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의 내홍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뒤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어 가맹점주들은 또다시 주인이 바뀔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점주들은 가맹점의 이익은 제자리인데 본사의 이익만 급증했다며 또다시 인수·합병(M&A)의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엄마의 정성을 담은 수제버거’라는 모토로 2010년 들어 급성장한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지난해말 기준 전국 1313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체다.
맘스터치의 정현식 전 회장은 2019년 11월 자신이 갖고 있던 맘스터치 운영사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지분 62% 중 57%를 1900억원에 사모펀드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주인이 바뀌면서 사내에서 충돌이 이어졌다. 맘스터치 노동조합은 지난해 3월 서울 강동구 천호대로 본사 앞에서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부당한 인사발령을 냈다며 사측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고, 올해 1월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가맹점주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최근 가맹점주협의회 결성과 협의회장에 대한 계약해지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데 이어 200여명의 가맹점주는 본사 측의 갑질 행위와 관련해 경기도청 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한 상태이다.
회사 측의 행태에 대해 가맹점주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계모터치’라고 비판을 하고 있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모여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맘스터치 가맹점의 양도의사를 밝히는 게시물들이 올해 들어서만 70여건 올라오고 있다.
조정신청에 참여한 한 가맹점주는 “지난해 하반기에 본사가 가맹점주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원재료 가격을 인상했다”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매장이 월 평균 50만~100만원의 원재료비 부담이 상승했다”고 하소연했다.
급기야 사모펀드에 인수된 지 3년밖에 안된 맘스터치가 또다시 주인이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가맹점주들은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체질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보면 맘스터치의 매출액은 2018년 2591억원에서 2019년 288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사모펀드가 인수한 직후인 2020년에는 286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9억원 감소했다. 가맹점 매출 또한 전년대비 평균 2000만원 감소했다. 그런데도 본사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168여억원에서 2019년 129여억원로 떨어졌다 2020년 233여억원으로 80.6% 급증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매출원가나 판관비, 영업외 비용 등이 줄어들면 당기순이익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80%씩 늘어난다는 건 정상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본사가 원?부자재 공급가 인상 등의 방법으로 가맹점주에게 돌아갈 이익의 일부를 가져간 것은 아닌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맘스터치 매각을 위해 사전작업에 착수했다는 의혹은 주식시장에서 불거져 나왔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5월 주식담보대출을 받으면서까지 맘스터치 주식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을 67.49%로 확대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여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을 낮춰놓으면 주식 거래량이 조금만 늘거나 줄어도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주가부양이 수월해져 향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때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가야산샘물을 2016년에 인수했다가 2년 만에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매각하면서 3배의 이익을 올린 바 있다.
이와 관련 맘스터치의 한 관계자는 “2014년부터 원?부자재의 원가인상이 있었지만 가맹점주의 어려움을 고려해 공급원가를 인상하지 않다가 지난해에 올렸다”며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도 과거 정현식 회장 재임 당시 여러 가지 방만했던 경영의 문제들을 개선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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