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대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면서 역대급으로 불어난 '빚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금리인상으로 증시가 소폭이라도 타격을 입을 경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삼성증권 등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장사로 초호황을 누리는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신용거래를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26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고 밝히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데가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증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25조원대로 늘어난 '빚투'에 대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의 경우 반매대매 등 하락률이 낮은 종목에 비해 큰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매매는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약속한 기한 내 돈을 갚지 못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반대매매는 최근 급증세다. 지난 19일에는 하루 반대매매가 422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13일이후 나흘간 반매대매 금액은 1500억원대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더 커질 경우 '빚투' 투자자들의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증권사들은 함박웃음을 웃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28개 증권사의 이자 수익은 총 852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640억원)와 비교했을 때 134.2%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 9970억원의 85.5%가량을 상반기에 달성한 것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를 것을 예상해 증권사에 일정 이자를 내는 대가로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1336억원을 벌어 '이자장사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 1319억원, NH투자증권 1065억원 등 1000억원대의 이자를 챙겼다. 이자장사 1위를 한 삼성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대출 기간 8~15일 기준)은 7.5% 가량이다. 이날 인상된 기준금리를 적용하면 9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같은기간 이자율 1위는 키움증권(8.5%)이 차지했다. 키움증권의 이자율은 이날 기준금리 대비 11배 달한다. 3%대인 직장인 시중은행 마이너스통장의 이자율 대비 2~3배 가량이다.
종목별 격차는 있지만 올 초 이후 상반기 국내 증시가 박스권 횡보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빚투' 투자자들이 증권사 좋은일만 하고 끝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인상이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제는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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