 국민은 치킨을 사먹기 위해 2018년 한해 2조5554억원을 지출했다. 가구수로 보면 1년간 평균 12만5천원을 소비했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국민 1인당 4만9천원씩 쓴 셈이다.

치킨업계 빅4 브랜드인 교촌치킨·BHC치킨·BBQ치킨·굽네치킨의 매출액은 총 9467억원으로 전체 치킨 시장에서 37.0%를 차지했다. 브랜드별로 세분화해보면 교촌치킨이 가장 많은 330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2.9%를 점유했고, BHC치킨 2376억원(9.3%), BBQ치킨 2300억원(9.0%), 굽네치킨 1486억원(5.8%) 순으로 집계됐다.


| ‘치킨’ 관심도 하락... 불경기+코로나+대형이벤트 부재

소비자의 다른 이름인 누리꾼들은 치킨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인식 하고 있을까?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치킨에 대한 소비 트렌드를 조사해보았다. 

인스타그램은 SNS 채널 중 사진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 구매한 상품에 대한 게시물, 특히 상품에 대한 후기적 성격의 게시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음식료품에 대한 게시물이 많은 수를 차지하는데, 이들 게시물들은 ‘먹스타그램’, ‘맛스타그램’, ‘치킨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가 달리며 일종의 비공식적인 카테고리가 됐다. 인스타그램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하면 소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2019년 1월부터 최근인 2020년 8월까지 인스타그램에서 ‘치킨’이 언급된 게시물은 광고성 게시글을 제외하고 총 116만여건 수집됐다. 월별로 게시물 발생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치킨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급량(게시물수) 추이 곡선은 지난해 1월 8만1435건을 기록하며 조사기간 중 가장 고점을 보인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을 그리기 시작해 올 1월에는 최저 수준인 3만9369건까지 지속적으로 흘러내렸다. 고점 대비 저점을 비교하면 1년 만에 절반수준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이후 코로나 확산세가 거셌던 3월부터 반등하며 점진적으로 증가해 8월 현재 5만3995건을 기록했다.

차트=키워드 '치킨'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차트=키워드 '치킨'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치킨에 대한 언급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보면 올해의 저조한 분위기는 코로나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불경기에 코로나까지 덮치며 침체된 사회분위기 속에 월드컵과 같은 이렇다 할 치킨 ‘대목’ 조차 없었던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나마 지난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되며 치킨 업계는 대목을 놓쳤다.

‘치킨’에 대한 관심도는 7월의 초복·중복 이틀을 제외하면 계절적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통상 인스타그램 빅데이터의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월드컵이 열린 때와 맞물려 치킨 언급량이 치솟았고,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 경기가 열린 날 ‘치킨’ 언급량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지어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되던 때도 언급량이 급증한 사례가 있다. 사회적으로 대형이벤트가 발생해 온 국민이 TV 앞에 모여 앉았을 때 치킨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방증이다.

물론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되던 3월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외출·외식이 힘들어지자 치킨의 언급량이 소폭 상승했고, 초·중복이 있는 7월에도 언급량이 전월대비 상승했지만 저조한 흐름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치킨의 수요를 좌우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요일별로 언급량이 편차를 보이는데 규칙적으로 패턴이 반복됐다. 주로 주초에 가장 낮은 언급량을 보이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언급량이 증가했고 일요일에는 주중 가장 높은 언급량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2020.1.1 ~ 2020.8.31) 치킨 언급량을 요일별로 분석한 결과 월요일과 화요일 언급량은 평균 1340여건 수준을 보이다 점차 증가하며 토요일에는 1616건, 일요일에는 가장 많은 1659건으로 나타났다. 일요일에 치킨 관련 게시물이 100건이 올라왔다면 토요일에는 97건,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81건 올라왔다는 의미다.

차트=요일별 '치킨' 평균 언급량 비교
차트=요일별 '치킨' 평균 언급량 비교

 

| 코로나시대 ‘매운맛’ 선호도 급증현상

한편 올해 들어 매운 맛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를 매운 맛을 즐기며 해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 기간 치킨 전체에 대한 관심도가 꾸준히 우하향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맵다’, ‘매콤하다’, ‘알싸하다’ 등 매운 맛과 관련된 단어의 언급량이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급증했다.

시기적으로 코로나의 확산세와 일치한다. 3월에는 코로나가 대구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됐고, 8월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됐던 시기다.

‘치킨’ 전체 언급량에서 ‘매운 맛’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꾸준한 증가세가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전체 게시물에서 6%대를 유지했는데 올해 1월에는 10.4%, 2월에는 13.7%, 3월에는 16.2%까지 급증했다.

차트='매운맛' 관련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차트='매운맛' 관련 인스타그램 언급량 추이

 

| 키워드 분석결과 여론은 ‘양념치킨’과 ‘맥주’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치킨. 소비자의 입맛은 어느 쪽을 선호할까? 이번 조사에서 누리꾼들은 ‘후라이드’보다 ‘양념’을 좀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월부터 8월까지 인스타그램에서 ‘양념치킨’의 언급량은 36,461건으로 가장 많았고, ‘후라이드치킨’은 2만3074건을 기록했다.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치킨이 반반씩 섞인 ‘반반’ 관련 게시물은 가장 적은 1만9718건을 올라왔다. 비율로는 ‘양념’이 절반에 가까운 46.0%를 차지했고, 후라이드치킨은 29.1%, 반반은 24.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치킨과 관련된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문장을 분석한 결과 ‘맥주’가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맥주’는 ‘치킨’ 관련 전체 게시물 중 16.1%에 언급되며 가장 높은 언급빈도를 보였고, 유사한 단어인 ‘치맥’은 10.0%를 기록했다.

이외에 ‘양념치킨’, ‘집’, ‘후라이드’, ‘배달’, ‘야식’, ‘주말’ 등이 높은 언급빈도를 보이며 상위에 떠올랐다. 이 키워드들을 조합해보면 ‘주말에 집에서 야식으로 치킨을 배달시켜 맥주와 함께 즐겼다’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차트='치킨' 키워드 분석으로 본 트렌드
차트='치킨' 키워드 분석으로 본 트렌드

 

 

※ 마이닝 솔루션 : 펄스케이
※ 조사 기간 : 2019.1.1 ~ 2020.8.31
※ 수집 버즈 : 1,160,678건 (인스타그램)
※ 분석 : 빅버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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