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과 결탁한 권력기관의 편들기 반드시 시정돼야”

김용태씨 하이트진로음료의 대리점 빼앗기로 사업체 도산
16년째 투쟁하며 옥고 여러차례 치르고 가정은 풍비박산
지난해부터 국회 앞에 갑질 피해 랩핑한 버스 세워두고 시위
2021-06-07 09:11:54
김용태씨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하이트진로음료의 부당함을 알리는 래핑된 버스에서 오른손을 들고 투쟁 의리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흥수 기자 

김용태씨는 하이트진로음료㈜와 16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투쟁을 하고 있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안 해 본 짓 없이 다 해 봤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전 재산을 날리고 가정이 풍비박산이 났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7월부터 국회 앞에 하이트진로음료의 부당함을 알리는 랩핑한 버스를 세워두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와 어떤 갈등이 있었나

-2000년 5월에 생수사업을 시작했고 5년여의 노력 끝에 천안?아산지역의 생수시장의 60%를 점유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005년 9월부터 3년에 걸친 하이트진로음료의 대리점 빼가기로 제 사업이 망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08년 7월 11개의 대리점 중 8개를 빼앗았고, 2009년 5월에 한 곳, 2009년 9월 또 한 곳의 사업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대리점 이탈로 공백이 된 지역에 직원들을 투입해 재기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하이트진로음료는 이마저도 방해했다. 이탈한 대리점들로부터의 채권 회수도 방해했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사업방해로 한 개의 대리점만 남았지만 이마저도 2019년 3월 접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사업을 방해하지 않았다면, 모든 재산을 경매로 잃을 일도 없었을 것이고, 고속 성장하던 사업을 중단하는 사태 또한 없을 것이며, 지금도 이런 노숙시위가 아닌 생수 사업에 전념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왜 대리점 빼가기를 했나
-당시 저는 ㈜마메든샘물로 천안과 아산지역의 샘물시장 60%를 점유하고 있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이런 상황이 욕심이 난 것이다. 하이트진로음료가 대리점 빼가기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저를 찾아와서 자신들의 생수인 석수를 판매해 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 그래서 그들은 제가 일궈놓은 대리점 조직을 와해시킨 것이다.
▲하이트진로음료가 대리점을 빼가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썼을 텐데

-하이트진로음료는 대리점을 빼가기 위해서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생수를 공급했다. 게다가 각종 현금성 지원과 법률비용 지원 등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가며 대리점들을 회유했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견디기 어려운 유혹이었다. 차라리 마메든 샘물을 인수합병했으면 하이트진로음료가 대리점을 빼가며 치뤘던 비용의 절반도 안 들었을 것이다. 

▲16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을 싸우다보면 지칠 법도 한데

하이트진로의 대리점빼가기로 인해 사업을 접은 (주)마메든샘물의 김용태 대표가
김용태씨가 하이트진로의 대리점 빼가기로 인해 사업이 망하고 집안이 풍비박산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흥수 기자

-감옥에도 갔다 오고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고 주변의 무엇 하나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게 없었다. 한 겨울에 노숙 시위를 하다 추위에 잠이 들면 얼어 죽는다고 해서 잠을 자지 않으려고 생손톱을 뽑아가며 견뎌냈다. 지난 16년간 하이트진로음료가 저에게 했던 해코지가 새로운 동력이 되어 주었다. 지칠만하면 고소해서 감옥에 보내는가 하면 각종 문서들을 위조해서 법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등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다. 공정위?검찰?법원도 하이트진로음료의 편에 서 있었다. 대리점 빼앗은 행위보다 더 악랄한 짓들이다. 반포대로 한가운데를 25t트럭으로 가로막고 시위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이트진로음료와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나 

-제 주소지가 있는 천안의 이정문 국회의원 등이 나서서 중재를 하고 있다. 16년 동안 줄기차게 외쳐온 것이 손해배상이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바라는 것은

-진정어린 사과가 우선이다. 이 나이에 무엇을 바라겠는가?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제 청춘을 모두 빼앗아갔다. 가정도 풍비박산이 났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도 피해자인 저와 원만하게 협의하겠다고 해 놓고 뒤돌아서 저를 고소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저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협상이 되겠는가? 오죽하면 저를 담당하는 하이트진로음료의 직원도 합의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이 봐도 하이트진로음료가 하는 짓이 망나니짓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할 것인가

-시위를 시작하던 초기에는 하이트진로음료에 대리점 빼가기는 나쁜 짓이라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죽이는 짓은 하면 안 되는 짓이니 그런 짓 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음료와 결탁한 공정위?검찰?법원은 저에게 죄를 물었다. 저는 단순한 갑질 피해자에 그치지 않는다. 재벌과 결탁한 권력기관에 의해 고초를 겪은 사람이다. 이 나라에서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된다. 법은 있어도 법을 집행하는 자들이 양심을 팔아가며 거래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을 깨야 한다. 피해자가 진정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법,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검찰과 사법부가 양심을 팔아가며 거래를 할 수 없는 법, 그런 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국회 앞 노숙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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